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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선, 심판은 있었다…정책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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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13 총선의 민낯…정책선거 실종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심판은 있었다. 정책은 없었다.

4.13 총선은 국민의 힘을 보여준 선거였다는 평가도 있지만 어느 때보다 정책과 공약은 실종됐다는 뼈아픈 지적도 나오고 있다.

◇ '선 가르기'로 시작해 '편 가르기'로 끝난 선거

이번 총선은 '선 가르기'로 시작해 '편 가르기'로 끝난 선거라는 지적을 받는다.

선거구 획정 논의가 진통을 겪으면서 상당한 총선 준비기간을 이 문제로 날렸다.

여야가 선거구 획정 기준안에 합의한 것이 불과 총선 50일 전인 지난 2월말. 본격적인 선거 준비도, 후보 선정도 그때부터 시작됐다.

시민들 사이에서는 후보 이름과 얼굴만 겨우 익히고 투표소에 들어가게 됐다는 불만이 터져 나왔다.

가뜩이나 부족한 공식 선거운동 기간. 그 기간을 채운 대부분은 '야권연대'였다.

야권 후보가 난립하면서, 단일화 여부가 곧 선거 승패로 이어지는 공식처럼 여겨졌다.

정책과 공약을 밀어낸 야권연대 논의는 후보 단일화 무산으로, 그리고 후보들 간 성명전으로 씁쓸하게 끝을 맺었다.

각 당은 "유권자들이 표로서 단일화를 해달라"고 호소했지만, 정작 유권자들에게 판단의 기준이 될 만한 정보 제공은 거의 이뤄지지 않았다는 쓴 소리가 나온다.

◇ 어디선가 많이 본 공약들…"국회의원 공약 맞나"

빈약한 정책‧공약의 공백은 '어디선가 많이 본 공약'들이 채워갔다.

지난 6일 열린 대전CBS-대전일보-CMB 공동 주최 총선 토론회에서 대전 서구 을에 출마한 정의당 김윤기 후보는 다른 후보들이 낸 여고 신설과 도서관 건립 등의 공약을 두고 "시장이나 교육감 공약을 국회의원이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전 유성 을 토론회에서는 4선에 도전하는 현역의원 출신 후보를 향해 "지난 3~4차례 선거에서 낸 공약이 똑같다"는 다른 후보들의 질타가 쏟아지기도 했다.

각 당에서 1순위로 내건 '서대전역 KTX 증편' 문제는 지난 2014년 6.4 지방선거 때와 판박이 공약으로 꼽힌다.

반면 시민사회단체들이 제시한 현안 문제 해결에서는 성의 없는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

대전지역 각계 단체가 모인 2016 대전총선시민네트워크는 "지역 주요 현안에 대해 후보자들에게 질의했지만, 회신이 너무 적어 정책선거가 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총선 이후 당선자들의 역할이 필요한 지역사회 현안 해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하기도 했다.

총선시민네트워크는 "정책선거보다는 당내 인지도에 기댄 선거"라며 "사실상 깜깜이 선거를 조장하는 것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거 기간 여당은 야당이 일은 않고 발목잡기만 한다며, 또 야당은 여당이 제 역할은 하지 않는다며 '심판'해 달라고 말했다.

그러나 여야 모두 기본을 하지 않은 선거였다는 게 이번 총선을 지켜본 정치권과 시민사회계의 반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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