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부터 미국 워싱턴에서 열리는 제4차 핵안보정상회의를 계기로 동북아 지역의 핵안보·원자력안전지대 구축 논의가 다시 탄력을 받을지 주목된다.
30일 외교부에 따르면 관련 전문가들은 후쿠시마 원전사고 대응 등과 같이 역내 핵안보·원자력 협력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며 핵안보정상회의에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을 주문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미 지난 2014년 헤이그 핵안보정상회의 때 기조연설을 통해 동북아 지역 원자력발전소의 방호와 역내 신뢰 증진을 목표로 핵안보 지역협의체 구성을 제안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한중일 3국은 국제핵안보교육훈련센터를 각각 설립했고 전문가들 간의 교류도 점차 활발해지고 있다.
외교부는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와는 별도로 민수용 원자력시설의 안전 문제를 다룰 역내 원자력안전협의체 이니셔티브도 추진 중이다.
박 대통령은 2014년 광복절 경축사에서 “EU가 석탄·철강 분야의 협력을 통해 다자협력을 이루고 유럽원자력공동체(Euratom)를 만들었듯이 동북아 지역에서 한국과 중국, 일본이 중심이 되는 원자력 안전협의체를 만들어 나갈 것”을 제안했었다.
동북아는 전세계의 원전의 20%에 해당하는 91기의 원전이 설치돼있는 상태에서 중국은 에너지와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해 원전 건설에 더욱 박차를 가하는 등 핵물질 및 원전 밀도가 매우 높은 지역이다.
이와 관련해 정부는 이번 핵안보정상회의에서 핵·방사능 테러 대비 및 대응역량 강화(한·미 공동)와 안보리 결의 1540호 이행 강화(캐나다, 스페인 공동) 등 2개의 공동 성과물을 주도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국가 및 지역 차원 도상훈련 개최와 참관활동 독려, 유엔 기구와 국제원자력기구(IAEA), 인터폴 등과의 협력 강화 등이 주요 내용을 이룬다.
정부는 또 이번 회의 때 동북아 핵정책 연구센터 및 연구기금 설치와 2017년 동북아 핵(원자력) 정상회의 또는 장관회의 개최를 타진할 계획으로 알려졌다.
핵안보정상회의는 이번 4차 회의를 끝으로 막을 내리기 때문에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 정리하고 향후 각료급 회의로의 계승 발전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참가국들은 앞으로는 IAEA를 중심으로 핵안보 강화 노력을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우리나라로선 윤병세 외교부 장관이 오는 12월 IAEA 핵안보국제회의 각료회의 의장직을 수행하기 때문에 보다 적극적 활동이 요구되고 있다.
한편 박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테러리스트 등 비정부행위자에 대한 핵안보 문제 외에도 북한 비핵화를 위한 국제사회의 단합된 노력을 촉구할 예정이다.
다만 회의 종료 후 발표될 정상성명(코뮤니케)의 내용은 이미 지난해 연말 합의된 이유 등으로 인해 북핵 문제는 언급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