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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원으로 의정활동? 그런 정치 하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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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2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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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의민주정치 보완할 일종의 대안민주주의 운동 하고파

- 안철수 의원과 현 정치상황 논의해
- '의회정치' '양당체제' 한계에 이르러
- 'DJ,노무현·호남·민주당' 연연해선 안돼
- 의석 잃더라도 미래비전 제시하는 야당 탄생해야
- 비전 제시하는 지도자는 누구? 고민해 봐야
- 양당구도에서 정책정당 표명? 김종인 위원장 염려돼
- 문재인 대표, 사퇴 진작에 했어야
- 박근혜 정부, 정책의 큰 그림이 없다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월 20일 (수) 오후 7시 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국민대 김병준 교수

 

◇ 정관용> 지금 이 자리에는 노무현 정부 당시에 청와대 정책실장 그리고 장관을 지내신 바 있죠.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초대했습니다. 김종인 선대위원장 카드가 나온 이후에 안철수 의원이 추진하는 국민의당에서는 김병준 교수를 영입하려고 한다. 이런 보도가 나와서 관심을 모으고 있는데 정말 가실 것인지 아닌지 오늘 한 번 확인해 보죠. 교수님 어서 오십시오.

◆ 김병준>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안철수 의원한테 전화 왔습니까?

◆ 김병준> 음, 부정은 못하겠네요.

◇ 정관용> 뭐라고 하셨습니까?

◆ 김병준> 그냥 만나서 일반적인 이야기 했습니다. 우리 정치 상황 이야기하고.

◇ 정관용> 와달라고 안 하던가요?

◆ 김병준> 글쎄요. (웃음) 꼭 와 달라, 이것보다 하여튼 여러 가지. 제가 표현을 정확하게 전달하긴 좀 그렇고.

◇ 정관용> 어쨌든 '함께 하자' 이런 취지였었겠죠.

◆ 김병준> 그런 취지.

◇ 정관용> 답을 뭐라고 하셨습니까?

◆ 김병준> 제가 사실은 현실정치에 그렇게 바로 참여하기가 상당히, 말하자면 어떤 나름의 소신이라는 측면에서도 그렇고 그 동안 해온 이야기들. 또 그다음에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들. 제가 하고 있는 일은 대의정치적 구도보다는 좀 더 직접민주정치에 가까운 숙의민주주의운동을 하고 있는데 그래서 숙의민주주의운동을 하고 있다가 갑자기 대의민주제 구도에 갑자기 합류를 한다는 것이 사실은 좀 쑥스럽기도 하고 또 그다음에 제가 하는 운동에 일종의 탄력을 잃을 수도 있고. 그런 점이 걱정이 된다고 그랬죠.

◇ 정관용> 그럼 현실정치를 안 하실 생각이에요?

◆ 김병준> 정치를 어디까지 정치라고 하느냐가 문제인데 무슨 국회의원 배지 달고 의정활동하고 그런 것은 그렇게 하고 싶지 않습니다.

◇ 정관용> 당에 들어가서 요직을 맡는다.

◆ 김병준> 그런 것보다는 오히려 밖에서 지금 대의민주정치가 가진 이 모순적인 구도, 이것을 어떻게 하면 좀 보완시킬 수 있을까 하는 그런 차원에서 직접참여운동.

◇ 정관용> 국민들의 직접참여운동.

◆ 김병준> 참여운동 그다음에 토론하고 참여하고 하는 일종의 대안민주주의 운동.

◇ 정관용> 대안민주주의.

◆ 김병준> 이것을 좀 더 하고 싶다는 그런 생각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그 말씀은 기존에 대의민주주의, 기존의 정당정치 이것 가지고는 한계가 워낙 많기 때문이다. 이런 것 아니겠습니까?

◆ 김병준> 저는 생명이 다 됐다고 봅니다, 거의. 의회정치의 생명이 거의 다 된 것 아니냐. 지금 보십시오. 국회에 쌓이는 문제가 1년에, 우리만 해도 1년에 5000건씩. 지금 1만건씩 이렇게 쌓였는데 국회가 도대체 언제 그걸 심의해서 그것을 통과시킬 수 있겠습니까?

그러니까 국회라는 것은 일종의 보면 이미 과부하가 걸린 겁니다. 과부하가 걸리고 자꾸 권한을 더 달라고 그러는데 힘 있는 권한도 지금 행사를 못하고 있잖아요. 그래서 사람들이 싸우지 말라고 그러는데 국회는 원래 싸우는 거고 대립하는 데고 갈등하는 데입니다. 그래서 지금 이 변화가 빠른 이런 세상에 저렇게 지금 결정권을 쥐고도 결정을 못 하고 있는 이런 구도가 과연 옳으냐.

◇ 정관용> 대립과 갈등하는 곳이지만 대립과 갈등 끝에 뭔가 해결을 해야 되는데 그걸 못한다?

◆ 김병준> 그런데 잘 안 되죠. 잘 안 되는 것이 더더욱 이야기가 좀 옆으로 갑니다만 사실은 지금 우리 양당제 구도. 일종에 보면 적대적 공존관계라고 할까요? 두 큰 정당이. 그러면서 이게 무슨 정책적인 토론이나 합의를 봐서 국가를 어떻게 경영할까 이것보다는 서로 삿대질하고 진영논리 동원하고.

그러면서 적대적 관계를 유지하면서 오히려 일종의 기득권층이 돼버렸거든요. 그리고는 마치 그것을 굉장히 생존의 전략으로 삼고. 이런 점이 참 딱하단 말이에요, 더더욱. 우리 현실이 그렇죠. 그러다 보니까 아까 안철수 의원 얘기를 하셨습니다마는 한편으로는 이게 좀 바뀌어야 하는 거예요. 이 구도가 흔들려야 하는 것 아니냐.

◇ 정관용> 안철수 의원도 양당정치로는 안 된다는 말을 했어요.

◆ 김병준> 좀 흔들려서 정당이 3개, 4개 그것이 리더십이 어떻고 안철수 의원의 리더십 이런 문제가 아니고 또 정당의 색깔이 문제가 아니고. 그게 극우정당이든 극좌정당이든 아니면 어떤 형태로든 3개, 4개가 나와서 서로 경쟁을 해야지만 제대로 이게 어떨 때는 협력도 하고 대립도 하고 연정도 하고 이러면서 풀어가는 것 아닌가. 이런 생각이 들죠.

◇ 정관용> 만약 그런 근본적인 의미의 대안민주주의 그리고 직접민주주의, 숙의민주주의 운동을 하시겠다. 그런 취지는 밝히셨는데.

◆ 김병준> 3당, 4당 가는 건 그건 또 다른 문제이고. 제가 하는 것은 밑에서부터 시민들끼리 모여서.

◇ 정관용> 직접 참여하고.

◆ 김병준> 토론하고.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런데 한때는 노무현 정부를 만드는 데 크게 기여하시고 그 정부의 중요한 직책을 맡아서 직접 정권을 운영하셨던 바가 있는 분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같이 정권을 만들고 운영했던 문재인 대표가 이끌고 있는 더불어민주당과 지금 안철수 의원의 당이 나뉘어져 있어요. 이 현상은 어떻게 보세요? 아까 표현대로 3당, 4당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환영하세요, 아니면 비판적이세요?

◆ 김병준> 저는 환영합니다. 환영하고 걱정은 야권이 분열되면 여당이 너무 독주하는 체제가 되지 않겠느냐 하는데. 사실은 그 점에 있어서는 어차피 지금 정치 기능을 못 하는데 큰 야당이 있어서 뭐 그렇게 기능을 했느냐. 그래서 오히려 어떻게 보면 야당이 좀 고전을 하더라도 3당, 4당이 생기는 것이 더 낫다는 생각을 하고 있고요. 그다음에 좀 야당이 고생 좀 해야 됩니다. 고생 좀 해서.

◇ 정관용> 왜요?

◆ 김병준> 재편도 되고. 말하자면 경쟁력도 더 강화하고. 지금 보면 도덕적 해이 현상이 지금 여야를 막론하고 심각한데 제가 여당 걱정까지는 할 이유가 없고 야당이 좀 건전한 야당으로 제대로 자랐으면 좋겠는데.

◇ 정관용> 한때 몸담았던 당인데 왜 이 모양이 됐을까요?

◆ 김병준> 제가요? 저는 당원인 적은 없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어쨌든 한편이었던 세력인데.

◆ 김병준> 그런데 결국 뭐라고 할까요. 너무 노무현, 김대중 이런 과거의 리더십, 여기에 의존하는 경향. 그리고 호남에 의존하는 경향. 그리고 민주당이라는 이름에 의존하는 경향. 이런 과거에 가진 자산에 의존하고 그러면서 미래적인 비전이나 전략을 제대로 잘 만들지 못 하고 또 스스로 만들지 못 하는 구도를 만들었어요.

선거 때만 되면 좀 약하다 싶으면 이분, 저분 막 끌어들여서 하나의 정책적 정체성이라든가 이걸 잃어버렸단 말이에요. 그러니까 무슨 미래비전을 만들고 어떤 정책을 제대로 만들려고 하면 오히려 당내 갈등이 더 첨예화되고 이런 현상이 생겨버린 것입니다. 그래서 좀 사실은 정리를 할 때가 됐다, 이제. 오히려 이런 기회가 설령 의석을 좀 잃더라도 좋은 정리하는 기회가 되고 새롭게 도단하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 정관용> 방금 선거 때만 되면 이 사람 저 사람 끌어들인다는 표현을 쓰셨는데 김종인 선대위원장 영입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김병준> 글쎄요. 제가 뭐라고 얘기하기가 참 어려운데 당 입장에서는 당내 전략상 아주 타당하다고 그렇게 볼 수 있겠죠. 그러나 국민들, 국민 차원에서 보면 여러 가지 의문이나 질문할 것이 많죠. 말하자면 당의 정체성에 맞느냐. 정책적으로는 맞을 겁니다. 경제민주화.

◇ 정관용> 경제민주화 정책은 맞다.

◆ 김병준> 그러나 전력이라든가 이런 것으로 봤을 때 과연 맞느냐. 이런 문제들이 있죠. 그래서 좀 걱정스럽고요. 또 그다음에 안 그래도 내일 아침에 제가 칼럼도 하나 쓰고 그랬습니다마는 일종의 우리 정치가 좀 교란된다고 그럴까요?

◇ 정관용> 교란.

◆ 김병준> 네. 그다음에 희화화되고.

◇ 정관용> 희화화.

◆ 김병준> 왜냐하면 여기저기 이렇게 지식인으로서 자꾸 옮겨 다니신 게 지금 시비가 걸리고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저는 그렇게 봅니다. 굉장히 생각보다 순진한 생각을 가지고 계신 분 같아요.

◇ 정관용> 김종인 위원장이?

◆ 김병준> 네. 그러니까 말하자면 박근혜 대통령하고 경제민주화를 한다? 이게 잘 안 어울리는 것 아닙니까, 원래?

◇ 정관용> 한때는 그게 될 거라고 믿었다는 거죠.

◆ 김병준> 그게 순진하다는 얘기죠. 순진하고.

◇ 정관용> 그분이 지금 야당의 선대위원장으로 오면서도 또 순진한 생각을 하는 거예요?

◆ 김병준> 네. 그러니까 말하자면 정책정당을 만들겠다. 정책정당이 그렇게 누구 한 사람 들어가서 하자고 해서 되는 것 아니란 말이죠. 경제민주화정책 몇 개 가지고 정책정당이 되는 게 아니고 오히려 정책정당이 되려면 당이 3당, 4당이 돼서 서로 경쟁을 하면 서로 정책정당이 될 수 있는데 그래서 양당구조에 서로가 지금 적대적 공존관계에 있는 그런 정당에서 정책정당을 만들겠다고 하시는 것이 또 한편 보면 순진해 보인단 말씀이죠. 그래서 좀 걱정을 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문재인 대표하고는 참여정부 내내 사실 호흡을 맞췄던 사이 아니겠습니까?

◆ 김병준> 네. 4년을 청와대에서 같이 있었죠.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런데 야당 대표가 된 후의 행보. 어떻게 보십니까?

◆ 김병준> 참 제가 한마디로 평가하기가 그런데. 좀 더 말하자면 과감하게 행동을 해 주었으면 하는 부분은 있죠. 선거가 끝나고 난 다음에 아마 좀 미리 신변을 정리하고 사퇴를 한다든가 책임을 진다든가 했으면 지금쯤이면 아마 들어오라고 야단들 할 겁니다. 지금 들어와야 된다고 야단 아니겠습니까?

◇ 정관용> 그러니까 아예 대선에 지고 난 이후에 더 오래 칩거하는 게 옳았다. 이건가요?

◆ 김병준> 오히려 공부도 좀 하고 그러면서.

◇ 정관용> 지난번 당대표선거에 작년 초에 나간 게 잘못이다?

◆ 김병준> 저는 잘못이다, 오히려 잃은 게 많다고 봅니다.

◇ 정관용> 잃은 게 많다. 그런데 어쨌든 나왔어요. 그래서 당대표는 맡았습니다. 거의 1년이 돼 갑니다. 당대표 기간 동안의 리더십은 어떻게 평가하세요?

◆ 김병준> 지금 당이 일단 쪼개졌지 않습니까? 당이 쪼개지고 당이 지금 상당히 의석을 잃을 수밖에 없는. 결과를 봐야 되겠습니다만 그렇게 되면 결국 그 총체적인 책임은 대표가 도덕적으로 느낄 수밖에 없는 그런 상황에 있죠. 그렇다면 이 작은 당, 쪼개진 당을 가지고 어떻게 하겠다는 비전이 지금 또 나와야 하는데 그것도 지금 잘 안 나오고 있고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안철수 의원의 국민의당 창당 부분을 아까 원칙적으로 3당, 4당 체제가 되는 것은 정책정당화, 차별화, 우리 정치의 구조변화 면에서 환영한다고 하셨는데. 일각에서는 그런 의미에서 정책적으로 서로 다른 세력이 재편하는 의미에서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으로 나누어지는 것이 아니라 그냥 서로 대선 후보 자리를 놓고 다투다가 서로 기반이 다르기 때문에 그냥 잠깐 헤어진 양상. 따라서 이것은 엄밀한 의미의 김병준 교수가 이야기하시는 3당, 4당 현상이 아니다라고 우려하는 목소리도 있는데 그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병준> 어떤 식으로 쪼개지든간에 저는 지역 기반에만 좀 의존하지 않으면 그것이 대통령 될 사람들끼리 서로 나와서 흩어졌다거나 이렇게 되더라도 저는 필요하다고 보거든요. 다만 이것이 지역 기반으로 해서 쪼개지면 상당히 곤란한데 지금 호남이 어떻게 움직이느냐.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호남이 이쪽으로 움직인다 하더라도 더민주당은 어떻게 보면 그럼 호남정당이 안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렇게 되겠죠. 만약에 전적으로 국민의당으로 간다면.

◆ 김병준> 그래서 그런 점에서 저는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이 있다고 보고요. 그다음에 대선 후보 간에 어쨌든 그런 것이라도 과거의 김대중 그다음에 김영삼, 3김 체제일 때만큼의 아주 카리스마가 있는 지도자들이 아니거든요.

◇ 정관용> 아니죠.

◆ 김병준> 그렇기 때문에 당내 민주화라든가 이런 부분에서 상당히 다른 구조가 형성되기 때문에.

◇ 정관용> 양당이.

◆ 김병준> 네. 그래서 긍정적인 요소가 더 많을 거라고 보고 있습니다. 하나쯤 더 나왔으면 좋겠어요.

◇ 정관용> 하나쯤. 하겠다는 분들은 있죠.

◆ 김병준> 정의당이라든가 이런 쪽이 더 의석을 좀 더 얻고 그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리고 이번 총선에서 전체적으로 야권의 의석이 좀 줄더라도.

◆ 김병준> 저는 좀 줄더라도 오히려 그 야권이 더 건강해지고 우리가 좀 한 번 매를 맞으면 오히려 더 건강해지지 않습니까? 그 동안 보면 여러 가지 가진 자산이나 하는 일에 비해서는 사실 국민들이 과도하게 도와준 부분이 있죠.

◇ 정관용> 그런데 또 대선이 멀리 있는 게 아니라 바로 또 내년이기 때문에. 그러면 이번 총선에서도 그런 식으로 의석을 막 잃었어요. 여전히 또 분열되어 있어요. 그런데 대선에서는 정권교체 가능성 희망을 찾을 수 있을까요? 그 점은 어떻게 보세요?

◆ 김병준> 정권교체의 가능성보다도 저는 오히려 그것을 따지고 싶습니다. 도대체 정권을 잡는 사람들이 무슨 비전을 가지고 정권을 잡느냐. 또 그다음에 어떤 전략을 가지고 정권을 잡느냐. 지금 무조건하고 모든 당들이 이기자고 그러는데 제가 묻고 싶은 것은 이겨서 뭐할래? 이겁니다.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 제대로 답을 못 주거든요.

◇ 정관용> 문재인도, 안철수도?

◆ 김병준> 네, 저는 그렇게 생각합니다. 지금 뭐 새누리당은 더 말할 것도 없고 이쪽 당, 저쪽 당 다 지금 현재 우리 사회변화에 맞는 나름대로의 비전과 전략을 못 가지고 있거든요. 그래서 이것도 일단은 나중에 합종연횡이 어떻게 이루어지더라도 지금 3당, 4당이 돼서 좀 더 싸워봐야지. 그래야지만.

◇ 정관용> 그 과정에서 자기 정체성을 세운다?

◆ 김병준> 자기 정체성을 세우면서 그다음에 국민들이 선택할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국민이 뭐 예를 들어서 야당 성향이 있는 사람은 유리한 쪽으로 몰아줄 것이고요. 말하자면 국민이 그것을 판단해서 해야 되지 않나 싶습니다.

◇ 정관용> 박근혜 정부 집권 이제 4년차 되어 갑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병준> 답답한 데가 많죠.

◇ 정관용> 어떤 점이 가장 답답하세요?

◆ 김병준> 정책적인 입장에서 저는 정책 쪽을 많이 보니까. 그런데 정책적인 입장에서는 정말 '왜 이렇게 하지? 왜 이렇게밖에 못하지?'. 저희들도 사실 그렇게 국민들로부터 칭찬 받는 그런 정부는 아니었습니다마는 그래도 밖에서 보면 제3자의 입장에서 좀 빠져나와서 보면 또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답답해요.

◇ 정관용> 제일 문제가 뭐예요?

◆ 김병준> 정책적인 큰 그림이 없어요.

◇ 정관용> 그림 자체가 없다?

◆ 김병준> 네. 큰 맵, 지도가 없는 것 같단 말이에요. 예를 들어서 규제개혁을 얘기합니다. 그리고 복지를 이야기합니다. 사실 이 두 개가 굉장히, 말하자면 물밑에는 서로서로 연결이 돼 있거든요. 기업이 규제를 풀면 예를 들어서 세율을 조정해서 돈을 더 버니까 세율을 그냥 세수만 그냥 올라오는 게 아니라 예를 들어서 우리 조세를 좀 더 거두겠다. 이렇게 해서 복지재원을 더 마련하고 그럴 수도 있는 것이고. 그러니까 이게 연결된 것인데 따로 따로 나오거든요, 이 정부는.

◇ 정관용> 그리고 그 세금을 더 걷는 건 안 하겠다는 거죠?

◆ 김병준> 네, 그러니까 따로 따로 나와요. 그러면 재정은 어디에서 나오느냐. 이런 부분이 있고. 그다음에 아주 또 이런 것도 좀 이상하지 않습니까? 예를 들어서 정년연장을 했단 말이에요. 그러다가 또 한참 있다가 뭘 하느냐 하면 임금피크제를 해요. 서로 모순된, 그러니까 정년연장을 하는 것과 임금피크제 하는 것은 동시에 같이 가야죠.

◇ 정관용> 하려면 동시에 같이.

◆ 김병준> 네. 그런데 이게 떨어져서 따로 따로 나온단 말이에요. 이게 뭔가 하면 맵이, 아까 제가 말한 큰 그림이 없단 말이에요. 그러면 큰 그림이 없다는 이야기는 뭐냐 하면 청와대의 정책기능이 거의 없다는 얘기예요. 지금 청와대의 정책을 누가, 말하자면 국정 전체를 저희들 정부 때처럼 청와대 정책실장이 있어서 김병준이라는 사람이 전체 그림을 그린다, 이게 있어야 되는데 그게 없거든요. 그러니까 부처가 굉장히 예를 들어서 최경환 부총리 있을 때처럼 주도적인 역할을 한단 말이에요.

◇ 정관용> 따로 따로.

◆ 김병준> 그럼 따로 따로 될 뿐만 아니라 정책이 굉장히 단기적이 됩니다. 장관은 장관 임기 이기주의가 있거든요. 임기 이기주의가 있어서 자기 장관이 있는 시절에 성장률이라든가 이런 데에 관심이 가 있죠. 그러나 청와대의 입장은 아니거든요. 대통령의 입장은 10년 뒤, 20년 뒤에 평가를 어떻게 받을 것인가. 그다음에 국정 전체가 어떻게 될 것인가, 이것을 본단 말이에요.

◇ 정관용> 대통령은 그걸 안 보는 것 같습니까?

◆ 김병준> 제가 봐서는 그걸 지금 놓치는 게 굉장히 많습니다. 굉장히 많고. 그러니까 나오는 건 다 나와요. 문화융성, 규제완화, 무슨 복지 나오고 그다음에 창조경제 나오고 다 나오죠. 다 나오는데 실질적으로 서로 연결이 잘 안 되고 손에 잡히는 게 잘 없고 이렇게 되죠.

◇ 정관용> 그러면 정권교체를 하긴 해야 된다고 보시는 거죠?

◆ 김병준> 정권교체가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당이든지 간에 미래비전과 전략을 좀더 강화해야 된다. 지금 현재 기존 정당의 이런 정도 실력 가지고 어느 정당이 됐든 우리 국가 운영을 하겠다고 덤비면 큰일 난다. 지금보다 훨씬 더 강한 그런 정책정당이 돼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 어느 당 하나 선택하셔서 직접 참여하셔서 그렇게 훨씬 지금보다 강한 정책정당으로 만드는 일을 이끌어 가실 생각은 없다?

◆ 김병준> 제가 할 수 있으면 합니다. 그런데 제가 못하거든요. 못한다는 이야기는 소위 말해서 크리티컬 매스, 같이 일할 수 있는 사람이 몽땅 들어가서 한다면 몰라도 지금 우리 정당구조나 그 안에 내부사정이, 내부의 견고함이 저 같은 사람 한두 사람이 들어가서 부술 수 있는 견고함이 아니거든요. 굉장히 강하고. 그래서 제가 김종인 위원장이 굉장히 순진하다라고 얘기를 드렸는데. 그래서 저는 오히려 이것을 밖에서 깨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밖에서 지금 어떡하든지 좀 돌아가더라도 밖에서 동력을 확보해서 지금 현재 당내 모순 내지는 정당의 모순을 깨야 되겠다는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밖에서, 국민의 힘으로 제대로 된 정당 만드는 일 진짜 중요하죠.

◆ 김병준> 그렇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김병준>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국민대학교 김병준 교수 함께 만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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