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사진)
18대 대선에서 맞붙었던 박근혜 대통령과 새정치민주연합의 문재인 대표가 17일 오후에 청와대에서 회동을 한다. 대선 이후 2년여 만에 공식석상에서의 만남이다.
지지율 회복 국면에서 야당과 ‘소통’을 한다는 메시지를 주려는 박 대통령과 야당의 존재감을 부각시키려는 문 대표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문 대표로서는 청와대 회동에 들러리를 섰다는 평가를 받지 않기 위해서는 '쓴 소리'를 통해 야당의 존재감을 드러내면서도 '발목잡기' 인상을 주지 않으려면 정부 여당에 협조하는 모습도 보여야 한다. 대립과 협력의 절충점을 찾아야 하는 문 대표가 이날 회동에서 어떻게 대처해 나갈지가 관건이다.
이번 회동은 집권 3년차를 맞은 박 대통령에게는 국정동력 회복에 영향을 줄 수 있고, 당 대표 취임 한 달 '무난했다'는 평가를 받는 문 대표 입장에서는 체제를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이번 회동 결과가 향후 정국 흐름을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중동 4개국 순방 결과를 설명하고 경제 활성화와 공무원 연금 개혁을 포함한 4대 구조개혁을 위한 정치권의 초당적인 협력을 당부할 예정이다.
‘경제, 안보 영수회담’을 제안하기도 했던 문 대표는 청와대 회동에서 ‘경제’와 ‘안보’에 대해 야당의 메시지를 전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경제와 관련해서는 박근혜 정부가 주장하는 ‘경제 활성화’ 보다는 서민 경제 회복을 위한 소득주도 성장론으로의 기조변화를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
회동을 하루 앞둔 16일 문 대표는 최고위 회의에서 “내일 청와대에서 회동이 있다”며 “문제는 경제다. 우리 경제가 더 깊이 병들기 전에 기조의 대전환이 있어야 된다는 점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당 관계자들은 소득주도성장의 한 방안으로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최저임금 두 자릿수 인상을 적극 주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문 대표 측 관계자는 “야당의 당수, 제 1야당의 대표로서 야당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며 “협조할 수 있는 건 협조하되 지적할 부분은 지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외에 전월세 난 대책과 관련해 전·월세 상한제와 계약갱신청구권제 도입 등을 요구할 예정이지만 여야 이견이 뚜렷한 법인세 인상 필요성에 대해서는 첫 회동인만큼 언급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
안보와 관련해서는 경색된 남북관계를 풀기 위한 남북 정상회담과 특사 파견 등을 제안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최근 여당을 중심으로 일고 있는 미국의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인 사드(THAAD·사드) 한반도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문 대표가 먼저 대화를 꺼내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당의 한 관계자는 “이미 청와대가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상황에서 야당이 굳이 이야기를 꺼내 여당의 이슈몰이를 도울 필요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날 회동의 성공 여부는 결국 박 대통령에 달려 있다는 관측도 있다. 집권 3년차에 성과를 내야 하는 박 대통령이 야당의 요구에 협조하는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문 대표 역시도 이전의 야당 대표들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가능성도 크다. 중도층을 끌어안으려는 문 대표가 청와대와 협력하는 이미지를 보여줄 수도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공무원연금개혁과 관련해 문 대표의 협력을 요청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