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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꾀병이라더니"…군대간 두 아들 '희귀병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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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병원 오판과 미숙한 대응으로 치료 시기 놓쳐

(사진=스마트이미지 제공)

 

군 의료 체계의 허술함이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군의관의 오판과 미숙한 대응으로 치료 시기를 놓쳐 병사의 부상을 악화시켰다는 주장이 나온다.

◇ "꾀병이라더니…" 희귀병으로 판명

8일 제보자 유모(45·인천)씨에 따르면 지난해 입대한 큰 아들 A(21)군이 무릎을 다친 건 지난 5월 10일.

부대 비상으로 지휘통제실 이동 중 생활관 문턱에 걸려 넘어져 무릎을 바닥에 찧으면서 뼈에 실금이 생겼다.

당시 A군을 진료한 고양국군병원 군의관은 "실금이 조금 갔는데 군인한테 이 정도는 타박상에 불과하다"면서 "꾀병부리지 말라"고 핀잔을 줬다.

하지만 부대로 돌아간 A군의 다리 상태는 심각해졌다.

'ㄱ'자로 굽혀진 상태에서 펴지지 않고, 시커멓게 변색될 정도로 피가 통하지 않아 '코끼리 다리'처럼 퉁퉁 부었다.

결국 부상한 지 18일이 지나 A군은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지만 그곳에서도 통증 원인을 잡지 못해 '꾀병 병사'로 분류됐다.

지난달 26일 서울대병원으로부터 진단받은 병명은, 꾀병이 아니라 복합부위통증증후군(CRPS)이었다.

◇ 1년 후 입대한 동생까지 희귀병

발병 원인이 뚜렷하지 않은 CRPS는 바람처럼 미세한 자극에도 통증을 느끼는 것이 주요 증상인 희귀병이다.

참을 수 없는 고통 속에 최종 진단을 받기까지 군 병원에서 6개월 넘는 시간을 보낸 셈이다.

서울대병원 담당의사는 A군의 상태에 대해 "빠른 시일 내에 척수자극기 삽입 등 적극적 치료가 필요한 상태"라는 소견을 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A군 보다 1년 늦게 입대한 동생 B군도 육군 논산훈련소에서 군사 훈련을 받다 무릎을 다쳐 CRPS를 앓게 됐다.

큰 아들에 이어 작은 아들마저 군에서 CRPS에 걸리자, 유씨는 군 병원에서 치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 주장한다.

군 병원과 군의관의 무성의한 진료로 골든타임을 놓쳐 증상이 악화됐다는 것.

CRPS는 외상과 신경 손상 등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을 때도 발병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씨는 "통증 원인을 찾기 위한 MRI 촬영조차 쉽지 않았다"면서 "아들을 데리고 민간병원을 찾아가 자비로 MRI를 촬영한 뒤 의사 소견을 첨부해 군 병원에 전달해야 진료가 가능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겉핥기식 진료 관행 개선해야"

국방부 (사진=자료사진)

 

군 당국의 늑장 대응에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하자 두 형제를 의병전역으로 몰아간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현재 군 당국은 두 형제를 의병전역 대상자로 보고 오는 10일 의무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의무조사 결과를 토대로 육군 전역심사위원회가 최종적으로 의병전역을 결정한다.

유씨는 "의병 전역 조치가 되면 CRPS가 걸리기 전 군 병원의 오판과 늑장 치료에 대한 문제는 덮어질 수 있다"면서 "의병 전역을 거부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의병전역을 하면 등급에 따라 보상이 나온다"면서 "전역 후 6개월까지는 군에서 계속 치료를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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