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리핀으로 도피했던 조직폭력배 두목이 현지 수사기관과 한국 경찰의 합동 작전에 검거됐다.
경찰청 외사과는 필리핀 이민청과 합동으로 검거작전을 벌여 봉천동 식구파 두목 양모(49)씨와 부두목 민모(45)씨를 검거했다고 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양씨 등은 1천억원대 가짜 석유를 판매한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다 지난 2011년 10월 필리핀으로 도피했다.
강력범죄자에 내려지는 인터폴 적색수배자인 양씨 등은 한국에서 가져간 범죄 수익금으로 필리핀 현지에서 호화 생활을 했으며 카지노 관광객을 데리고 와 수수료를 받아 챙겼다.
"조직폭력배가 필리핀에서 교민들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교민들의 신고를 접한 경찰은 지난 4월 필리핀 이민청과 한국 조직폭력배 합동검거작전에 합의하고 인터폴추적팀을 현지에 파견했다.
경찰은 필리핀 현지 수사기관 내 한국인 대상 범죄를 전담하고 있는 '코리안데스크' 수사관과 함께 이들을 추적했으며 두목 양씨는 수사망이 좁혀오자 검거팀에 자수, 지난 1일 국내로 송환됐다.
이와 함께 경찰은 필리핀 레이터 섬 모 골프장에서 은신중이던 민씨도 잠복 끝에 붙잡았다.
경찰은 필리핀이 3천여개의 섬으로 이뤄졌고 우리 교민들이 많고 물가가 싸 도피사범들이 선호하는 도피국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경찰 관계자는 "경찰은 그동안 현지 경찰에 요청해 검거하는 방식의 공조수사에서 벗어나 우리나라 경찰이 최초로 현지에서 범죄자를 합동으로 검거한 사례"라고 평가했다.
경찰은 필리핀 내 조직폭력배 주요 도피사범 10명을 선정하고 이번에 붙잡힌 양씨 등과 함께 나머지 조직원 6명을 추적중이다.
수사당국이 현재 추적중인 필리핀 도피사범은 모두 486명이며 6월 현재까지 195명이 국내로 송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