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신망이 높은 이용섭 전 의원이 17일 더불어민주당에 복당하면서 잇따른 탈당 사태와 등돌린 호남권 민심으로 위기를 맞고 있는 문재인 대표가 새로운 기회를 맞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 전 의원은 복당 기자회견에서 "남들은 탈당하는 마당에 웬 복당이냐고 꾸짖고 말린 분들이 많았다. 저 역시 더민주에 대한 지역민들의 마음이 참담할 정도로 싸늘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광주시민 10명을 만나면 9명은 복당에 반대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 전 의원은 총선에서 자신의 역할을 묻는 질문에 "호남인들의 마음을, 신뢰를 회복하는데 제가 할 수 있는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호남에서 상징성을 가진 인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탈당한지 1년8개월 만에 복당을 선언한 이 전 의원은 18, 19대(2014년 5월까지·광주 광산을) 국회의원을 지냈고, 당내 대표적인 호남권·경제통 인사다.
문재인 대표도 이 자리에서 "우리 당의 정책역량을 높이는데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또 광주 정치를 되살리는데 중심적인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면서 '호남민심'과 '정책' 두 가지 키워드를 강조했다.
한 더민주 의원은 "많은 호남의원들이 탈당 후 안철수 의원이 창당을 추진하는 국민의당으로 향하면서 안 의원이 승기를 잡고 있었지만, 이는 안 의원에 대한 기대보다는 더민주에 대한 실망감이 작용한 결과"라면서,"이 전 의원이 당 내에서 호남에 대해 어떤 역할을 하는지에 따라 문 대표에게 유리한 국면이 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의원은 또 더민주 탈당 사태에 중요한 열쇠를 쥐고 있는 박영선 의원과도 막역한 사이여서, 박 의원이 더민주에 잔류하는 것 아니냐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전 의원은 이날 CBS노컷뉴스와의 통화에서 "내가 복당을 결정한 뒤 박 의원에게도 전화해 함께 가자고 했더니 며칠 더 고민해보겠다고 했다. 나는 박 의원이 함께해주리라 생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만일 박 의원이 잔류해 선대위 등에서 주요 역할을 맡는다면 더민주에는 큰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당장 이번주 호남에서는 탈당 기자회견과 당 잔류 선언 기자회견이 동시에 열릴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광주·전남을 지역구로 하는 김영록(전남 해남·완도·진도) 의원을 비롯해 이개호(전남 담양·함평·영광·장성)·박혜자(광주 서갑)·이윤석(전남 무안·신안) 의원은 국민의당 광주·전남 시도당이 창당하는 21일 전 탈당을 공식 선언할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이번주 탈당을 예고한 '호남의 맹주' 박지원 의원은 국민의당 일정과 관계없이 당을 떠날 예정이다.
반면 전북 의원들은 18일 전북도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당 잔류를 선언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