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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3일 오후 충남 부여군 부여대교 인근 금강.
강변에 내려서자 곳곳에 널린 물고기 사체와 함께, 이내 비릿하고 역한 냄새가 코를 찔렀다.
"그래도 전날 비가 내려 참을 만 하다"며 이 모(60) 씨가 죽은 물고기들을 담담히 주워올렸다.
이 씨는 지난 금요일부터 벌써 닷새째 이곳에서 수거작업을 하고 있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하루에 수거하는 양만 물고기 100마리 들이로 20포대 가량. 이날도 벌써 10포대 이상을 건져냈다고 했다. 범위가 워낙 넓다보니 여러 개 팀이 강 곳곳을 훑는 식이다.
전날까지 금강유역환경청이 밝힌 피해 규모는 3,500마리 가량이었지만 이 씨는 "하루에만 그 정도를 건져낸다"며 고개를 저었다.
"해도 해도 끝이 없다"는 것이 이들의 설명이다.
"백제보에서 20㎞ 떨어진 논산 강경대교에서도 죽은 물고기들이 발견되고 있다"며 함께 있던 박 모(61) 씨가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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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피해는 없다는 환경당국의 설명과 달리, 지난 17일 부여 백제보 인근에서 시작된 물고기 떼죽음이 일주일 가까이 진행되고 있는 것.
하지만 환경당국의 관심은 벌써 시들해진 모양새다. 현장에 나온 환경부 관계자는 금강유역환경청에서 나온 주무관 2명이 전부였다.
이날 나온 인력은 부여군과 환경청을 합쳐 50명 남짓. 대부분 단순 수거를 위해 나온 사람들이었다.
사후 대책에 대해서도 환경청은 "부여군에서 죽은 물고기 수거와 매립 처리를 담당하고 있다"는 말을, 군에서는 "수거만 담당할 뿐 피해 집계 등 전반적인 사항은 환경청 소관"이라며 책임 미루기에 급급했다.
"하도 기가 막혀 말이 안 나옵니다. 이건 재앙 수준이죠..."
일주일이 채 안 돼 사그라진 관계당국의 무심함 속에 현장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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