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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베스트 부실인수' 강영원 소환…최경환 개입 규명은 힘들 듯(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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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MB) 정부의 대표적 자원외교 비리로 꼽히는 하베스트사(社) 부실 인수 의혹을 받는 강영원(64)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이 1일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박종민 기자)

 

이명박 정부 당시 자원외교 최대 실패작으로 꼽히는 '하베스트 부실인수'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강영원 전 한국석유공사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에게 사실상 무리한 인수를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최경환 부총리의 개입 의혹에 대해서는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1부(임관혁 부장검사)는 1일 오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배임 혐의로 강 전 사장을 소환해 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강 전 사장은 지난 2009년 10월 캐나다 정유회사인 하베스트와 부실 계열사인 날(NARL)을 인수해 석유공사 측에 손실을 입힌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석유공사는 하베스트를 인수하면서 업체의 요청에 따라 계열사인 '날'을 시장가격보다 3133억원 가량 비싸게 사들였고 지난해 날을 되파는 과정에서 총 1조3371억원의 손실을 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출석한 강 전 사장을 상대로 하베스트와 부실계열사인 '날' 인수 과정을 집중 조사하고 있으며 특히 강 전 사장이 당시 부실한 정황에 대해 이사회에 충분히 보고를 했는지, 개인적인 사익 추구 목적은 없었는지 등을 캐묻고 있다.

그동안 검찰은 강 전 사장의 귀국 전후로 하베스트 인수가 급하게 결정된 점, 인수 후 강 전 사장에 대한 정부기관장 평가가 급등한 점이 미심쩍다고 보고 수사를 진행해왔다.

검찰에 따르면 2009년 10월 14일 하베스트사가 석유공사 측에 계열사인 '날'까지 인수할 것을 요구하면서 인수협상이 결렬됐다.

당시 석유공사는 하베스트 뿐 아니라 비슷한 규모의 콜롬비아 자원개발 회사인 '퍼시픽루비알레스' 인수도 동시에 추진하고 있었지만, 강 전 사장이 나흘 뒤 귀국하면서 2009년 10월 21일 하베스트와 '날'을 인수하는 것으로 결정이 내려졌다.

검찰은 최근 석유공사 관계자들로부터 "협상이 결렬됐을 때 다수 석유공사 관계자들은 하베스트와 동시에 추진했던 루비알레스사 인수를 대안으로 생각하고 있었다"는 당시 결정과는 상반된 분위기를 담은 진술을 확보했다.

검찰은 강 전 사장이 인수 전년도인 2008년 기획재정부의 기관장 경영평가에서 C등급(보통)을 받았던 것에서 하베스트 인수 결정 후 2009년도 평가가 B등급(양호)을 받는 데도 이같은 정황이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고 있다.

석유공사도 경영실적 평가에서 A등급(우수) 평가를 받았다.

검찰 관계자는 "국민의 세금으로 자원개발 사업을 하는 공공기업의 장으로서 준수해야 할 과정이나 절차를 거쳐 개인적 사익 추구 없이 국가를 위해 최선이라고 판단해 결정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며 "유사 사례가 재발되지 않는 것도 수사의 목적"이라고 말했다.

앞서 감사원은 지난 1월 석유공사에 대한 경영관리실태 감사 결과 석유공사의 캐나다 하베스트사 인수가 부적절했다며 강 전 사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12일 석유공사 울산본사와 강 전 사장의 자택, 석유공사의 인수 자문사였던 메릴린치 서울지점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후 검찰은 석유공사 관계자들을 불러 석유공사가 날을 인수하게 된 배경을, 메릴린치 서울지점 관계자를 상대로 하베스트 측에서 제공한 수치를 실사없이 인용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각각 조사를 진행했다.

검찰은 다만, 메릴린치 서울지점의 경우 본사 측에서 넘겨받은 자료를 토대로 인수를 추진한 만큼, 관여 정도는 크지 않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본사 측에 관련 자료만 요청한 상태다.

이에 따라 서울지점에 근무한 MB정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의 아들도 수사 대상으로 삼기에는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아울러 검찰은 당시 지식경제부 장관이었던 최경환 경제부총리의 사실상 지시가 있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입증할 근거가 부족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앞서 강 전 사장은 지난해 5월 "인수계약은 석유공사의 독자적인 판단과 능력에 따라 체결된 것이 아니다"며 최 부총리의 책임을 언급했다.

강 전 사장은 당시 "계약진행 상황을 설명하고 어려움을 토로하자 최경환 장관은 '하베스트 하류(정유시설)까지 포함해 열심히 해보자'고 지시해 인수계약을 최종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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