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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현금자동입출금기(ATM) 투입구에 복제기를 붙여 고객의 카드정보를 빼가는 신종 사건이 발생해 소비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최근 시중은행의 ATM을 대상으로 한 카드 복제기술과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있지만 금융당국과 은행권이 서로 책임미루듯 소극적으로 대처하고 있어서 피해를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이달 초까지 서울 선유도지점과 이대 후문 자동화점포 등 시중은행 점포 2곳의 ATM에서 고객 정보 300여건이 유출됐다. 금전적 피해액은 800만 원가량으로 파악됐다.
범인들은 토요일 아침 자동화 코너(무인점포)의 ATM 카드 투입구에 셀로판테이프처럼 붙이는 형태의 카드 정보 복제기를 설치한 뒤 일요일 오후에 수거해 가는 수법을 이용했다. 감시가 비교적 느슨한 주말을 범행 시기로 이용한 것이다.
특히, 이번에 사용된 카드 정보 복제기는 눈여겨보지 않으면 육안으로 식별할 수 없을 정도였다.
사건 발생 직후 이 은행은 ATM 전수 조사를 실시하고 복제 사건이 발생한 것과 같은 기종의 기기들에 대해서는 모두 거래를 중지시켰다. 이 은행은 범인들이 인출해 간 금액에 대해서는 배상조치할 예정이다.
해당 은행 측은 "범인들이 대만에서 ATM을 이용해 돈을 빼내는 과정에서 부정거래방지시스템(FDS)을 통해 의심스러운 거래가 발생했음을 인지하고 곧바로 피해 카드의 사용을 중지시켰다"며 "해당 고객과 금융감독원에도 이 사실을 알렸다"고 밝혔다.
앞서 올 2월 첫 사고가 발생한 이후 금융감독원과 은행연합회, 은행이 참여한 TF가 진행 중이다. 일단 단기 대책으로 오는 8월까지 ATM 카드 투입구 교체를 진행 중이다. 사고를 당한 은행들은 교체 작업에 적극적이지만, 그렇지 않은 은행은 소극적이어서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란 비판이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