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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보개편, 일부 고소득층 눈치 보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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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 건보료부과체계 문제점 너무 많아
- 기타소득 있는 고소득층이 더 적게 내는 구조
- 고소득자가 더 많이 내는 쪽으로 개편중이었는데
- 갑자기 장관이 중단 발표하니 이해할 수 없어
- 건강보험료 부담 수준은 OECD보다 낮은 편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5년 1월 29일 (목) 오후 6시 10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남재욱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 정책위원)

◇ 정관용> 현재 건강보험료 부과체계가 비합리적이다. 그래서 합리적으로 바꾸겠다. 2013년부터 개선안을 준비해 왔고 오늘 정부 최종 전체회의를 통해 정부 보고안을 확정짓기로 했는데 어제 갑자기 보건복지부 장관이 ‘금년 중엔 이거 안 하겠다’ 이렇게 또 공식입장을 내놓았네요. ‘이거 고소득층 눈치만 보는 거 아니냐’ 이런 지적이 당장 튀어 나오는데요. 전문가 연결합니다.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의 정책위원이세요. 남재욱 위원, 안녕하세요?

◆ 남재욱>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현재 건강보험료는 직장가입자하고 지역가입자가 다르죠?

◆ 남재욱>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직장가입자는 어떻게 내고 있습니까?

◆ 남재욱> 직장가입자는 근로소득의 일정 비율의 보험료를 납부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요. 지역가입자는 근로소득뿐만 아니라 모든 종합소득에다가 재산, 자동차 그리고 소득 수준에 따라서는 성별이나 연령까지 고려해서 보험료를 납부합니다. 이렇다 보니까 똑같은 소득과 재산을 가진 사람도 이 사람이 직장가입자냐, 지역가입자냐에 따라서 납부하는 보험료가 다르게 되어 있어서 형평성 문제가 많이 일어나고 있고요. 또 직장가입자에는 피부양자 제도가 있어서 일정한 사람들의 보험료가 면제되는 방식이 있는데 상당한 소득이나 재산을 가진 사람이 피부양자로 분류돼서 무임승차하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월급 나는 200만원 받습니다’ 그러면 보험료는 200만원에 대해서만 내는 거죠?

◆ 남재욱> 네, 직장가입자는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리고 그 분의 배우자도 재산이 아무리 많아도 한 푼도 안내는 거죠, 직업이 없다고 하면?

◆ 남재욱> 9억원을 넘을 경우에는 피부양자가 될 수 없는 규정이 있는데요. 상당히 높은 수준이라서 많은 사람들이 내지 않고 있는 상황입니다.

◇ 정관용> 9억원 이하면 한 푼도 안 내는 거고?

◆ 남재욱> 네.

◇ 정관용> 직장 다니면서 월급은 한 200만원밖에 안 받지만 나머지 소득이 많은 분 있잖아요, 금융소득이나 배당소득이라든가 임대소득 같은 것?

◆ 남재욱> 네.

◇ 정관용> 그것은 어떻게 됩니까, 지금?

◆ 남재욱> 지금 임금 외의 소득이 연간 7200만원을 넘을 경우에는 보험료를 내는 것으로 되어 있는데요. 상당히 높은 기준이다 보니까 사업소득이나 임대소득이 있는 고소득 전문직이나 이런 사람들이 보험료를 상대적으로 적게 내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 정관용> 연 7200만원, 그러면 한 달에 600만원이네요?

◆ 남재욱> 네.

◇ 정관용> 월급 외에 600만원의 수입이 있는 사람, 이 사람들만 더 낸다?

◆ 남재욱>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몇 명이나 되겠어요, 그렇죠?

◆ 남재욱> 아주 소수로 알려져 있고요.

◇ 정관용> 그래서 개편 방안의 윤곽이 사실 이미 드러난지 오래되지 않습니까?

◆ 남재욱> 네, 그렇습니다. 이미 작년에 윤곽이 많이 드러나 있는 상태고요. 기본적인 개편 방안은 직장가입자의 경우 임금소득에만 보험료를 부과하던 것을 모든 종류의 소득에 부과하는 것으로 확대를 하고요. 반면에 지역가입자 같은 경우는 성별이나 연령, 자동차, 재산 이런 것들에 보험료를 부과하던 것을 축소하고 좀더 소득에 비례하는 방향으로 바꿔가겠다라는 것이었고요. 또 소득이 있는 피부양자의 경우에는 소득에 맞게 보험료를 납부하도록 기준을 조금 더 강화함으로써 무임승차 문제를 줄이겠다, 이런 방안들이 알려져 있었습니다.

◇ 정관용> 그렇게 되면 지금 개편안대로 하게 되면 보험료를 더 내야 되는 사람은 어느 정도나 되고 덜 내게 되는 사람은 어느 정도나 됩니까?

◆ 남재욱> 정부의 방안이 아주 정확하게 나와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딱 잘라서 얘기하기는 힘든데 대략적으로 보면 현재 직장가입자가 한 1455만명 정도 되는데 그 중에 임금 외의 소득이 있는 사람이 한 246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고요. 그리고 피부양자가 한 2000만명 정도 되는데 이 중에 종합소득이 있는 사람이 한 230만명 정도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한테 모두 부담을 추가로 한다면 한 476만명이 되니까 전체 국민의 10%에 가까울 텐데, 그렇게까지는 부과하지 않고 이중에 일정한 기준 이상인 사람들에 대해서만 부담을 늘려서 기획단에서 당시에 시뮬레이션을 했던 결과가 알려진 바로는 소득상위 한 1.5%에서 최대 6% 정도까지 보험료가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었습니다. 줄어드는 사람의 경우는 지금 지역가입자가 759만 세대 정도 되는데 이중에 한 70% 이상이 보험료가 줄어들 것이다라고 알려져 있었습니다.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고소득 자영업자나 전문직은 대부분 직장가입자로 편입되어 있기 때문에 이분들은 대부분 노인가구나 영세자영자, 농어민 같이 실제 부담능력이 아주 낮은 사람들이어서 이분들의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 소득에 맞는 그런 부담을 가져가는 체계라고 볼 수 있죠.

◇ 정관용> 간단히 말해서 고소득 한 1.5에서 6%는 더 내고 저소득 70%는 덜 내고 이렇게 되는 거네요?

◆ 남재욱> 이 70%는 이제 지역가입자의 70%이니까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지역가입자의 70%, 전체는 아니고. 아까 1.5에서 6%는 직장가입자의 1.5% 내지 6% 아닙니까?

◆ 남재욱>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 남재욱> 네.

◇ 정관용> 그리고 또 하나 지역가입자한테 지금까지는 소득에다 자동차 이런 것까지 하게 된 게 이른바 자영업자의 소득포착률이 높지 않아서, 이거였지 않습니까?

◆ 남재욱>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앞으로 그걸 소득 위주로만 가면 그 소득포착률이 낮으면 거기도 사실은 많이 버는데 적게 내는 분들이 생기지 않나요?

◆ 남재욱> 그런 문제가 전혀 없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하지만 아까 말씀드린 것처럼 이미 소득이 높은 자영업자들 같은 경우는 특히 피고용인이 한 명이라도 있으면 직장가입자가 될 수 있거든요. 이런 경우에 직장가입자가 되면 종합소득의 보험료를 내지 않고 본인의 임금소득에만 내면 되니까 보험료 부담이 줄어들게 됩니다. 그런데 이미 고소득 자영업자들은 대부분 직장가입자로 들어가 있다고 볼 수 있는 측면이 하나 있고요. 그래서 실제로 굉장히 영세한 자영업자들 중에서 말씀하신 대로 소득이 탈루되는 문제가 있을 수 있지만 이것은 또 기본보험료를 1만 6000원 정도 부과하는 것으로 해서 이런 부분을 보완하기 위한 장치를 나름대로 마련하고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전체적으로 정부가 방향을 잘 잡고 안을 잘 만들었네요, 그렇죠?

◆ 남재욱> 네, 완벽한 방안이라고 볼 수는 없고 논의해야 할 될 부분들은 있겠지만 기본적인 큰 방향은 그동안 시민사회나 학계에서 쭉 얘기했던 ‘소득에 비례해서 보험료를 내야 한다’라고 하는 방향으로 나아가는 안이었던 것으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왜 갑자기 안 한답니까?

◆ 남재욱> 아무래도 가장 큰 부분은 최근에 연말정산 문제 때문에 가장 민심이반이 일어났던 부분들이 조금 어느 정도 이상 소득이 있는 근로자들이었을 텐데, 이분들하고 이번에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편으로 부담이 증가하는 사람들의 계층이 겹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보니까 이로 인해서 지지율이 떨어지고 이런 문제들을 고려한 것이 아닌가 생각이 드는데요. 맞는 방향으로 개편해 나가는 것이라면 그런 부분이 있더라도 국민들을 조금 더 설득하고 나아가려고 하는 노력들을 해야 되는데 그렇게 되는 않은 것이 좀 아쉬운 부분입니다.

◇ 정관용> 연말정산에서 부담이 많이 늘어나는 분들은 연봉이 한 7000만원 이상 되는 분들이잖아요?

◆ 남재욱>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사실 전체로 따지면 몇 % 안 되는 분들 아닙니까?

◆ 남재욱>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분들한테 보험료까지 더 내게 하게 되니까 부담이 가중된다, 이 얘기죠?

◆ 남재욱> 그로 인해서 이제 민심이 이반되는 것을 정부에서는 가장 걱정했을 거라고 추측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제가 지금 여쭤보는 게 그 민심이라고 하는 게 지역가입자의 70%만 해도 사실 전체로 쳐도 엄청난 민심 아닙니까?

◆ 남재욱>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분들은 건강보험료가 줄어들게 되니까 오히려 좋아할 거잖아요?

◆ 남재욱> 네, 맞습니다.

◇ 정관용> 그러면 더 많은 분들이 좋아하는 정책으로 가는 게 민심을 따라가는 것 아닌가요?

◆ 남재욱> 네, 저도 그렇게 생각을 하는데 아무래도 정부에서는 사실 방금 말씀하신 것처럼 연말정산으로 인해서 추가적인 부담을 지는 사람들의 숫자가 적음에도 불구하고 그분들의 목소리가 크게 나타났던 것을 우려하는 것으로 생각이 되는데 사실 이런 부분, 말씀하신 것처럼 이런 체계가 좀더 부과체계를 바로 잡는 요소들이 있고 이런 것들을 충분히 정부가 이야기하고 설득해 나간다면 추진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보는데 너무 소극적으로 상황을 본 게 아닌가 이런 좀 생각이 있고요.

◇ 정관용> 그냥 간단히 말씀해서 ‘일부 고소득층 눈치 보느라고 저소득층한테 환영받을 정책을 하다가 포기했다’ 이거 아닌가요?

◆ 남재욱> 네, 맞습니다. 정확히 그렇게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정관용> ...잘 납득이 안 가네요, 표를 의식하는 정당들이라면 이래서는 안 될 텐데요.

◆ 남재욱> 네, 그렇습니다.

◇ 정관용> 그나저나 우리나라 건강보험률의 전체 수준은 다른 선진국들하고 비교할 때 어떻습니까?

◆ 남재욱> 지금 말씀드린 것처럼 지역가입자는 상당히 복잡한 체계이기 때문에 비교하기가 어려운데 직장가입자가 지금 한 6% 정도, 직장가입자 본인이 내는 것과 사용자가 부담한 것을 합쳤을 때 6% 정도 부담을 하고 있는데요. OECD는 같은 기준으로 보면 8~15% 정도 OECD국가들이 부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렇게 보면 아무래도 OECD국가들하고 비교해서는 우리가 아직까지 낮은 수준으로 부담하고 있다고 볼 수 있고 이것이 우리 건강보험이 상대적으로 보장성이 낮다라고 이야기하는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정관용> 이것도 방향으로 본다면 보장성도 높이고 부담률도 조금씩 높여갈 수밖에 없다, 이거로군요?

◆ 남재욱> 네, 그렇습니다. 그러기 위해서라도 사실 부과체계, 형평성이나 공정성을 기하는 게 굉장히 중요한 데 이번에 좋은 기회를 실기하는 것이 아닌가 이런 걱정이 됩니다.

◇ 정관용> 뭐 정부에서는 ‘완전히 안 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이렇게 또 말을 약간 좀 바꾸고는 있습니다.

◆ 남재욱> 여론의 눈치를 보는 것 같은데 저희가 생각하기에는 정부가 나름대로 이런 방향으로 가려고 한다라는 방안을 내놓고 그 방안에 대해서 여러 전문가들의 의견도 듣고 의견도 수렴하는 절차를 가지면 될 텐데, 의견 자체를 내지 않으면서 시간을 보내면 국민적인 공감대가 형성된다, 이런 이야기는 조금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할 일은 빨리빨리 서둘러서 하기를 바랍니다. 말씀 잘 들었습니다.

◆ 남재욱> 네, 감사합니다.

◇ 정관용> 내가 만드는 복지국가의 남재욱 정책위원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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