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시간 랭킹 뉴스

"비겁하다" vs "말석검사" 박상옥 청문회 여·야 공방

노컷뉴스 이 시각 추천뉴스

닫기

- +

이 시각 추천뉴스를 확인하세요

이부영 "굳이 왜 대법관 하려고 하느냐" 안상수 "박 후보자는 무관"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 (윤창원 기자)

 

박종철 고문 치사사건의 담당 수사검사 이력을 이유로 야당과 시민단체로부터 자진사퇴 압박을 받았던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7일 열렸다. 인사청문요청서가 국회에 제출된 지 72일만이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는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 축소·은폐에 박 후보자가 관여했는지가 핵심 쟁점이었다.

야당측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수사를 맡을 당시 고문’에 가담한 고문 경관이 이미 구속된 두 사람 외에 추가로 세 사람이 더 있는것을 알면서도 이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질의에 나선 새정치민주연합 박완주 의원은 "사건에 대한 적극적인 수사 의지가 없던 것이 분명하다"며 "96번에 걸쳐 강진규(당시 고문경관)한테 질의를 하면서 '공범이 있는지'를 단 한 번도 물은 적이 없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최민희 의원은 "검찰 관계자 67%가 검찰 수사 중 가장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건이 박종철 고문치사 은폐조작사건"이라면서 "검찰이 수사하는 과정에서 1차, 2차, 3차, 3-1차, 3-2차 이렇게 하는 일이 흔한가"라며 검찰의 부실수사를 지적했다.

반면 여당 의원들은 박 후보자가 말석검사로서 사건에 주도적으로 개입할 위치에 있지 않았다며 엄호에 나섰다.

새누리당 민병주 의원은 "당시 신창언 주임검사가 수사의 핵심사안을 결정하고, 이 사건의 책임 지는 책임검사라고 할 수 있다. 최종 책임은 주임검사에 있지 않느냐"며 박 후보자의 관여 정도가 적었음을 강조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 출석한 증인과 참고인들의 주장도 엇갈렸다.

당시 수사검사였던 안상수 창원시장은 증인으로 출석해 박 후보자와 자신이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을 부각했다.

안 시장은 "당시 진실을 파헤치려고 엄청 노력했다. 박상옥 검사나 저도 공범 더 있는지 엄청나게 수사했다"며 "그 분들(고문경관) 전문가들이었다. 대공분실의 요원들이다. 그 사람들을 우리한테 주어진 3~4일 시간내에 밝힐 수 있겠나"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박상옥 후보자는 은폐·축소와 관련될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옹호했다.

하지만 당시 영등포구치소 수감 중 고문 공범의 존재 등을 외부에 알린 이부영 전 의원은 박 후보자가 공범의 존재를 알았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전 의원은 청문회에서 당시 경찰청 대공수사단 단장과 간부들이 두 경찰관을 찾아 "안심하라. 우리와 얘기한대로 검찰 취조에 응하라"면서 "1억원씩 든 통장 2개를 내놓고 너희 가족도 뒤에서 다 돌봐주겠다. 집행유예로든 가석방으로든 빨리 빼주겠다고 회유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이에 대해 두 경찰관이 "주범이 아닌데 왜 우리를 집어넣느냐. 세 사람이 있지 않느냐"며 "우리 자식들까지 살인고문자로 찍혀서 누명을 쓸텐데 억울하다. 우리가 죄를 다 지고 갈 수는 없다"고 저항해 회유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증언했다.

이 전 의원은 그러면서 박 후보자가 대법관으로서 부적절하다는 점을 피력했다.

그는 "이런 정황이 당시 '관계기관 대책회의'를 통해 검찰 수사팀에 전달되지 않을 수 없다"며 “대법관은 말과 정의로만 대한민국 질서 바로잡는 곳이다. 대법관 자리에 왜 고문수사은폐 조작의 혐의를 받는 분이 그 자리를 가야하느냐"고 토로했다.

참고인으로 출석한 박종철 열사의 형 박종부씨는 검찰도 사건 은폐에 일조했다고 주장했다.

박 씨는 "어쩔 수 없었던 상황에서 최선을 다했다 하더라도 그 당시에 그 엄혹한 시기에 자기의 목숨을 내걸고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교도관 두 분도 있다"며 " 정의롭지 못한 검찰 조직이었기 때문에 그와 같은 사건이 지속됐고, 그 당시 밝혀지지 못했던 부분들 때문에 지금 이와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호소했다.

이에 대해 박 후보자는 수갑을 채우면 물고문은 혼자서도 가능하다며 추가로 3명의 공범이 더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박 후보자는 "결박을 하거나 수갑을 채우면 혼자서도 (물고문을)할 수 있다. (고문 경관 조한경, 강진규) 두 사람의 얘기도 두 사람으로 가능하다고 했다"고 주장했다.

박 후보자는 야당 의원들의 집중 추궁에 "1차 수사 때 경찰의 조직적인 사건 축소.은폐를 간파하고 파헤쳐 조기에 진상을 규명했으면 유족을 포함한 많은 국민이 충격을 받지 않았을 상황이 있었다"며 "결과적으로 그 점에 대해선 검사로서 그런 능력이 주어지지 못한 데 대한 스스로의 질책과 안타까운 마음"이라고 고개를 숙였다.

0

0

오늘의 기자

실시간 랭킹 뉴스

상단으로 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