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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외 5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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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필요하면="" 전화해="">

표제작 <내가 필요하면="" 전화해="">는 카버가 즐겨 다루는 테마인 결혼의 종말에 대해 이야기한다. 각자 연인이 있지만 여전히 서로를 사랑하는 부부가 여름 동안 별장을 빌려 단둘이 지내며 결혼생활을 회복시켜보려 애쓴다. <무엇을 보고="" 싶으신가요?="">는 비슷한 테마를 다루지만 좀더 다양한 이미지(부패한 생선과 같은)와 에피소드를 통해 간접적이고 암시적으로 부부의 상황을 전달한다. <불쏘시개>는 알코올중독에서 벗어났지만 결혼이 파탄난 한 남자가 완전히 낮선 곳에서 자신을 찾아가는 과정이 담고 있다. 외적으로는 전혀 특별한 사건이나 관계의 변화가 일어나지 않는 중에 주인공 내면의 흔들림을 담아내는 솜씨가 두드러진다. 한편 <꿈>과 <방화>에서는 화재라는 비극적 사건이 일어나지만, 주인공은 거기에 연루되는 대신 제3자로서 자신 내면의 감정을 불길에 투영한다. 카버는 등장인물의 작은 언행에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이며, 모든 인간관계 속의 소소한 순간을 새롭게 발견한다. 아내와 남편, 아내의 친구들, 함께 식사를 하는 부부들, 그 모든 관계가 카버에게는 하나의 세계와도 같다.

레이먼드 카버 지음/ 최용준 옮김/ 문학동네/ 500쪽 /15,800원

<경이의 땅="">

보걸 사의 임상약리학자 머리나 싱에게 동료인 앤더스 에크먼의 죽음을 알리는 편지가 전달된다. 아마존에서 진행중이던 신약 개발 상황을 파악하려고 현지 책임자 애닉 스웬슨 박사를 찾으러 떠난 앤더스가 죽었다는 것이다.

앤더스의 아내 캐런은 시신도 없는 남편의 죽음을 믿을 수는 없다며 머리나에게 아마존에 다녀와달라고 부탁한다. 머리나의 연인이자 보걸 사의 대표인 폭스 역시 머리나가 아마존에 가서 직접 신약 개발 상황을 보고 왔으며 좋겠다고 한다. 애초에 아마존에 파견될 예정이어던 건 앤더스가 아니라 자기자신이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 마리나는 미지의 세계인 브라질로 향한다.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것, 머리나에게는 없는 능력을 필요로 하는 곳"으로.

앤 패칫 지음/ 조은경 옮김/문학동네/ 492쪽/ 15,000원

<숨바꼭질>

빈민가의 낡은 주택에서 발견된 마약중독자의 시체. 한 손에는 마약 봉지가, 양 옆에는 촛불이, 한쪽 벽면에는 주술적인 오가경 별이 그려져 이다. 존 리버스는 새로운 파트너 홈스와 함께 즉각 수사를 시작하지만, 기괴하게 연출된 죽음의 현장 속에서 단서들은 하나같이 이치에 닿지 않고 피해자의 죽음이 과연 타살이었는지도 명확하지 않다.

얽히고설킨 정황들을 이어주는 하나의 단서는 '하이드'다. 피해자가 죽기 전에 외친 "숨어(Hide)!"와 에딘버러 전역을 은밀하게 떠도는 이름 '하이드(Hyde)'. 리버스는 뜻밖의 인물을 통해 그 정체에 대해 알게 되고, 마침내 화려운 도시의 어두운 이면과 맞닥뜨린다.

이언 랜킨 지음/ 최필원 옮김/ 오픈하우스/ 12,000원

<신들의 마을="">

일본 작가 이시무체 미치코의 유명한 작품 <고해정토>는 각각 완결적인 독립된 3부작으로 집필되었는데, 그중에서도 2부에 해당하는 <신들의 마을="">은 압권으로 평가받고 있다. 평론가 와타나베 교지는 "제 1부가 미나마타병 피해자들에 대한 순수한 비가였다면, 제 2부는 미나마타병 문제의 일상과 비일상, 사회적 반양에서 민속적 저변까지 모든 것을 끌어안은 거대한 교향악"이라고 평하면서, 미나마타병이란 무엇이었는가를 이 정도의 진폭과 심층으로 묘파한 작품은 이것 말고는 지금까지도, 앞으로도 있을 수 없다고 단언한다.

그러나 주의할 점은, 이 작품은 단순한 반공해소설도, 사회고발문학도, 결코 아니라는 사실이다. <신들의 마을="">은 생명과 자연에 본질적으로 적대적일 수밖에 없는 '근대'의 틀을 넘어서, 과연 근대란 무엇이고 좋은 삶은 무엇인가를 근원적으로 물으며, 진실로 인간다운 세상에 대한 절절한 희구를 담고 있다. 한마디로 이 작품은 하늘과 바다와 당과 연결된 풍성한 삶을 살았던 민중의 정신세계와 생활세계를, 민중의 언어로 깊이 있게 표현한 작품이다.

이시무레 미치코 지음/ 서은혜 옮김/ 녹색평론사/336쪽/ 16,000원

<이제는 이름이="" 없는="" 자="">

이 책은 헐리우드에서 활동한 프랑스 영화인이 런던을 무대로 쓴 스릴러 소설이다.
월스트리에서 파견된 런던 증권거래소 주재원이 자신의 집에서 배가 갈라진 시체로 발견된다. 시신의 장기가 모두 사라졌고 기이하게도 라오스 불교의 장례 의식에 따라 수습되어 있었던 것이다. 24시간 전 자신의 집에서 배가 갈라진 시체로 발견된 또 다른 남자. 유대교 장례 의식에 따라 수습된 시신은 마찬가지로 장기가 사라져 있었고, 바로 체포된 범인 역시 그의 애인이었다. 그리고 두 사건 모두 현장에는 피재자의 피로 쓴 글귀가 남아 있었다. '이 희생 제물들이 이제는 이름이 없는 자의 혼령을 달랠 수 있기를.'

르네 망조르 지음/이세진 옮김/현대문학/ 496쪽/ 14,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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