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 사진은 해당 기사와 관련 없음 (사진=윤성호 기자/자료사진)
지난 26일 대전에 있는 A중·고등학교. 최근 검찰 수사로 교사 채용비리가 드러난 학교법인 대성학원 소속 학교들이다.
학교 앞에서 만난 B군은 최근 2가지 사실에 놀랐다고 했다.
첫 번째는 "우리 선생님들의 비리", 두 번째는 "그 선생님들이 여전히 학교에 있다는 것"이라고 했다.
"학교 비리 얘긴 방학 때 들었어요. 그 선생님들 지금도 계속 수업한다고 하던데 누구신지는 모르지만..."
B군은 "괜히 죄 없는 선생님에게도 '저 분 아냐?'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고 말했다.
학교 인근에서 만난 C군은 "우리 학교 별로인 거 같아요. 좋은 줄 알고 왔더니..."라고 말했다. D군도 "이건 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학교법인 대성학원은 교사 채용대가로 돈을 주고받은 법인 이사와 교사 등 25명이 검찰에 기소된 상태. 이 가운데 현직교사는 18명에 달한다. 구속됐거나 재판에 들어간 교사 2명을 제외한 나머지는 여전히 교단에서 2학기를 맞은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해당 학교와 교육당국이 '학생들의 심리적 동요 최소화'를 이유로 뚜렷한 대책을 내놓지 않는 사이, 학생들 사이에서는 학교에 대한 불신과 냉소가 퍼지는 모양새다.
사건이 불거진 직후 교육계 안팎에서는 선생님이 비리 당사자라는 사실을 받아들여야만 하는 학생들에 대한 사후 관리 대책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그러나 학생들은 "개학하고 학교에서 사과한다든지, 설명을 해준 적은 없었다"고 했다.
한 학생은 "비리 선생님들이 당연히 다 잘렸을 거라 생각했는데 지금도 학교에서 수업을 할 줄은 몰랐다"며 "잘못을 저질렀으면 안 나와야 되는 거 아닌가..."라며 혼란스러워했다.
E군은 "학교는 말이 없고, 애들도 공부하면서 그냥 지나가는 분위기"라면서도 "옳은 일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말하기도 했다.
사실상 사후조치를 해당 법인에 맡겨온 대전시교육청은 인근 세종시교육청이 대응에 나선 이후, 최근 관내 관련 교사 14명에 대한 직위해제 등 복무처리 요청 공문을 법인 이사회에 보낸 상태다.
실제 해당 교사들에 대한 직위해제는 법인 이사회 개최를 통해 의결을 해야 되는 사항이어서, 비리 연루 교사들과 학생들과의 '어색한 만남'이 언제 끝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