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천시 원미구 심곡동의 한 다가구 주택에서 나온 쓰레기 (사진=부천시청 제공)
40대 엄마와 초등학생 딸이 난방이 끊긴 다가구주택 지하방에서 무려 6톤의 쓰레기더미와 함께 생활한 사실이 알려져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1일 부천시에 따르면, 원미구 심곡2동 주민자치센터 직원들은 지난해 12월 7일 한 다가구주택 지하방을 방문했다.
차상위계층에 대한 생활실태를 조사하기 위해서였다.
하지만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서는 순간 믿기지 않는 광경이 펼쳐졌다.
단칸방에다 거실 겸 부엌, 그리고 작은 화장실이 전부인 집안이 온통 쓰레기로 가득했기 때문이다.
정미숙 주민자치센터 복지팀장은 "쓰레기가 너무 많아 사람이 살 수 있는 곳은 아니라고 느꼈다"면서 "일단 들어가기조차 힘들었다"고 말했다.
이 집에서 나온 쓰레기는 봉고 트럭 6대 분인 약 6톤에 달했다.
조사결과 이 집에 살던 40대 여성은 약 2년 전 남편과 이혼한 뒤 우울증과 무기력증에 빠져 그동안 청소를 하지 않고 생활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무릎이 좋지 않은 이 여성은 공공근로로 근근히 생계를 이어갔고 가스가 끊겨 딸과 함께 냉방에서 지냈다.
올해 초등학교 5학년이 되는 딸은 그동안 학교수업이 끝나면 지역 아동센터에서 저녁을 해결하고 집에서는 엄마와 함께 잠만 잔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정을 이웃들은 전혀 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엄마와 떨어져 지역 아동보호소에서 생활하고 있는 초등학생 딸은 정서적으로 큰 불안증세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딸을 오랜기간 쓰레기 더미에서 생활하게 한 어머니를 아동학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