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하면 흔히 투우, 플라멩고 등을 떠올리지만 특색있는 먹거리 또한 빼놓을 수 없다. 스페인식 전통 볶음밥인 '빠에야'를 비롯해 몇 해 전만해도 생소했던 스페인 음식이 국내에도 점차 알려지면서 전문 식당도 늘어나는 추세이다.
스페인 음식이 전세계에 인기를 끌 수 있었던 것은 음식을 단순한 먹거리가 아닌 문화로 발전시키는 정부와 관련 종사자들의 꾸준한 노력이 있었다. 특히 우리 농림축산식품부에서도 중점 과제로 삼고 있는 '6차 산업'(농축수산물을 생산하는 1차 산업에 식품 제조·가공의 2차 산업, 판매·체험·관광의 3차 산업을 융합시킨 것)의 발전 가능성을 스페인 농촌 곳곳에서 느낄 수 있었다.
스페인의 대표음식이자 세계적인 고부가가치 음식으로 성장한 '하몽' (사진=조은정 기자)
◇ 생생한 체험, 신성한 '하몽'의 매력에 푹 빠지다
스페인 사람들이 음식을 넘어 신성시 한다는 '하몽'(Jamon). 스페인의 웬만한 식당에 가면 토종 흑돼지종인 '이베리코'의 다리를 소금에 통으로 절여 만든 하몽이 걸려있는 것을 볼 수 있다. 국내 호텔 등에도 하몽이 메뉴가 된지 오래이다. 수도 마드리드에서 북서쪽으로 200km 떨어진 곳에 위치한 기후엘로(Guijuelo)는 마을 전체가 하몽으로 먹고 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페인 전 생산량의 70%를 이 마을에서 담당하고 있다.
통상 2년에 걸쳐 완성되는 하몽은 꽤나 까다로운 공정을 거치는데 이곳 마을에서는 전통 방식에 첨단 기술을 함께 적용해 대규모 생산이 가능했다. 특히 이곳에서는 하몽을 만드는 과정을 직접 체험하며 하몽의 맛과 매력을 몸소 느끼는 이른바 '하몽투어'를 운영하며 6차 산업을 현실화하고 있었다.
관광객들은 이베리코 돼지를 자연에서 방육하는 과정부터 하몽 공장을 견학하며 건조 과정부터 지켜볼 수 있다.
좁은 사육장이 아닌 넓은 대지에서 도토리를 먹으며 자란 이베리코 돼지는 기름기가 적고 육질이 탄탄해 하몽을 만들기 최적의 종이다. 여기에 소금에 절이고 여러번의 자연 건조 및 숙성 과정을 거치면 스페인 사람들의 '소울푸드'인 하몽이 탄생한다.
하몽 마에스트로(장인)가 관광객들을 위해 직접 하몽을 잘라주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완성된 하몽과 각종 전통 소세지를 빵, 와인과 함께 배부르게 맛보는 식사 또한 빼놓을 수 없는 코스이다.
커피 전문가인 바리스타처럼 하몽을 얇고 맛있게 저미는 장인을 '하몽 마에스트로'라 부르는데 하몽투어에서는 마에스트로가 현장에서 잘라준 하몽을 시식할 수 있다.
훌리안 마틴사의 앙헬 가르시아 마케팅 매니저는 "와이너리 투어처럼 많은 사람들이 하몽을 알고 체험하게 하기 위해 하몽투어를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현재 이곳에 연간 4000~5000명이 하몽투어를 위해 방문하고 있으며 이중 40% 정도가 외국인 관광객이다. 맛과 향이 독특한 스페인 전통 음식임에도 벌써 전세계 35곳에 하몽을 수출하는 등 6차 산업의 성과를 톡톡히 내고 있다.
스페인의 여느 식당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하몽은 현지인들이 신성시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하다. 하몽이 한 식당의 천정에 걸려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 포도 향에 취하다…스페인 스파클링 와인 '카바' 인기 비결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차로 30분 거리에 있는 페네데스 지역의 산 사드루니(San Sadurni)라는 작은 마을. 마을에서 무려 450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코도르뉴(Codorniu) 와이너리는 눈, 코, 입이 즐거운 투어를 선보이고 있었다.
카바의 본고장인 스페인 코도르뉴 와이너리에서는 포도의 향을 맡아보는 체험부터 시음까지 다양한 체험을 통해 연간 10만명의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
특히 이곳의 대표 상품은 1872년에 최초로 생산된 스페인식 스파클링 와인인 '카바(Cava)'. 카바는 프랑스의 샴페인에 비해 다소 생소했지만 연간 10만여명이 방문하는 코도르뉴 와이너리 투어를 필두로 100여개국에 수출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다.
카바 투어에 앞서 일단 관광객들을 맞이하는 것은 대자연에 펼쳐진 아름다운 와이너리 건물. 코도르뉴 와이너리는 스페인이 자랑하는 건축가 가우디의 제자 호세프 풍그 이카타팔츠가 1895년 설계해 그 자체로 볼거리이다. 와이너리 전체가 스페인 국가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관광객들이 카바 생산농장에 잘 마련된 홍보물을 보고 있다. (사진=조은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