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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작렬] '좌고우면' 않겠다던 검찰 흔들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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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4주째를 지나고 있는 ‘성완종 리스트’ 검찰 특별수사팀이 분기점에 서 있는 듯 하다. 4.29 재보선에서 압승을 거둔 청와대와 여당이 딴지를 거는 것 같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에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지난달 16일 청와대에서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와 회동을 하면서 했다는 얘기가 떠돌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사건에는 여당 뿐 아니라 야당도 연루된 것 같으니 너무 확대되지 않기를 바란다는 취지의 말이 있었다는 것이다. 여당의 대선자금 수사가 쟁점이 될 경우 야당까지 사정권에 넣어서 판을 흔들 수 있으니 적당히 하라는 뜻이라고 한다.

‘성완종 리스트’ 8인 중 이완구 전 총리나 홍준표 경남지사 선에서 마무리되고 홍문종 의원이나 유정복 인천시장, 서병수 부산시장 등 지난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후보 캠프 핵심 관계자들로 사건이 확대되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대선자금과 관계 없는 이 전 총리의 선거자금이나 홍 지사의 경선자금 의혹을 수사하는 것은 양보할 수 있지만 대선자금으로 확산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박 대통령은 이같은 의사를 공개적으로 이미 여러 차례 밝혔다. 박 대통령은 4일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 모두발언을 통해 “이번 사건은 과거부터 지속돼 온 부정과 비리, 부패를 척결하는 정치개혁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며 사건 초기부터 했던 말을 되풀이했다.

앞서 박 대통령은 재보선 전날인 지난달 28일에는 “어느 누가 이 사건에 연루됐던 간에 부패에 대해서는 국민적인 용납이 되지 않을 것”이라며 “반드시 과거부터 내려온 부정과 비리, 부패 척결을 해서 새로운 정치개혁을 이뤄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성완종 리스트’에 대한 수사가 박근혜정부의 전현직 인사와 대선자금으로 갈 수 밖에 없다면 ‘부패척결’과 ‘정치개혁’을 명분으로 과거와 야당도 탈탈 털 수 있다고 경고한 셈이다.

홍준표 지사가 지난 3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다른 분들은 정치세력이 뒷받침되지만 나는 나 홀로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 밖에 없다”고 밝힌 점도 이같은 상황에 대한 푸념으로 볼 수 있다. 친박은 보호 받지만 자신은 박 대통령의 측근이 아니기 때문에 희생양으로 내쳐지고 있다는 항변으로 읽힌다.

새누리당에서 들리는 또 다른 얘기는 지난 4.29재보선 결과와 수사를 연결하는 것이다. 새누리당이 압승을 거둔 4.29재보선을 통해 민심의 소재가 여당에 있다는 것이 확인된 만큼 수사팀이 지나치게 나가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수사팀이 민심을 거슬러가며 여권인사들을 향해 수사를 할 만한 동력이 있겠느냐는 기대 섞인 전망이 깔려 있다.

그렇다면 이에 대한 수사팀의 생각은 어떨까. 청와대와 여당의 생각에 일일이 대응하지 않고 수사 논리로만 간다는 것이 수사팀의 공식입장이다. 다만 참고할 만한 과거의 발언이 몇 가지 있다.

검찰 특별수사팀 문무일 팀장은 지난달 13일 수사에 착수하면서 “일체 좌고우면하지 않고 수사하겠다”며 “검사로서 가져왔던 양심을 지켜나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동시에 ‘성완종 리스트가 아닌 인사들로 수사가 확대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는 “수사 진행에 따라 일체 막힘 없이 진행할 것”이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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