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과반은 일본을 '군국주의 국가'로, 일본인 과반은 한국을 '민족주의 국가'로 각각 인식하는 것으로 여론조사 결과 나타났다.
동아시아연구원(EAI)과 일본 시민단체 '언론 NPO'는 29일 도쿄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5월 실시한 한일 공동 여론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고 발표했다.
상대국의 사회·정치체제의 성격에 대해 3가지를 택할 수 있도록 한 조사에서 한국 응답자 56.9%가 일본에 대해 '군국주의'를 꼽았고, 34.3%는 '패권주의'를 택했다. '민주주의'라는 응답은 22.2%에 그쳤다.
이 같은 결과에는 한국 언론을 통해 전해진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우경화 행보에 대한 한국민의 반감이 투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한국에 대해 일본 응답자 중 55.7%가 '민족주의', 38.6%가 '국가주의'를 꼽았고, '민주주의'를 택한 사람은 14%에 불과했다.
또 복수 응답 조사에서 한국 응답자 58.1%는 일본을 '군사적 위협 국가'로 꼽았으며, 한일간 군사 분쟁의 가능성이 있다고 답한 사람도 37.8%에 달했다. 군사분쟁 가능성의 경우 9.3%에 그친 일본 측 조사결과에 비해 훨씬 높았다.
상대국에 대한 인상에서 한국 응답자 72.5%, 일본 응답자 52.4%가 각각 '좋지 않다'고 답했다.
일본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진 한국인은 15.7%, 한국에 대해 좋은 인상을 가진 일본인은 23.8%였다.
하지만 한국인 87.4%, 일본인 65.3%는 각각 일본, 한국이 중요하다고 응답했다. 아울러 정상회담의 필요성에 대해 일본인 81.5%, 한국인 86.8%가 '필요하다'는 쪽이었다. 다만 한국인 69.9%, 일본인 43.5%가 '필요하지만 서두를 필요는 없다'고 답했다.
일본 총리의 야스쿠니(靖國) 신사 참배에 대해 한국인의 64.6%는 '어떤 경우든 해서는 안 된다'고 답한 반면, 일본인은 70.4%가 '문제될 것이 없다'거나 '개인 자격의 참배라면 상관없다'고 답해 대조를 이뤘다.
한국 측 여론조사는 4월 17일부터 5월 8일까지 전국의 19세 이상의 남녀를 대상으로 조사원에 의한 면접 방식으로 실시됐다.
일본 측 조사는 4월 9∼30일 전국의 18세 이상 남녀(고교생 제외)를 대상으로 방문한 조사원이 질문서를 맡긴 뒤 추후 회수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