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경남도지사 (사진=윤창원 기자/자료사진)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검찰의 소환을 앞두고 있는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이번에는 페이스북에 "팻감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내비치며 장외 여론전을 계속하고 있다.
앞서 고 성완종 전 회장이 남긴 메모지는 증거물이 되지 않는다며 일방적인 법리 주장을 했던 홍 지사는 이번에는 인터넷상에 자신의 상황을 바둑에 비유하는 글을 남겼다.
홍 지사는 3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20여 년 전 선거법 위반 재정신청 사건에서 나는 팻감으로 사용된 적이 있다"며 "한보청문회 때 고 김학원 의원이 박경식씨를 신문하면서 나를 팻감으로 야당에 넘겨주면서 나에 대한 재정신청사건을 받아들였다고 밝힌 일이 있다. 이것은 국회 속기록에도 남아있다"고 말했다.
검찰 특별수사팀(팀장 문무일 지검장) 수사를 바둑의 패싸움에 비유하며 자신을 팻감이라고 지칭한 것이다.
이어 홍 지사는 "성완종 사건에서 나를 수렁에서 건져줄 사람은 나밖에 없다"며 "다른 분들은 정치세력이 뒷받침되지만 나는 홀로 실체적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기 때문에 고심할 수밖에 없다. 이번에는 팻감으로 사용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사진=홍준표 페이스북 캡처)
그러면서 "결국 진실은 밝혀질 것이다. 소나기가 그치면 해가 뜬다. 무지개도 뜬다"면서 검찰 소환조사를 앞둔 심경을 나타냈다.
홍 지사는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성 전 회장 측으로부터 1억원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특히 홍 지사에게 돈을 건넨 것으로 알려진 윤승모 전 경남기업 부사장이 "1억원 전달은 사실"이라는 취지로 언급해 성완종 리스트에 오른 8인 중 금품 수수 정황이 비교적 뚜렷한 상황이다.
검사 출신인 홍 지사는 페이스북의 '팻감' 언급 외에도 출근길 기자들과 만나 여러차례 민감한 발언을 하며 여론전을 해왔다.
홍 지사는 지난달 말 "성 전 회장이 자살하면서 쓴 일방적인 메모는 반대심문권이 보장돼 있지 않기 때문에 증거로 사용하기 어렵다"고 말하는 등 검찰과의 수싸움을 펼쳐왔다.
이에 대해 검찰 특별수사팀은 지난 2일 윤씨를 상대로 성 전 회장으로부터 돈을 받아 홍 지사 측에 건넸는지, 구체적 정황은 어땠는지 등을 강도 높게 조사하고 이날 새벽 귀가시켰다.
검찰은 2011년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캠프에서 요직을 수행한 인물과 보좌관 및 회계 조직 총괄 인사 등을 이번주에 잇따라 불러 금품수수 혐의를 집중 조사할 예정이다.
홍 지사는 이르면 이번주 후반에 검찰에 소환될 것이라는 예측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