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준일기] 잇단 서류탈락 속 발견한 어릴적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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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벤션산업, 공인회계사 헛된 꿈 버리고 음악분야 다시 목표…박동빈씨 편

 

박동빈씨의 집에는 음악CD 400장이 꽂혀 있다. 팝에서부터 재즈, 클래식까지 다양한 장르의 음악 CD들이 그의 빈 시간을 채운다. 자신과 다른 사람들을 구분 짓는 상징물이자 현재의 자신과 과거의 자신을 연결 짓는 매개체다.

그는 청소년시기부터 음악과 함께 했다. 가수, 작곡에 소질이 있어서가 아니라 음악 자체가 좋았다. 음악은 그에게 위안이었고 희망이었다. 하지만 음악은 늘 현실 너머에 걸려있었다. 부모님에게서 독립하는데 도움 줄 것이라는 믿음도, 음악을 구실 삼아 세상을 살아보겠다는 용기도 없었다.

때문에 대학시절은 음악과 무관하게 보냈다. 우선, 전공으로 선택한 컨벤션산업 분야에 시간을 투자했다. 전도유망하다고 해서 열심히 공부해 장학금도 받았다. 하지만 머지않아 그 곳의 이런저런 현실을 접하게 됐다. 젊음을 바쳐 일할 만한 분야는 아니라는 확신에 이르렀다. 그래서 군대를 제대하고는 공인회계사로 진로를 바꿨다. 1년 가까이 준비했지만 이번에는 자신과 맞지 않는 것 같다는 느낌 때문에 접었다. “정말 원하지도 않는데 공부를 해서 이 일을 하게되면 내가 행복할 수 있을까” 라는 생각 끝에 얻은 결론이었다. 그러는 사이 다음달 졸업을 앞두게 됐다. 졸업을 유예해가며 닥치는 대로 입사 서류를 내고 있지만 실패의 연속이다.

최근 예비군 훈련장에서 며칠을 보냈다. 무위, 할일없음의 대명사인 예비군 훈련장은 사색하기에 좋은 공간이었다. 그 곳에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봤다. 동시에 미래를 내다봤다. 잊고 지냈던 음악에 대한 열정이 다시 꿈틀대는 걸 느꼈다. 음악이 한때 자신의 꿈이었던 사실도 다시금 음미해봤다. "정말 하고 싶었던 일이 뭔지를 까먹고 살았던 것 같다." 그는 이날의 감정을 자신의 '취준일기'에 그렇게 기록했다.

[편집자의 글] 이 기사는 청년실업자 100만 시대를 맞아 CBS노컷뉴스가 우리시대 청년 구직자들의 속내를 그들의 '음성'으로 세상에 알리기 위해 마련된 연속기획입니다. 취업준비생들의 애환을 나누고 그들을 위로하고 또 격려하기 위해서입니다. 구인 기업들에게도 서류와 짧은 면접으로는 미처 파악하지 못한 취준생의 면면을 보다 세밀하게 판단할 자료를 제공하기 위한 의도도 있습니다.

이를 위해 여러 취준생들에게 1개월 간 각자의 스마트폰에 자신의 목소리로 취업준비 활동을 매일 일기처럼 음성으로 녹음하게 했습니다. 물론 취준생들에게는 소정의 사례비가 지급됩니다. 제작진에 전송돼 온 한달치 음성파일은 편집 과정을 거쳐 미니 다큐로 가공돼 CBS라디오 뉴스에서 방송되고 있으며 이와 별도로 음성 파일이 탑재된 텍스트 기사 형태로 편집돼 이 기사처럼 매주 한 편씩 소개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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