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과 엘리엇 분쟁 쉽게 안끝난다…장기전 양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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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승계 작업 뒤흔드는 뇌관으로 부상할 수도

 

삼성그룹과 미국계 헤지펀드인 엘리엇매니지먼트간 경영권 분쟁이 장기전 양상으로 번질 조짐이다.

엘리엇이 여전히 단기 시세차익을 노린 '먹튀'일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시간이 흐를 수록 삼성물산 합병법인에 대한 경영 간섭을 위한 포석을 놓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삼성vs엘리엇 단기 승부 안날 듯

전문가들은 양측의 승부가 장기전이 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엘리엇과 삼성의 분쟁이 합병 과정에서 잡음을 일으켜 시세차익을 노린 단기전이 아닌 소송과 경영 간섭 등 셈법이 복잡한 다툼으로 확전되고 있어서다.

엘리엇은 지난 9일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낸 합병 결의 주주총회 결의 중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내달 17일 개최될 임시 주주총회에서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안을 결의하지 못하게 해 달라고 법원에 요청한 것이다.

엘리엇은 가처분 시청 배경에 대해 "제일모직과 합병안이 명백히 공정하지 않고 삼성물산 주주들의 이익에 반한다"면서 "주주들의 이익을 보호하려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분쟁의 목적이 삼성물산 주주가치 제고임을 한껏 강조해 우군을 결집하려는 시도로 분석된다.

자본시장연구원 황세운 자본시장실장은 "엘리엇이 이번 사태를 주도적으로 끌고 갈 수 있다는 것을 대외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엘리엇 쪽에 동조할 수 있는 세력이 확대될 가능성이 더 커졌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노림수란 관측도

엘리엇의 움직임과 관련해 국내 최대 기업인 삼성전자 경영권 분쟁을 타깃으로 하고 있다는 관측도 나왔다.

업계의 다른 관계자는 "엘리엇 측이 삼성전자 지분을 일정 부분 취득한 후에 다른 외국인과 연계해 배당확대, 이사진 교체, 회계장부 열람, 임시주총 소집 등 다양한 요구를 하며 삼성을 압박할 수 있다"면서 "사상 초유의 삼성전자 경영권 분쟁을 노리는 포석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에 경영권 분쟁이 일어나면 삼성전자의 주가가 올라가고 삼성전자 지분(4.1%)을 가진 삼성물산의 위상이 더 강화되는 만큼 삼성물산 3대 주주인 엘리엇의 입지도 더 커질 수 있다는 게 '노림수'인 셈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 초 정기주총 때만 해도 작년 말 기준으로는 엘리엇이 주주명부에 없었던 정황에 비춰 지난 3월부터 삼성물산 지분을 산 걸로 볼 수 있다"며 "삼성이 지배구조 개편과정에서 오너 일가의 이익을 위해 주주가치를 훼손시켰다는 명분으로 공격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사전에 알고 있었던 듯하다"고 분석했다.

◇시세차익 보고 떠날 가능성도 여전

시장에선 엘리엇이 경영 간섭을 하다가 어느 순간 시세차익을 챙기고 떠날 것이란 의견도 적지 않다.

시세차익을 챙길 수 있는 방안은 다양한 시나리오가 제기된다.

우선 투자자-국가 간 소송(ISD) 카드를 통해 합병비율(1대0.35)을 유리하게 조정하고 차익을 챙기는 방법이 거론된다.

ISD는 해외 투자자가 투자대상 국가의 법령이나 정책으로 피해를 볼 경우 국제중재를 통해 손해배상을 받도록 한 분쟁해결 제도다.

자유무역협정(FTA)이나 투자보장협정(BIT) 체결 내용에 포함돼 국내법보다 우선한다.

특히 합병 비율 산정의 기준이 자산기준으로 돼 있는 다른 국가와 달리 국내에선 주가 기준으로 돼 있는 자본시장법을 문제로 삼을 수 있다는 해석이다.

이외에도 삼성그룹에 프리미엄을 붙여 블록딜을 요구할 것이라는 등 다양한 예측이 나오고 있다.

삼성물산은 주주들의 설득 작업을 통한 우호 지분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엘리엇의 공세를 방어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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