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여당과 잇따라 충돌, 시험대에 오른 박원순 정치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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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수당과 광화문태극기 등 잇따라 충돌, 해법에 고심

박원순 서울시장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시장은 지방자치의 상징으로 광역단체장 가운데 정치적 비중이 가장 높은 자리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성공사례를 통해 대권으로 가는 지름길로 인정돼 많은 정치인들이 그 길목 앞을 서성인다.

◇ 서울역고가공원의 실타래는 잘 풀었지만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1년 시장에 당선되는 순간부터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 안철수 의원과 함께 트로이카 체제를 형성하며 야권의 대권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권의 정치적 견제는 피할 수 없는 숙제가 됐다. 이는 정책에서 곧바로 드러난다.

서울시는 서울역고가공원 조성사업과 청년수당으로 불리는 청년활동지원비 문제에 이어 최근에는 광화문 태극기 게양 문제로 정부.여당과 충돌하고 있다.

박원순 서울시장으로서는 중앙정부와 충돌하는 이같은 사안들을 어떻게 풀어내느냐에 따라 자신의 정치력이 가늠되는 시험대에 오른 셈이다.

임종석 정무 부시장은 지난 22일 퇴임 기자간담회에서 박 시장의 가장 큰 장점이 뭐냐는 질문에 “분열의 리더십이 아니라 통합의 리더십을 갖고 있다. 어떤 문제든 여러 사람의 의견을 듣고 대화로 풀려는 진정성이 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 공원화 계획에 따라 지난 13일 전면폐쇄했다. (사진=박종민 기자)

 

서울역고가공원 사업만 해도, 경찰과 국토부의 반대에 이어 최근에는 코레일과 문화재청까지 나서 사업진행에 걸림돌이 되고 있지만 결국에는 대화와 설득으로 실마리를 찾고 있다.

박원순 시장은 청와대 현기환 수석과 유일호 당시 국토부 장관, 경찰수뇌부를 직접 만나 설득해 사업의 물꼬를 텄다.

◇ 청년수당과 광화문 태극기는 정치력의 시험대

그러나, 청년수당과 광화문 태극기게양 문제는 서울역고가공원 사업과는 본질적으로 다르다. 정치논리가 워낙 짙게 깔려있는 사안이기 때문이다.

정부.여당에서는 청년수당을 겨냥해 “포퓰리즘”이라고 융단폭격을 가하고 있다. 여기에는 박근혜 대통령까지 가세한 상황이다.

광화문광장 태극기 게양문제도 MOU체결 과정 등 사안의 처리과정에 국가보훈처의 허점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서울시측이 국민여론과 명분에서 밀리고 있다.

이에대해 박원순 시장의 한 측근은 “청년수당 예산은 서울시 전체 예산 27조원 가운데 극히 일부인 92억원에 불과하다. 이미 9천2백억원대의 정치적 효과를 거뒀다”고 말했다.

실제로, 서울시는 지방교부세 삭감이라는 정부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청년수당 정책을 강행할 채비다. 광화문광장 태극기 문제는 “무대응이 상책”이라는 입장이다.

이런 상황인식이라면 결국 시기의 문제일 뿐 정부여당과의 정면충돌은 피할 수 없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고민이 여기에 있다.

서울시는 정치기관이 아니라 행정기관이기 때문이다. 정치적 공방의 피해는 시민에게 돌아가고 그 책임은 서울시장이 져야한다. 따라서, 박원순 시장 스스로 정치력을 발휘해 해법을 제시해야 한다.

◇ 정무라인 재정비 시급…역할강화에 방점을 둬야

이와관련해, 박 시장의 공식.비공식 정무라인에 최근 일부 공백이 발생하고 있다.

임종석 정무 부시장이 내년 총선에서 은평을에 출마하기 위해 서울시를 떠났다. 또 기동민 전 정무 부시장과 권오중 전 정무수석 등 자주 조언을 받던 과거 정무라인의 핵심인사들도 총선출마를 준비하고 있다.

정무 라인을 전면 재정비해야하는 시기다. 그러나 박 시장은 당장 정무 부시장을 임명할 생각이 없고 오히려 정무 부시장을 일자리정책 등 경제부지사로 역할 변경하는 문제까지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1,2부시장은 물론 실국장급 간부들이 정치적으로 예민한 사안들에 대해서는 정치권 인사들을 만나는 것을 꺼리고 정무라인만 쳐다보는 일이 다반사다.

이렇게되면 정치적 논란이 되는 정책들을 놓고 정부.여당은 물론 야권 내부와도 소통할 채널이 없어진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사진=자료사진)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정무라인의 경우 항상 정치적 비중이 높은 인사들을 기용해왔다. 정무라인의 무게를 잘 알기 때문이었다.

임종석 전 정무 부시장은 “내년 4월 총선이 끝나면 박원순 서울시장에 대한 국민들의 기대와 희망가치가 더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야권의 어려운 처지와 총선 이후 박원순 서울시장의 정치적 무게를 시사하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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