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새정치민주연합 메르스대책특위 전문가 좌담회에 추미애 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윤창원 기자)
새정치민주연합 메르스대책위는 4일 전문가 간담회를 열고 메르스 확산과 관련한 정부의 대책이 안이하고 무능하다는 점을 부각하며 연일 질타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실제 겪는 고충을 전하며 메르스 환자 입원 병원에 대한 정보공개와 장비 지원 등을 촉구했다.
대책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추미애 의원은 "안보의 마지막 보루라고 할 수 있는 군부대까지 메르스가 진입했다"며 "15일 지나도록 아무런 대책 세우지 않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목희 의원은 보건복지부뿐 아니라 다른 국가기관간의 연계를 주장하며 "행자부, 검찰, 법무부 이런데서 협력 얻고, 지자체의 단체 협력을 얻었으면 확진환자들이 금방 파악이 됐을 것이고, 그 분들 동의얻어 격리했으면 이런 상황까지 안 왔을 것이다"고 지적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현장에서 의료진들이 느끼는 장비부족 등의 고충과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오해를 풀기 위해서라도 정보공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추문진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자가 격리대상 등 메르스와 관련한 정보가 공유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오명돈 서울대 감염내과 교수 역시 "지금 방역 과정을 보면 국민들은 이미 심리적인 저지선이 무너져있는 상태다. 심리적인 공황 상태가 확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정부는 분명하고 정확한 정보공유를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정보공개 주장을 뒷받침했다.
강청희 대한의사협회 부회장도 "환자발생 초기에 의료인과의 정보공유가 전혀 없었다. 격리대상자가 누군지 알아야 의심하고 진료를 해 초기에 발견할 텐데 그런 부분이 누락되면서 이런 사태가 벌어졌다. 하루빨리 모든 정보가 공유돼야 한다"고 말했다.
의료진의 장비부족과 환자를 수용할 수 있는 시설 부족 등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한 인프라 부족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이진석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은 "메르스환자와 일반호흡기 질환환자들이 뒤섞여 여러군데 흩어져서 진료를 받는 것 자체가 굉장히 큰 위험요인"이라며 "추가발생을 대비해 환자들을 구분해주고 한 기관에 모두 모여 진료하는 등의 진료기관 대책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의료진이 스스로를 보호하고 할 수 있는 보호 장비가 부족하고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했을 때 상호간 감염을 막기 위한 마스크도 구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김지홍 대한의사협회 대외협력이사는 "메르스 신고전화를 질병관리본부에서 하는데, 우리가 궁금한 것이 있어 전화를 했는데 계속 연결이 되지가 않았다.보건소는 6시 이후엔 아예 전화를 받지 않았다"며 "긴급 국가재난 관련 콜센터를 보충하고 신고 의심환자들을 신속히 격리해야 한다"고 토로했다.
이재갑 한림의대 감염내과 교수는 "가장 황당한 건 국가지정격리병원은 작년 에볼라바이러스 때문에 보호장구 착용 교육이 이뤄졌지만, 일반병원은 보호 장구 몇십개 던져주고 어떤 지침도 전달한 적이 없다는 것"이라고 불만을 털어놨다.
전문가들은 또 우리의 방역 체계가 신종 전염병 예방에 뒤떨어진다는 점도 지적했다.
오명돈 교수는 "우리나라 방역체계는 글로벌리제이션(세계화)이 되기 전에 만들어진 시스템"이라며 "우리 정부당국이 이 병의 발생을 파악한 건 5월20일이고 그 전의 방어는 1차로 의료기관에서 맡았다.1차 방어선이 뚫려 많은 환자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1차 방어선을 글로벌리제이션 수준으로 올리기 위한 각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