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부 (자료사진)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지휘관 감경권과 심판관 제도의 폐지, 그리고 군사법원의 독립 등을 내용으로하는 군 사법개혁안을 마련해 국방부에 건의할 계획이다.
국방부가 이 사법개혁안을 수용할 경우 60년 넘게 유지돼 온 군 사법체제의 기본틀이 획기적으로 바뀔 것으로 예상되지만 이 과정에서 넘어야할 산도 많을 것으로 전망된다.
28사단 윤 일병 폭행사망 사건을 계기로 출범한 민관군 병영문화혁신위원회가 7일 오후 용산 육군회관에서 2차 전체회의를 열고 군 사법제도 개혁을 집중적으로 논의했다.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의에서는 부대 지휘관이 군사법원이 내린 형량을 조정할 수 있는 '지휘관 감경권'과 법률 전문가가 아닌 일반 군인이 재판을 맡는 '심판관 제도'의 폐지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동시에 해당 부대 지휘관 산하에 소속돼 지휘관의 입김이 작용할 수밖에 없는 군사법원을 국방부 직할의 지역본부 소속으로 독립시키는 방안 역시 검토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이날 회의 결과를 바탕으로 늦어도 12월 중순쯤에는 다시한번 회의를 열어 최종안을 결정한 뒤 이를 국방부에 건의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위원회의 최종안과 그동안 내부적으로 논의된 내용 등을 종합해 사법제도 개혁 여부와 정도에 대해 최종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들을 국방부가 그대로 수용한다면 지난 1948년 제헌헌법 당시부터 근간이 유지되어온 현재의 군 사법제도가 획기적으로 바뀌게 된다.
하지만 사법제도 개혁과 관련해 그동안 국방부가 보여온 태도에 비춰봤을때 국방부가 민간 위원들이 주도하는 위원회의 안을 그대로 수용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국방부 관계자는 "위원회에 군인들이 포함돼 있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위원 신분으로 참여한 것이기 때문에 위원회가 결정한 최종안을 군도 동의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실제로 국방부는 지난 9월 14일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한 '軍 사법제도 이해 및 주요 쟁점'을 통해 "군사법원체제가 전시에 제대로 기능하기 위해서는 평시부터 조직·운영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이와 함께 "군 사법제도는 이념에 맞게 제도의 근간은 유지해 왔으나, 운영상의 문제점은 지속 개선 및 보완", "군 사법제도는 헌법적 근거와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 등에 따라 제도적으로 정착해 왔으나, 일부 운영상의 문제점은 개선 필요"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는 현재 군 사법제도의 기본틀은 그대로 유지하되 일부 운영상의 문제점만 개선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또 지난 8월 22일 공개된 '군 사법제도 현황과 개선 논의'라는 제목의 국방부 내부문건에 따르면 국방부는 "현재 대폭적인 군 사법제도 개혁을 추진할 계획은 없음"이라고 못박고 있다.
다만 이후 군 사법제도 개혁에 대해 부정적인 국방부의 태도에 대한 여론의 질타가 높아지고 정치권에서도 제도 개혁의 요구가 높아지면서 군이 더이상 버티기를 고집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달 14일 계룡대에서 열린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요환 육군참모총장은 '법무장교가 아닌 일반장교가 재판관이 되는 것(심판관 제도)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질의에 "잘못된 것"이라며 제도 개선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 총장은 이와함께 '지휘관이 감경권을 행사하는 제도도 잘못된 것 아니냐'는 질의에 대해서도 "심판관 제도 등 특정 분야가 아니라 (사법제도) 전체를 검토해서 육군의 안을 국방부에 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방부 관계자는 "현재 위원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내용 그대로를 국방부에서 수용할 지는 예단하기 힘들다"면서도 "다만 군 사법제도 개혁 요구가 높은 만큼 현재의 사법제도를 계속 고집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