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삼성그룹의 화학 계열사는 삼성정밀화학과 삼성BP화학만 남게 됐다.
삼성그룹은 26일 화학부문 계열사인 삼성종합화학·삼성토탈과 방위산업부문 계열사인 삼성테크윈·삼성탈레스를 한화그룹에 매각한다고 밝혔다.
삼성그룹은 남은 두 회사를 매각할 계획도 없다고 한다. 두 회사가 삼성그룹의 신수종 사업의 하나인 2차전지를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개편하고 있기 때문이다.
2차전지는 충전해서 다시 사용할 수 있는 배터리로, 삼성SDI가 관련 사업을 이끌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은 올해 8월 2차전지 소재의 하나인 양극활물질 양산에 성공해 삼성SDI에 공급하기 시작했다.
양극활물질 연구개발에만 4∼5년 투자했으며, 2012년 말에는 울산공장에 생산시설을 갖췄다는 게 삼성정밀화학 관계자의 설명이다.
삼성정밀화학은 2011년 일본 세라믹 전문기업인 토다공업과 50대 50으로 합작해 2차전지 소재인 양극활물질을 생산하는 STM㈜를 설립했다.
이후 삼성정밀화학은 STM㈜의 유상증자에 출자해 지분율을 57.98%로 늘려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 밖에도 삼성정밀화학은 삼성전자에 반도체 현상액, 레이저 프린터 토너 등을 공급하고 있다.
삼성정밀화학의 전체 매출 가운데 삼성전자와 삼성SDI 등 삼성그룹 계열사가 자치하는 비중은 10% 수준이다.
삼성정밀화학의 올해 성적은 좋은 편이 아니다. 1∼3분기 매출은 8천958억원으로 작년보다 10.9% 감소했으며, 3분기 연속 영업손실로 256억원의 적자를 냈다.
이에 삼성정밀화학은 "양극활물질의 양산과 주요 제품 증설 및 증산으로 '규모의 경제'를 확보했다"며 "앞으로 수익성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삼성정밀화학은 이병철 선대 회장이 1964년 세운 한국비료가 전신이다. 1994년 종합화학회사로 거듭나겠다며 사명을 바꿨다.
삼성BP화학이 만드는 초산과 초산비닐 등은 다양한 산업의 기초로 쓰인다. 초산은 의약품·사무기기 잉크 등에, 초산비닐은 LCD·태양광 소재 등에 활용된다.
삼성그룹은 화학 계열사 매각에 앞서 전자소재 부문 사업 정리를 꾸준히 진행해왔다. 가장 큰 이슈는 단연 삼성SDI와 제일모직 소재부문의 합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