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왼쪽)과 포로셴코 대통령 (사진=유튜브영상 캡처/자료사진)
우크라이나 동부지역 무력충돌사태 종식을 위한 민스크 4자 정상회의를 앞두고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간 교전이 격화하는 가운데 관련국간 물밑 접촉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리는 정상회의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 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 등 4개국 정상이 참여한다.
올랑드 대통령이 최근 밝힌 내용에 따르면, 현재 논의되는 평화협정 초안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에 전선을 따라 폭 50∼70㎞에 이르는 비무장지대를 설정하고, 동부 지역에 더욱 광범위한 자치권을 허용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전문가들은 동부지역의 지위 확정을 상당 기간 유예하고, 우크라이나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에 가입하지 않는다는 약속도 프랑스와 독일 주도의 협상안에 담긴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러시아 타스통신은 러시아, 우크라이나, 독일, 프랑스 등 4자와 반군측인 도네츠크인민공화국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 유럽안보협력기구(OSCE) 대표로 구성된 '접촉그룹'이 10일 협상에서 교전 중단, 중화기 철수, 휴전협약 이행에 관한 모니터링에 잠정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데니스 푸실린 도네츠크 대표는 "아직 합의를 논하기는 이르다"며 "갈등완화(de-escalation)를 향한 정치적, 군사적 조치들에 관한 제안을 우크라이나 측에 제시했고, 우크라이나측이 이를 검토한 후 회의가 다시 열리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10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현재 서방측과 협의 중인 평화협정 체결에 합의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4자가 현재 논의 중인 평화협정 체결의 기회를 잡는 게 중요하다"며 "러시아가 공격적 행동을 계속하고 군대와 무기, 자금을 동원해 분리주의 반군을 돕는다면 앞으로 치러야 할 대가가 점점 커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앞서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오전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가진 전화통화에서 필요하면 우크라이나 정부군에 대한 '방어용 살상무기' 제공을 검토하겠다는 입장을 거듭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9일 독일 메르켈 총리와의 정상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에 방어용 살상무기를 지원하는 것도 현재 검토중인 방안 중 하나"라고 밝혔다.
러시아는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의 친러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이 친서방 '유로 마이단' 세력에 의해 축출되자 러시아계 주민 보호를 명분으로 크림반도를 침공한 데 이어, 3월에는 합병까지 했다.
4월 초에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와 루간스크 지역의 친러 반군이 독립을 선포하고 정부군과 교전을 벌여왔다.
이후 우크라이나 정부, 반군, 러시아, OSCE가 지난해 9월 5일 가까스로 민스크 휴전 협정을 체결했지만 이후 교전이 재개되면서 유명무실해졌다.
당시 민스크 휴전안은 정부군과 반군간에 폭 30㎞의 완충지대를 설정하고, 반군측에 제한적인 자치권을 부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우크라이나 동부지역에서는 현재 점령지를 조금이라도 더 확보하기 위해 정부군과 분리주의 반군간 치열한 교전이 이어지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로 지금까지 5,300명 이상이 사망하고 150만명의 피란민이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