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이겼다' 다니엘 산체스가 13일 끝난 '2015 구리 3쿠션 월드컵' 결승에서 승리가 확정된 뒤 주먹을 불끈 쥐어보이는 모습.(자료사진=대한당구연맹)
당구 3쿠션 '4대 천왕' 다니엘 산체스(41 · 스페인)가 4년 만의 월드컵 우승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산체스는 13일 경기도 구리체육관에서 끝난 '2015 구리 세계 3쿠션 당구 월드컵' 결승에서 타이푼 타스데미르(터키)를 40-15로 제치고 정상에 올랐다. 지난 2011년 포르투갈 마토시노스 대회 이후 무려 4년 만에 월드컵 우승이다.
그동안 산체스는 '4대 천왕'이라는 별명이 무색했던 게 사실이다. 산체스는 지난 1990년대 후반부터 갓 20살을 넘긴 어린 나이에 혜성처럼 나타났다. 유럽과 월드챔피언십 우승 등 10여년 동안 정상급 선수로 활약해왔다.
최강 토브욘 브롬달(스웨덴)을 비롯해 프레드릭 쿠드롱(벨기에), 딕 야스퍼스(네덜란드)와 이른바 '4대 천왕'으로 군림했다. 국내 대회에도 여러 차례 참가해 웬만한 한국어를 구사할 정도로 국내 팬들에게도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2011년을 끝으로 월드컵 우승과는 인연을 맺지 못했다. 꾸준하게 성적을 내긴 했으나 정상에 오르지 못하면서 세계 랭킹도 차츰 하락했다. 세계 1위로 여전한 실력을 뽐내는 브롬달 등과 비교되면서 '4대 천왕'의 위상도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의견도 적잖았다.
'GG' 산체스가 13일 구리 월드컵 결승에서 타스데미르에 승리한 뒤 포옹하고 있는 모습.(자료사진=대한당구연맹)
그랬던 산체스가 구리 월드컵에서 다시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이다. 특히 최근 무서운 기세로 4대 천왕을 위협했던 타스데미르를 꺾고 오른 정상이라 더 의미가 있었다. 타스데미르는 지난달 호치민 월드컵 우승으로 세계 5위까지 오른 상승세에 있었다.
세계 7위 산체스는 그러나 결승에서 명불허전의 기량을 뽐냈다. 경기 시작과 함께 연속 득점에 성공, 10-1까지 달아났다. 경기 중 단 한 이닝만 공타에 그쳤을 뿐 매 이닝 득점 행진을 이어갔다.
결국 12이닝 만에 40점에 먼저 도달, 15점에 그친 타스데미르를 압도했다. 최다 12연속 득점한 산체스의 이닝당 평균득점은 무려 3.33에 이르렀다.
이번 대회 우승으로 산체스는 랭킹 포인트 80점을 얻어 세계 5위로 올라섰다. 또 5500유로(약 730만 원)의 상금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