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오전 총기사고가 발생한 서울 내곡동 송파.강동 예비군 훈련장에서 초병과 군 관계자가 출입통제를 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통제관이 귀마개를 쓰고 있던 제 어깨를 두드리면서 ‘빨리 대피하라’고 해서 사로를 벗어나 언덕 아래로 내려갔죠. 그제야 사건이 터진 걸 알았어요.”13일 서울 내곡동 예비군 동원훈련장에서 발생한 총기난사 사건 당시 오른쪽 사로에서 사격을 하고 있었던 예비군 A씨는 CBS노컷뉴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긴박했던 상황을 이렇게 증언했다.
사격훈련은 20명이 좌우 사로에서 각 10명씩 진행했는데 우사로에는 그가, 좌사로에는 총기를 난사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최모(23)씨가 있었다.
맨 왼쪽 사로에 있었던 최씨는 자신의 뒤쪽과 오른편 2, 3, 4, 5사로에 있던 예비군을 향해 소총을 발사했는다.
A씨는 "좌우 사로 사이에 통제관의 지휘소가 있어 무사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당시 목격한 상황에 대해선 “전 옆드려 쏴 자세에서 10발을 다 쏜 뒤 대기하고 있었는데, 왼사로는 잘 보이지 않고 귀마개까지 쓰고 있어 아무 말도 듣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사건 발생 직후 통제관의 대피 명령을 듣고서야 사로 밖으로 나왔고, 사격장 언덕 아래에서 대기하던 중 사건을 들은 것이다.
‘최씨가 총기를 난사하기 전 “강남구 선착순 다섯명”이라고 외쳤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도 “사격하는 예비군들은 귀마개를 썼고, 뒤에 있던 부사수도 모두 시끄러우니까 귀를 막고 있었을 것”이라면서 “그런 말을 들었다는 사람은 못봤다”고 전했다.
사격장에 소총 총구를 고정시키는 장치가 있었다는 증언도 내놨다.
A씨에 따르면, 예비군들은 입소 당시 지급받은 각자의 K-2소총을 들고 사로에 들어와서 ‘엎드려 쏴’ 자세를 취했다.
바닥에는 총구를 끼울 수 있는 구멍이 있었고, 소총의 어깨끈고리를 일종의 쇠고랑 같은 것에 고정시키면 총구를 함부로 돌려 쏠 수 없도록 한 구조였다.
이어 실탄 10발이 든 탄창을 지급받은 뒤 통제관의 지시에 따라 각자 사격을 했다는 게 A씨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