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교육감 중2 특별수업. 성공적.
- 교육정책은 교실로부터 시작되어야.
- 기간제 교사 감축한 경기도, 교장 교감 수업참여 권유.
- 교장 교감 30% 수업참여하면 좋을 것.
- 세월호 1주기 앞두고 가칭 '4.16 단원 장학재단' 준비 중.
- 소액 다수 기금으로 500억원 모으는 것이 목표.
- 트라우마 남은 단원고 학생들, 세심한 배려 필요해.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3월 4일 (수)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 정관용> 경기지역 학교에서는 이번 달부터 교장, 교감 선생님도 수업에 참여하게 되죠. 의무는 아니고 자발적 의사에 따라 시행되는데 교장, 교감의 수업 참여를 제안한 이재정 경기도 교육감. 오늘 수원의 한 중학교에서 직접 첫 수업을 가졌다고 그럽니다. 첫 수업 소회 또 교육 현안에 대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교육감님 나와 계시죠?
◆ 이재정> 네, 안녕하세요?
◇ 정관용> 오래간만에 수업하셨겠네요. (웃음)
◆ 이재정> 아니, 처음이죠. 중학교 교실에 들어가서 한 건 처음입니다.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니까 교육감이 들어가서 또 수업한 것도 처음이라고 그런 얘기하더라고요. 잘 모르겠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 교육감께서도 대학에서 강의는 오래하셨지만 직접 중학교, 고등학교 이런 데서는 처음이시다?
◆ 이재정> 그렇습니다. 대학에서는 여러 해 했지만 중학교 교실에 들어가서 한 반에 학생들을 놓고...
◇ 정관용> 몇 학년 학생들이었어요?
◆ 이재정> 2학년이었습니다.
◇ 정관용> 몇 명이었습니까?
◆ 이재정> 여기 수원 서호중학교인데 학생 수는 23명이었고요.
◇ 정관용> 무슨 과목이에요?
◆ 이재정> 이 과목이 생활체험 같은 일종의 창의교육을 하는 과목입니다. 그래서 형식은 제가 겸임강사라는 임명을 받아서 담임선생님과 공동수업을 한 셈이죠, 형식은요.
◇ 정관용> 그래서 뭘 준비해 가셔서 어떤 얘기를 하셨어요?
◆ 이재정> 저는 주제를 우리들의 이야기해서 우리 학생들이 갖고 있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시작을 해서 그 문제의식을 풀어가는 방법이 어떤 것일까 하는 것. 그래서 맨 먼저 시작한 것이 흔히 중 2병이라고 있거든요, 중학교 2학년들이 앓는 병. 몇 가지 그동안 정리돼 있는 것을 얘기했더니 우리 아이들이 그 반에서 지적한 것은 ‘외모에 대한 관심이 높다’, ‘아무 이유 없이 우울하다’ 이런 얘기가 나와서 저도 중학교 2학년 때 그런 경험했거든요. 일종의 우울증에 빠진 적이 있었기 때문에 제가 그것을 극복해 나갔던 제 경험 얘기도 해 주고 아이들은 어떻게 이걸 고민스럽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처음에 대처하나 이런 얘기도 나누고. 그래서 저는 오늘 그런 얘기했어요. 주로 우리가 어떤 사물을 보든 관점을 바꾸는 것, 어떤 관점에서 보느냐 하는 것이 제일 중요하지 않느냐 그래서 이 관점을 만들어 가는 것, 그것이 교육의 공부의 중요한 하나의 내용이 될 거다 이런 얘기를 하면서 여러 유형을 놓고 관점에 대한 것을 토론을 했죠.
◇ 정관용> 문제의식, 관점, 너무 어려운 얘기 막 쓰시는데 학생들이 막 졸려하고 하품하고 안 그러던가요?
◆ 이재정> 아닙니다.
◇ 정관용> (웃음)
◆ 이재정> 놀라운 대답들을 해 주었어요. 저는 정말 아주 제가 기대했던 것 이상의 아이들이 탁월하게 질문을 하고 답변도 하고 평가도 하고 해서 저는 정말 놀랐습니다.
◇ 정관용> 학생들 호응이 좋았어요?
◆ 이재정> 네, 조는 아이 하나도 없고요.
◇ 정관용> 잘 안 믿어지는데요. (웃음)
◆ 이재정> 아주 뭐... 정말 제가 기대했던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 아니었습니다. 질문도 대답도 아무튼 저는 기대했던 것 이상의 얘기들이 오고 가서 제 자신은 아주 성공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웃음)
◇ 정관용> 제가 현장에는 없었으니까 일단 믿겠습니다. 그런데 그러면 앞으로 매주 그 반에 가서 수업하시는 거예요 아니면 어떻게 되는 거예요?
◆ 이재정> 아닙니다. 원칙적으로 일주일에 한 번씩 하는데 다른 학교로 갈 거죠. 돌아가면서.
◇ 정관용> 그 학생들하고는 딱 한 번 만나고 이렇게 특강형식으로 하시는군요?
◆ 이재정> 그런데 일정한 과목, 오늘이 그 학교 2학년 전체가 그런 형식으로 초청강사와 함께 하는 특별수업으로 진행됐던 날이에요. 그런데 아주 학교마다 그런 좋은 프로그램이 있더라고요.
◇ 정관용> 그러니까 다음 주에 가실 학교도 또 그 학교는 다음 주가 그렇게 초청강사들 오는 시간이고?
◆ 이재정> 그건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그 학교는 나름대로 또 이상을 가지고...
◇ 정관용> 어쨌거나 교육감께서는 매주 그렇게 직접 학교에 가서 한 시간씩 강의를 하시겠다?
◆ 이재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직접 그렇게 하시는 이유가 뭡니까? 말씀하셨듯이 교육감 중에서는 최초라고 또 하셨고 본인도 사실 중학교 수업은 처음이셨는데 왜 하셨어요?
◆ 이재정> 그런데 이제 제가 교육감이 돼서 이렇게 현장에 나와 보니까요. 우리 학생들이 너무 아픕니다. 사실 여러 가지 갈등도 많고 진로에 대한 어떤 불확실성도 있고 또 학부모들의 엄청난 압박도 있고 또 친구들하고의 경쟁 속에서 살아남기도 쉽지 않은 일이고. 이런 갈등 속에 있기 때문에 학생들을 제가 직접 만나고 이야기를 듣고 느끼고 그래야 뭔가 교육정책도 올바로 되지 않겠느냐. 저는 이제까지 교육정책이 교육프로그램부터 시작되지만 ‘이제 교실로부터 시작돼야 되겠다’ 그런 생각이거든요. 학교 교실에 학생과 선생님과의 만남 속에서도 이루어지는 이 현장에 문제의식을 가지고 정책도 수립하고 해나가야 된다, 행정도 해 나가야 된다. 이런 생각 때문에 제가 현장을 직접 뛰어들어가 봐야 느낄 수 있지 않겠느냐, 이래서 이것을 주장하게 됐죠.
◇ 정관용> 그래도 또 어쩌다 한번 그냥 학생들 대표들 만나는 게 아니라 그렇게 교실에 그렇게 직접 가서 매주 다른 학생들을 만난다, 의미가 있네요.
◆ 이재정> 네, 그래서 오늘 사실은 강의자료도 PPT 자료도 제가 직접 만들어서 내용도 직접 준비하고 해서 정성스럽게 가서 강의, 수업을 한 셈입니다.
◇ 정관용> 그래요. 얼마 전부터 경기도 지역 학교에 교장 선생님, 교감 선생님도 직접 수업을 하시도록 하자, 제안하시지 않았습니까?
◆ 이재정> 네.
◇ 정관용> 그리고 거기에 조금 더 많은 참여를 독려하는 취지에서 교육감이 직접 수업도 하신 건 아닐까요?
◆ 이재정> 그거는 아닙니다.
◇ 정관용> 아, 그건 아니고?
◆ 이재정> 글쎄, 제가 하나의 예시를 한 것 같기도 합니다만 그것보다는 저는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교실에 들어가서 지금 학생들이 고민하는 것, 갈등하는 것, 아파하는 것을 직접 경험을 하셔야 그래야 역시 관리자로서 학교도 해 나갈 수 있지 않겠느냐 그런 권고를 해 드리고 가능한 대로 그런 말씀을 드렸던 거죠. 그런데 실제로 출발 자체는 경기도에 예산 관계가 너무 어려워서 이번에 기간제 교사를 한 1200명 감축을 하다 보니까 이런 시수를 담당하는 선생님들도 문제가 있고 그래서 사실은 교장, 교감 선생님들도 들어가 주십사 하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마는 뭐 저는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무슨 교과강의를 한다든가 그건 그렇게 쉽지는 않으실 거고요. 오늘 제가 한 것처럼 어떻게 보면 인생을 살아오면서 여러 가지의 경험속에서 아이들에게 해 줄 수 있는 말들이 참 많지 않겠습니까?
◇ 정관용> 알겠어요. 그런데 기간제 교사의 빈자리를 채우려면 사실은 교과 강의를 담당하셔야 되는 것 아닌가요?
◆ 이재정> 그런데 교과강의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맡아야 할 부분들이 있어요. 왜냐하면 기간제기 교사가 해 오던 부분들이 여러 가지 형태가 있기 때문에 한두 가지가 아니고요, 과목도 다 다르고 그래서 실제로 경기도의 경우에는 불가피하게 이런 선택을 하게 됐고 수습교사들도 수업을 좀 해달라고 했고 교장, 교감 선생님들이 맡는 부분이야 뭐 일주일에 그저 한두 시간부터 많아지면 한 대여섯 시간 하시게 되겠죠. 하여튼 그런 시간을 적절한 방법으로 해달라는 말씀을 드렸고요. 어떤 교장선생님들은 교과를 하시려고 하시더라고요. 아주 기쁘게 더 오히려 더 하겠다는 분들도 계시기도 해서...
◇ 정관용> 그러니까 본인의 희망과 준비 상황에 따라서는 교과를 하실 수도 있고 아니면 창의교육, 생활체험교육 이런 것을 하실 수도 있고 선택지가 열려 있다?
◆ 이재정> 그럼요, 많이 열려 있는 거죠.
◇ 정관용> 알겠습니다. 이걸 의무화하지 않는다, 동시에 또 실태조사도 하지 않겠다라고 하셨습니다만 그래도 어느 정도 참여하실지 좀 가늠이 됩니까? 어떠세요?
◆ 이재정> 저는 그저 이번에 한 30% 정도 참여를 한다면 그것이 좋은 일이 아닐까, 이것이 하나의 여러 가지 경험이 될 것이고 하나의 흐름 내용이 뭐냐, 어떤 결과가 나오느냐 이런 것들이 아마 평가가 되면 여러 교장 선생님들도 다 교실에 들어가보시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하고 기대합니다.
◇ 정관용> 그런데 실태조사는 안 한다고 했는데 몇 %쯤 참여를 하나요, 묻기도 참 그렇네요. (웃음)
◆ 이재정> 그렇죠. 이거는 이제 지역별로 각 지역에 있는 교육지원청에서 아마 저절로 자연스럽게 알게 될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모셨으니까 다른 질문 좀 드릴 텐데. 세월호장학재단이 4월 14일 발족한다고요, 이건 어떻게 만들어지는 거고 어떤 활동을 기획하고 있습니까?
◆ 이재정> 사실 세월호에 단원고등학교의 학생이 250명이 정말 이렇게... 꿈을 못 피우고 세상을 떠나고 선생님이 열한 분이 떠나지 않았습니까? 이분들을 정말 기념하면 기억할 수 있는 방법이 뭐냐, 이거 가지고 고민을 하다가 작년부터 저희가 생각한 것이 그러면 ‘한 명 한 명의 이름으로 된 장학회를 만들자’ 그 생각을 했죠. 그래서 학생을 기념하는 250개의 장학회와 11명의 선생님을 기념하는 11개의 장학회가 만들어지는 거죠. 그래서 이걸 총괄하는 장학재단을 만들어보자, 이렇게 되어서 금년 4월 16일 1주기가 되기 전인 4월 14일까지 우리가 준비를 해서 4.16단원장학재단, 가칭입니다. 이런 재단을 설립해서 창립하고 이래서 학생 한 명 한 명을 기념하는 장학회를 만들어가자, 이겁니다.
◇ 정관용> 재단이면 기금은 누가 어떤 식으로 출연합니까?
◆ 이재정> 기금은 실제로 누가 거금을, 이런 것보다도 정말 우리가 ‘잊지 않겠습니다. 기억하겠습니다’ 이렇게 얘기하고 팽목항도 오고가고 수많은 사람들이 걷고 광화문에서는 여러 가지 모임도 가지고 하지 않습니까? 그래서 저는 폭넓게 경기도에 있는 여러 선생님들이나 학생들로부터 시작해서 세월호를 우리가 기념하고 가자하는 사람들이 정말 조금 조금씩 돈을 모아서 기금을 만들 생각이죠.
◇ 정관용> 소액 다수 기금으로?
◆ 이재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목표하고 계신 액수가 혹시 있습니까?
◆ 이재정> 대략 저는 최소한 한 500억 원 정도 되지 않을까, 이런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이거 그러면 경기도 교육청이 운영주최예요, 아니면 민간재단으로 발족합니까?
◆ 이재정> 저희가 운영주최가 되면 모금을 못해요. 그래서 저희는 그저 법적으로 지원하고 밖에서 지원해 주는 입장에 있고 밖에 민간차원으로 법인을 만드는 거죠.
◇ 정관용> 그렇게 해서 기금을 모으고 학생 이름 하나하나, 250개 장학회를 만들면 그거는 대상 학생들이나 이런 것은 어떻게 선정하고 어떻게 운영될까요?
◆ 이재정> 그래서 이제 하나하나의 장학회에 운영위원회가 만들어지면 그 운영위원회에서 그 기금에 따라서 어떻게 그러니까 아까 말씀드린 바와 같이 500억 원 된다고 하면 한 학생 당 2억 원이나 1억 5000만 원 정도 되지 않겠습니까, 기금이? 거기에 과실을 가지고 우리가 운영해 나갈 테니까 어떻게 누구에게 장학금을 주느냐 하는 것은 이제 운영위원회가 결정하겠지만 큰 틀에서는 재단의 이사회나 여기에서 어떤 방향 제시를 하게 되겠죠.
◇ 정관용> 그러니까 아이를 잃으신 그 부모님들도 아마 아이 이름의 장학회운영위 같은 데 참여하셔서 그렇게 또 굴러가도록 하겠군요.
◆ 이재정> 그럼요, 유가족 측에서 반드시 참여를 하셔야죠.
◇ 정관용> 그래요. 그나저나 단원고 학생들, 지금 동료를 잃은 학생들은 3학년이 됐겠네요? 그렇죠?
◆ 이재정>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새로 신입생들 받고 학교의 상황 어떻습니까?
◆ 이재정> 그런데 신입생들은 이번에 지원자가 많아서 아주 잘 선발을 했고요. 이제 고3 올라가는 학생들이 가장 큰 어려움을 겪은 학생들 아니겠어요? 고3 올라가는 학생들은 지금 4개 반으로 구성해서 한 반 당 담당교사를 2명씩 배치를 해서 특별히 학생들에 대한 것은 더 관심을 가지고 잘 지원하고 있죠. 왜냐하면 그 트라우마가 쉽게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 이재정> 그래서 심리지원팀이 상담교육부와 마음건강센터 이런 데에서 심리적 안정을 위한 어떤 지원도 하고 있고요. 그리고 이제 피해, 희생을 당한 학생들 교실은 그대로 우리가 보존을 하고 있습니다. 보존하면서 내년에 명예졸업할 때까지 현재 재학하고 있는 것과 같은 그런 분위기로 정말 자식을 잃은 부모님들 마음도 위로해 드리고 우리도 또한 그런 어떤 책임감을 느끼면서 이걸 지켜가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알겠습니다. 구조된 생존 학생들 가운데 지금 트라우마나 아직도 심하게 겪고 있는 그런 학생들이 아직도 있습니까?
◆ 이재정> 이제 이게 일상적인 게 아니라 어느 순간에 어떻게 어렵게 막 나타나고 그럴지 모르거든요. 이게 잠재해 있는 것이기 때문에 그래서 이것을 잘 우리가 옆에서 보살피고 그러면서 지금 가고 있는 겁니다. 상당히 세심한 배려가 필요합니다.
◇ 정관용> 그래요. 그게 금방 극복이 되겠습니까, 끝까지 세심하게 우리가 보살펴야죠. 오늘 여기까지 말씀 듣겠습니다. 고맙습니다.
◆ 이재정> 네, 고맙습니다. 안녕히 계십시오.
◇ 정관용> 경기도의 이재정 교육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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