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호남 4선의원의 결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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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5-11-3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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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 (사진=자료사진)

 

전남 여수갑을 지역구로 둔 새정치민주연합 김성곤 의원이 30일 지역구 불출마 선언을 했다. 로버트 김의 친동생으로도 잘 알려진 김의원은 현재 당 중앙위원회 의장이자 호남지역 4선의원이다.

김 의원이 기자회견을 통해 밝힌 첫 번째 불출마 이유는 ‘당의 통합과 승리에 조그만 거름이라도 되고자 한 것’이었다.

내년 4.13 총선이 4개월여 앞으로 다가왔는데도 당이 극심한 혼돈을 거듭하고 있고, 당 지지율은 20% 대에서 옴짝달싹하지 않고 있고, 호남 민심이 요동치면서 당의 장래는 짙은 안갯속을 헤매고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그는 “호남 최다선 의원이 지역구에서 표 몇 장 더 얻으려고 바삐 뛰는 모습이 미안하고 한심하게 여겨졌다. 네 번이나 공천을 준 당에 보은하는 길은 총선까지 당의 화합을 위해 저의 온 몸을 태우는 일”이라고 말했다.

정치인이, 특히 지역구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내려놓는 것 만큼 기득권 포기를 실천적으로 보여주는 일이 또 있을까?

당선을 보장받는 텃밭에서 지역구를 포기한 것은 결코 쉽지 않은 결단이었을 것이다. 지역구 지지자들의 만류도 있었을 거다.

그러나 평소 차분하고 온화한 성격과 달리 결단의 순간에는 매우 단호했다. 야당 내에서 혁신 구호가 넘쳐나고 있지만 말의 성찬일 뿐, 어느 누구도 가죽을 벗기는 아픔을 감수하려고 하지 않는다.

사즉생(死卽生), 죽어야 사는데, 호남과 특정계파가 기득권을 지키려고만 하면 내부 총질만이 난무할 것이고 야당이 그토록 외치는 총선승리와 정권교체는 꿈속에서나 가능한 일이 될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김성곤 의원의 호남 불출마 선언은 기득권 버리기를 실천한 대표적인 모범사례다.

이번 선언은 호남과 수도권 일부 등 텃밭지역 물갈이에 동력이 될 공산이 크다.

정치의 가장 중요한 기능 중 하나는 인재수혈이다. 고인물이 흘러야 능력있는 신진인사의 진입이 가능한 것은 당연한 이치다. 텃밭의 높은 진입장벽을 거둬야 인재가 모이고 민심을 회복하고 새로운 리더십을 세워나갈 수 있을 것이다.

야당은 지난 10여년간 계파 공천에 매몰된 나머지 새로운 시대정신을 감당할 능력있는 인재수혈에 뒤처졌다는 지적을 뼈아프게 반성해야 한다.

문재인 대표와 안철수 전 대표가 지도체제 문제로 정면출돌하며 새정치연합이 혼돈에 빠진 가운데 김성곤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당의 활로가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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