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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끔찍한 아동 학대 범죄, 특례법만으론 해결 안 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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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6-01-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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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인 감시 시스템, 주변의 적극적 신고, 신속한 수사 등 필요

- 일곱 살 손자 30시간 때려 숨지게 한 할머니, 징역 6년 확정
- 아동 학대 부모 친권 상실 규정, 의무는 있는 방향으로 개정돼야
- 핵심은 아동의 복지 문제
- 피해 아동을 위해 실질적인 후견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제도 필요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30~20:00)
■ 방송일 : 2016년 1월 12일 (화) 오후 7시 0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박상융 변호사

◇ 정관용> 아동학대 사건 처벌 수위를 높여야 한다, 이런 여론에 따라서 지난해 아동학대특례법이 신설됐죠. 그 법에 아동치사죄를 적용한 첫 대법원 판결이 오늘 나왔습니다. 7살 손자를 무려 30시간 때려 숨지게 한 할머니, 징역 6년 확정됐네요. 이 사건 포함해서 최근에 아동학대 사건과 관련된 판결들에 대해서 전직 경찰출신입니다, 법무법인 한결 박상융 변호사 연결해서 이야기 나눠 봅니다. 박 변호사님 나와 계시죠?

◆ 박상융>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먼저 오늘 대법원 판결 난 사건, 어떤 사건이었죠?

◆ 박상융> 50대 할머니인데요. 할머니라고 보기는 어려운데 할머니가 자기가 키우고 있는 7살 손자가 돈 훔치고 안 훔쳤다고 거짓말한다는 이유로 한 30시간 동안 무릎 꿇고 양손 들게 하고 빗자루로 허벅지를 막 때려서 쇼크사로 사망한 겁니다.

◇ 정관용> 이게 아동학대특례법상 아동치사죄를 적용해서 유죄확정된 거죠?

◆ 박상융> 그렇습니다. 아동학대치사죄를 적용해서 1심에서 징역 6년 선고했거든요. 그 선고가 대법원에서 확정이 됐습니다.

◇ 정관용> 징역 6년도 물론 엄청난 중형입니다만 그런데 다른 살인사건에 비해서 보면 이게 너무 처벌이 가벼운 것 아니냐는 이런 얘기 나올 것 같은데요.

◆ 박상융> 일반 상해치사 같은 경우는(아동이 아닌 일반인 같은 경우) 형법상 3년 이상 징역입니다. 그런데 아동의 경우에는 아동을 때려서 사망하게 한 경우에는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입니다. 그런데 6년보다 더 높은 형을 선고할 수 있었지만 아마도 이 법원에서 이 할머니가 남편이 사망한 후에 자식을 혼자 키웠던 모양입니다, 그리고 손자가 사망한 후에 자수를 했고 또 반성을 해서 제가 볼 때는 징역 6년을 선고하지 않았나 그런 생각을 해봅니다.

◇ 정관용> 이런 저런 정상이 참작됐다?

◆ 박상융>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아무튼 법상으로는 조금 아까 소개해 주신 것처럼 기본적인 형량이 대단히 높게 되어 있군요?

◆ 박상융> 네. 무기 또는 5년 이상 징역으로 되어 있습니다.

◇ 정관용> 이 아동학대특례법이 작년에 만들어졌잖아요?

◆ 박상융>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이게 만들어지기 전에는 그럼 어떤 법으로 처벌을 했나요?

◆ 박상융> 일반 상해치사죄로 적용을 했습니다. 그래서 일반인하고 똑같이 법 적용을 하다 보니까 이 아동이라고 해서 특별히 어떠한 가중처벌이나 이런 걸 안 했거든요. 그리고 또 하나 특이한 것은 이렇게 아동을 학대한 부모 같은 경우에는 친권을 상실할 수 있는 이런 규정을 넣었습니다.

◇ 정관용> 아, 친권 상실시키는 규정도 이 법에 새롭게 들어간 거군요.

◆ 박상융>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게 이번에 하나 인천지검이 왜 11살 소녀가 2, 3년 학대받다가 도망쳐서 발견된 사건 있었잖아요.

◆ 박상융>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 친아빠, 친부한테 지금 친권상실을 청구했죠?

◆ 박상융> 법원에서 이례적으로 검사가 청구하지 않았는데 직권으로 친권 상실을 하겠다, 이렇게 한 것입니다. 친권을 일단 정지를 시켰습니다, 법관이.

◇ 정관용> 검사 청구도 없이 법관이?

◆ 박상융> 그렇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이 정도로, 그러니까 11살이었는데 이 아이가 슈퍼에서 발견되었을 때 4살 몸무게인 16kg이었습니다. 그리고 2년이 아니라 학대기간이 3년 동안 이었기 때문에 판사가 생각할 때는 이것 빨리 친권을 정지시키지 않으면 안 되겠다 해서 한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친권정지 더 나아가서 친권상실 이것은 정확히 어떤 의미예요? 무엇을 어떻게 한다는 겁니까?

◆ 박상융> 그 친권이라는 것이 19세까지 자녀에 대해서 보호하고 양육할 부모로서의 권리와 의무를 면책시켜준다는 거거든요. 그런데 한편으로 보면 이게 좀 불합리한 점도 있습니다.

◇ 정관용> 왜요?

◆ 박상융> 왜냐하면요, 부모라는 게 뭡니까? 부모의 의무라는 것이 아이에 대한 권한행사도 중요하지만 의무도 있거든요. 아이를 양육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이 친권을 상실하게 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부모가 아이를 양육할 의무가 없어진다는 겁니다.

◇ 정관용> 없어지죠.

◆ 박상융> 네. 그러면 친권을 상실하게 되면 후견인 청구를 해야 되거든요. 이 후견인이 어떻게 되겠습니까? 이 후견인이 경제적인 비용을 받아야 하는데 부모인 친권자가 ‘나는 이 친권을 상실했기 때문에 양육할 의무도 없어졌다. 그래서 양육비도 못 주겠다’ 이렇게 하게 되면 소송을 통해서 해야 하는데 이런 불합리한 점이 있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친권상실이 좀 제도가 바뀌어서 부모로서의 권한은 정지되지만 의무는 있어야 한다, 이렇게 좀 바뀌어져야 할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걸 나눠서. 그렇죠?

◆ 박상융> 그렇습니다.

◇ 정관용> 의무만 남겨두는 그런 친권 상실.

◆ 박상융> 그렇죠. 부모로서의 권한은 상실했지만 양육을 시킬 의무는 있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법 개정이 필요한 사안이죠, 이것도?

◆ 박상융>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지금 이 법원이 친권을 정지시킨 이 사례의 경우는 그럼 그 아이를 누가 돌보게 됩니까? 후견인이 지정이 됐나요?

◆ 박상융> 아니요, 이 할머니가 해 주겠다 이런 얘기도 했었는데요. 문제가 뭐냐 하면 할머니도 자기의 자식이 교도소에 갔는데.

◇ 정관용> 친부의 어머니니까.

◆ 박상융> 그렇죠. 이 할머니에게 맡길 수 없거든요. 그래서 이러한 아동학대에 있어서의 가장 핵심은 뭐냐 하면 아동의 복지 문제입니다.

◇ 정관용> 그럼요.

◆ 박상융> 그리고 누가 후견인으로 하겠습니까? 이러한 아동의 복지제도에 관해서는 지방자치단체라든가 국가에서 좀 실질적인 후견인 역할을 할 수 있는 그런 제도 장치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 당장 이번 경우 11살 소녀에 대해서는 아직 후견인이 없는 거죠?

◆ 박상융> 아직 검찰에서 지정을 지금 하려고 하고 있는데 누구를 지정해야 할 것인가 고민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이것 좀 저희가 눈여겨보면서 제도개선까지 이어졌으면 좋겠고. 최근에 발생한 사건으로 또 하나 충격 주는 게 11살짜리 소년이 ‘내가 이렇게 안 했으면 우리 어머니는 죽었다’ 이러면서 아버지를 살해했잖아요.

◆ 박상융> 그렇습니다. 이 소년 어떻게 보면 아버지를 살해한 가해자이기 이전에 가정폭력으로 목격을 하고 피해를 받았던, 저는 피해자라고 생각을 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경찰에서도 이 소년에 대해서 정신적인 충격을 주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사를 하기 위해서 상당히 고민하고 있고요. 이 소년을 지금 현재 어떤 보호시설에 좀 보호를 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래도 친부를 살해했으니까 존속살해죄가 적용될 것 아니겠어요?

◆ 박상융> 네, 그런데 11살이기 때문에 이 학생은 형사처벌을 할 수 없고요. 다만 법원에서 이 학생에 대해서 어떻게 할 것인가. 보호관찰 처분을 할 것인가 내지는 소년원에 좀 보낼 것인가 또는 소년분류심사원이라는 곳에 가서 좀 관찰을 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해서 이제 고민을 해야 하는데요. 제가 이 문제도 역시 뭐냐 하면 어머니도 피해자고 아버지는 사망을 했고. 과연 이 아이 누가 치료하고 누가 보호해 줄 것인가.

◇ 정관용> 똑같네요.

◆ 박상융> 네, 이 부분이 우리 사회나 국가가 고민할 문제라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현재는 그런 후견인 제도나 등등은 어떻게 되어 있어요?

◆ 박상융> 검사가 청구하게 돼 있고요. 보통 보면 친족 중에서 하게 돼 있고 안 되면 검사가 특별대리인 해서 본인이 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경우에는 제가 볼 때는 지방자치단체나 여성가족부에서 우리가 성년후견인제도를 만든 것처럼 이 아동학대나 가정폭력으로 인해서 친권을 제대로 행사할 자가 없는 경우에 친권을 대행해 주는 그러한 기관이나 그러한 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자체마다 복지시설들이 다 있고 거기에 상시적으로 근무하시는 사회복지사들이 많이 있지 않습니까?

◆ 박상융> 이 사회복지사들이 하기에는 한계가 있거든요.

◇ 정관용> 그래요?

◆ 박상융> 사회복지사가 상담은 할 수 있지만 친권행사에 대한 어떤 법률적인 문제 또 이런 치유 문제도 필요합니다. 가정폭력이나 아동학대인 경우에는 장기간에 걸친 정신적인 치료가 필요하거든요. 이러한 경우에는 사회복지뿐만이 아니라 어떤 의료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고 또는 학업에도 좀 할 수 있고 상담도 할 수 있고 이런 종합적인 어떤 원스톱센터에서 해 주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정관용> 지금은 마땅한 그런 담당기구가 없어요?

◆ 박상융> 없습니다. 그냥 시민단체나 검찰에서 범죄피해자지원센터 또 경찰에서도 범죄피해자담당관이라는 게 있지만 어떤 형식적으로 내놓은 것뿐이지 실질적인 보호는 못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오늘 쭉 문제제기 해 주신 친권문제, 거기에서 양육의 의무는 계속 남겨두는 제도개선이 필요하다. 그리고 그다음에 후견인을 정말 실질적으로 아동의 복지를 위해서 담당할 수 있는 기관이나 그런 제도를 만드는 것이 필요하다는 이런 문제제기 말씀 듣고요. 그나저나 오늘 이야기의 시작이 아동학대특례법이 작년에 만들어져서 오늘 첫 대법 판결이 나왔다, 여기에서 시작을 했는데 이런 법이 만들어지고 나서 아동학대가 좀 줄어들어야 되는데 그렇지 않은 것 같아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마지막 질문인데.

◆ 박상융> 저는 처벌만 갖고는, 처벌을 가중처벌해서는 없어지지 않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주변과 이웃에서 자꾸 관찰을 해야 합니다. 아동학대가 있는지 없는지. 그리고 가정폭력 사건에서도 매 맞는 배우자보다는 그걸 지켜보는 자녀가 있다는 걸 우리가 지켜보고 케어해 주고 관찰하고 보호해 주는 이런 시스템이 돼야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그래서 아동학대를 주변에서 목격하게 되면 바로 개입할 수 있는 그런 제도는 만들어져 있지 않습니까?

◆ 박상융> 그런데 신고하기를 두려워하거든요. 신고를 했다가 보복을 당할 수 있고 신고를 한 사람을 불편하게 할 수도 있고. 또 수사하는 과정이 신속하게 돼야 하거든요. 수사와 재판이 신속하게 돼야 하는데 수사와 재판이 너무 느립니다. 그 사이에 피해자는 2차 피해를 당하는 경우가 많이 있습니다.

◇ 정관용> 2차 피해, 보복 이런 등등이.

◆ 박상융> 그렇습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아동학대특례법 이것 하나로는 되지 않는다. 사회적인 감시시스템 또 적극적인 신고 그리고 발 빠른 수사까지 할 일이 많습니다.

◆ 박상융> 그렇습니다.

◇ 정관용> 고맙습니다.

◆ 박상융>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박상융 변호사의 도움 말씀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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