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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인한 세월호 "딸 잃은 뒤 생리 끊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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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가족 신체질환 첫 실태조사 해보니…

다음주면 세월호 1주기다. 세월호 가족들은 세월호 특별법 시행령이 잘못 만들어졌다며 지난주부터 다시 거리로 나와 농성을 벌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그만 좀 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과연 우리는 세월호 가족들의 처지를 얼마나 이해하고 있을까?

CBS노컷뉴스는 3월 2일부터 지난주까지 안산에 체류하며 20명의 세월호 유족을 어렵게 심층 인터뷰했다. 또 세월호 참사 이후 처음으로 세월호 실종자 가족과 유족 152명을 대상으로 건강 및 생활실태를 조사했다. 이를 바탕으로 세월호 가족들에 대해 몰랐던 사실을 2주간에 걸쳐 독자들에게 충실히 전달해 드릴 예정이다. 세월호 유족들이 아직까지 저럴 수 밖에 없는 이유가 무엇인지 조금이라도 더 헤아리기 위해서다. [편집자 주]

세월호 참사 1년, 유가족들도 침몰 중
▶ 잔인한 세월호 "딸 잃은 뒤 생리 끊겨"
▶ "난 치료받을 자격 없어" 세월호 가족의 한탄
▶ [세월호 육성] "가슴에 빨간약이라도 바르고 싶어"
▶ [세월호 육성] 절대 못죽는 세월호병을 아시나요?"


(사진=박종민 기자/자료사진)

 

세월호 참사 이후 세월호 가족은 집이 5개가 더 늘었다. 안산 분향소, 팽목항 분향소, 광화문 광장, 거리, 법원, 원래 살던 집까지 6개다.

이들은 이 6개 집을 전전하며 풍찬노숙중이다. 이러다보니 건강에도 위험신호가 켜진지 오래다.

특히 1년이 다 되도록 바다 속 가족을 건져 올리지 못한 실종자 가족들의 몸뚱어리는 산송장이나 마찬가지다.

허다윤 양의 어머니 박은미 씨의 말이다.

"이쪽은 청력을 잃었는데 신경이 마비되면서 이명이 엄청나게 커요. 귀가 터질 거 같이 그런 고통이 있어요 고막이 막 불어나는 거처럼… 그러니까 몸에 힘이 빠져서 앉아 있는 것도 힘들고 걷는 것도 힘들고 그렇게 되네요. 무조건 누워있어야 해요. 집에 가면 운동도 할 수가 없고 그러니까 몸이 더 안좋아지나 봅니다. 그리고 뇌에 종양이 있고, 신경섬유종이라고 신경에 종양이 나는 거예요. 생리도 아예 끊겨버렸어요. 사고 나고 나서 딱 두 달 있다가 끊겨버렸으니까."

이런 다윤 엄마를 지키고 있는 남편 허흥환 씨는 살얼음판을 걷고 있는 기분이라고 한다.

그는 "(아내가) 찾기 전에 정신 줄을 놓을까봐 그게 제일 염려가 된다"고 했다.

 

◇ 세월호 유족, 스트레스성 신체질환 두드러져

이처럼 세월호 가족들의 건강상태도 파멸의 길을 걷고 있다.

CBS노컷뉴스와 안산정신건강트라우마센터(온마음센터)가 공동으로 세월호 가족 152명의 건강실태를 조사한 결과 소화불능, 만성두통 등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았다.

질환별 응답률은 소화기계질환 64.5%, 근골격계질환 52.6%, 치과질환 41.4%, 만성두통 40.1%, 피부질환 29.6%, 고혈압 22.4% 순이었다.

불면증을 호소하는 유족들도 적지 않았다.

세월호 유족 고영희(43) 씨의 얘기다.

"잠을 못자고 저 같은 경우에는 불면증도 왔어요. 불면증도 왔는데 제가 요 며칠은 좀 잤습니다만. 그래서 신경정신과 치료도 받고 있어요. 지금은 정신과 약도 복용하고 있습니다. 그걸 안 먹으면 잠이 안 와요. 그런데 가끔 안 먹어보려고 노력하는데 안 먹게 되면 그냥 한 시간? 두 시간? 자려고 노력하면 더 잠이 안 옵니다. 그래서 하는 게 인터넷 보고 세월호 밑에 답글 달려 있으면 안산 합동 분향소에 직접 가서 보고 얘기하라고 하고. 또 제가 집에서 잊어버리려고 뜨개질을 하고 있어요. 수세미를 몇 백 개 떠서…"

◇ 체중, 식사량 줄어들어…"음식 보면 아이 생각나서"

가족들의 건강악화는 식사를 제대로 못하고 있는 상황과도 관련이 있어 보인다.

이번 건강실태조사에서도 응답자의 69.1%가 세월호 참사 이후 체중이 감소했다고 답했다.

식사량 감소 이유에 대해 응답자의 34.8%가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돼서'라고 답했고 28%는 '음식을 보면 아이 생각이 나서'라고 답했다.

온마음센터 김수진 전문의는 "소화기계 질환, 두통, 근골격계 질환 등에서 유병률이 높게 나왔다"며 "이 세 가지가 대표적인 스트레스성 신체질환이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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