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1일(현지시간) 오리건주의 커뮤니티컬리지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와 관련해 백악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오바마 대통령은 단상에 서자마자 거의 원고도 보지 않고 발언을 이어나갔다. "총기 난사가 이제 일상이 되고 있다. 언론보도도 일상이고, 여기 기자회견장에 서서 회견을 하는 내 반응도 일상이 되고 있다"면서 회견 내내 허탈한 표정을 감추지 않았다.
총기 규제를 반대하고 있는 이들을 향해 솔직한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남을 해치고자 하는 정신질환자들은 어느 나라에나 있다"면서 "하지만 이들이 몇달에 한 번씩 총기 난사를 하는 나라는 선진국 중 미국이 유일하다"면서 총기 허용의 문제점을 역설했다.
"아마 분명히 누군가는 또 오바마가 이 문제를 정치화하려고 한다고 비판할 것이다"라면서 공공연한 반대 세력을 암시해 비판했다. 이어 "그런데 사실, 이건 우리가 정치화를 해야만 하는 문제다"고도 강조했다.
(사진=유튜브 캡처)
오바마 대통령은 그간 미국 내 총기 규제를 강화하기 위해 힘써왔지만 번번이 공화당과 총기협회 등 옹호론자들에 가로막혀 입법에 실패했다.
특히 지난 2012년 12월 코네티컷주 뉴타운 샌디훅 초등학교에서 발생한 총기 난사로 어린 아이들 20명을 포함 총 28명이 숨진 사건 이후에는 조 바이든 부통령과 총기 규제안을 통과시키려고 밀어붙였지만 이 역시 실패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언론에도 요청하고 싶다. 이 문제를 뒤로하지 말아달라"면서 "지난 10년간 테러리스트에 의해 죽임을 당한 미국인의 수와 총기 난사로 목숨을 잃은 미국인의 수를 일일히 비교해서 보도해달라"고도 말했다.
"테러리스트 공격을 막기 위해 수조 달러를 들이고 수많은 법을 통과시켰는데, 지금 의회는 총기 사건으로 인한 인명피해가 얼마나 되는지 자료를 모으는 것조차 막고 있다"면서 "이게 바로 우리가 한 정치적 선택의 결과다"라고 개탄했다.
이어 "내 임기 동안 다시는 이런 일로 이 자리에 나오는 일이 없길 바라지만, 그동안의 경험에 비춰보면 장담할 수가 없다"면서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앞서 이날 오리건주 로즈버그의 엄프콰 커뮤니티컬리지에서 20세로 알려진 한 남성이 총기를 난사해 최소 10여 명이 숨지고 20여 명이 부상을 입었다.
지난 6월에는 사우스캐롤라이나주 찰스턴의 흑인 교회에서 백인 우월주의자 딜런 루프가 총을 난사해 9명이 사망하는 등 미국에서 총기로 인한 인명피해는 하루가 멀다하고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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