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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조현아 '구치소 편의' 브로커, 대한항공과 꾸준한 '밀월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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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억 원짜리 대한항공 광고 수년째 단독 수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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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일명 '땅콩 회항' 사건으로 수감됐던 조현아 전 부사장의 구치소 편의를 봐주겠다고 접근한 브로커 염모(51)씨와 대한항공과의 관계를 수사중인 가운데, 염씨와 대한항공과의 부적절한 거래가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당초 염씨는 지난 1997년 대한항공 여객기 괌 추락 사고 당시 유가족대책위원장을 맡으면서 대한항공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졌지만, 이후에도 밀접한 관계를 이어가며 사업을 확장해온 것으로 CBS노컷뉴스 취재결과 확인됐다.

결국 조현아 부사장에 대한 구치소 편의 청탁도 대한항공과의 모종의 관계가 작용했다는 주장에 설득력이 실릴 전망이다.

◇ 수억 원짜리 대한항공 광고 용역 수년째 단독 수주

확정판결이 나지 않은 범죄자(미결수)들이 모여 있는 구치소 중 가장 최신 시설을 갖춰 '구치소계 호텔'이라 불리는 서울 남부구치소.

지난해 연말부터 올해 5월까지 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이 남부구치소에 143일간 수감됐을 때 편의를 봐주겠다며 접근한 염씨는 대한항공 측과 오랜 기간 '밀월관계'를 유지한 것으로 보인다.

CBS노컷뉴스는 염씨가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로 등록된 국내법인 3곳의 등기부등본을 입수해 분석했다.

염씨는 현재 광주광역시 두암동에 있는 주식회사 S사 대표이사로 등재돼 있다.

S사의 설립목적은 광고대행업과 옥외 광고업(간판), 항공기 기내식 판매업, 항공기용품 납품업 등 다양했다.

조 전 부사장이 집행유예를 선고받은 직후 염씨가 구치소 편의 청탁 대가로 따낸 것으로 알려진 한진렌터카 서울 강서지역 정비용역 사업을 수주한 곳도 염씨 소유의 K사다.

K사 역시 등기부등본상 설립목적에는 자동차정비업뿐 아니라 면세점유통업, 면세점판매업, 항공화물업 등 항공사 관련이 빼곡하다.

염씨가 사내이사로 있는 E사의 설립목적 역시 항공운수 주선업, 항공운송사업 등 항공 관련이 많다.

염씨 소유의 S사는 광주 금남로에 있는 모 빌딩 옥상에 대한항공 대형 광고판 사업을 수주해 10년 가까이 매출을 올리고 있다는 게 주변 지인들의 주장이다.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의 기업현황에 따르면 S사 직원은 달랑 2명이지만 지난 2007년부터 2013년까지 연매출액은 2억7000만 원에서 3억 원으로 고정적이었다.

염씨 주변인들은 "염씨가 평소에도 '대한항공이 나에게 보상 차원에서 준 사업'이라고 말하고 다녔다"고 밝혔다.

구치소 편의 청탁 사건을 수사 중인 서울남부지검도 대한항공이 S사에 용역 형식으로 준 사업의 대가성 여부를 살펴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염씨 통해 대한항공 의전부장 만나 사업 얘기"

염씨와 대한항공과의 '밀월관계'를 알 수 있는 대목은 또 있다.

염씨와 지난해 초부터 사업을 같이해온 E사 대표 정모(50)씨는 최근 CBS노컷뉴스 취재진과 만나 충격적인 사실을 털어놨다.

지난해 초 광주지역 동년배 모임에서 염씨를 처음 만난 정씨는 "염씨로부터 대한항공 관계자를 소개받아 여러차례 만났다"며 "태국 골프여행을 갈 때도 대한항공이 퍼스트클래스 좌석 업그래이드는 물론 공항에서도 VIP 대우를 해줬다"고 말했다.

정씨는 또 "염씨 주선으로 자신을 의전부장이라 소개한 대한항공 임원과 부하직원 홍모씨를 5차례 정도 만나 골프를 치고 식사와 술을 함께 했다"며 "항상 염씨가 배석해 사업 얘기를 나눴다"고 설명했다.

특히 염씨가 "사업을 하려면 조현아 부사장을 통해야 한다", "서용원 한진 사장한테 사업 얘기를 다 해놨다"라고 자신을 안심시켰다고 정씨는 덧붙였다.

서용원 한진 사장은 지난 1997년 대한항공 괌 추락 사고 당시 협상 실무를 맡아 유가족대책위원장이었던 염씨와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염씨가 대한항공으로부터 오랫동안 사업권을 단독으로 수주하는 등 밀접한 관계를 이어왔고, 면세품 납품 등의 사업은 물론 좌석 업그레이드나 공항 의전 등 각종 편의도 제공받았다는 얘기다.

 


이런 관계는 조현아 전 부사장이 서울남부구치소에 수감되자 대한항공과 염씨가 구치소 측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외부 의료진료와 변호인 접견, 특별면회, 방배정 등 각종 편의를 청탁하는 것으로 발전했다.

정씨는 모 면세점에 납품할 물품을 편취하고 사업상 계약을 이행하지 않아 금전적 손해를 입었다며 염씨에 대해 5억원 상당을 배상하라는 고소장을 지난 4일 서울남부지검에 접수했다.

실제로 서울남부지검은 조 전 부사장이 구치소에 수감된 직후인 올해 초 서용원 사장과 염씨가 만나 구치소 로비 관련 논의를 본격 시작한 것으로 파악하고 대한항공 고위층의 개입 여부를 밝히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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