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기사 이세돌 9단이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인공지능(AI) 알파고의 첫 번째 대국에서 첫 수를 두고 있다. (사진=한국기원 제공)
"바둑기사들 모두가 '멘탈 붕괴' 상태다"
'인간 대표'로 나선 이세돌 9단이 '인공지능' 알파고에 또 다시 패배한 모습을 지켜본 이다혜 4단의 반응이다.
이세돌 9단은 10일 서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제2국에서 알파고에 211수 끝에 백 불계패했다.
앞서 이세돌 9단은 전날 제1국에서도 186수 만에 흑 불계패했다. 충격의 2연패다.
제2국 종료 후 이다혜 4단은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알파고가 철저하게 계산적이었다. 어제 제1국을 봤을 때 기사들의 반응은 '알파고가 정말 이세돌 9단 보다 센가' 였는데, 지금은 단체로 '멘붕' 상태"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알파고가) 장점은 많은데, 약점이 보이지 않는다. 바둑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 것처럼 보인다"며 "과거 이창호 9단이 등장했을 때가 생각날 정도다. 처음 봤을 땐 분명히 이상한데, 보면 볼수록 괜찮고 끝내 승리를 이끌어내기 때문"이라며 혀를 내둘렀다.
이다혜 4단은 그러면서 "알파고는 '신수'를 두면서도 바둑을 이기고 있다. 이게 참 크다. 단점도 안 보인다. 바둑기사들 모두 알파고가 상상이상으로 강하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최정상급'이라는 것을 인정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세돌과 알파고의 제3국은 모레(12일) 오후 1시에 열린다. 예상 밖 결과가 이어지면서, 이세돌 9단이 5대0으로 패배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이다혜 4단은 이세돌 9단에게 여전히 희망을 걸고 있다.
그는 "당연히 이길 거로 생각한 상대에게 졌다. 그것도 완패였다. 이세돌 9단이 현재 상처가 클 것"이라며 "마음의 치유를 얼마나 잘 하느냐가 중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세돌 9단은 위기에 강한 남자다. 정신력 하나 만큼은 국내 최고이며 지금껏 숱한 위기를 극복해 왔다"며 "아직 5대0이라는 결과라 나올 것이라고 보지 않는다. 매판이 중요할 것이란 생각"이라는 견해를 밝혔다.
한편 이세돌 9단은 알파고와 총 5차례 대결을 벌인다. 이세돌 9단은 남은 세 판을 모두 이겨야 이번 대국의 승자가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