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들이 자신에 대한 험담을 했다는 이유로 친구를 집단으로 폭행하고 성매매까지 강요한 사건이 벌어져 충격을 주고 있다.
서울 동대문경찰서는 자신의 행실을 두고 좋지 않은 말을 했다는 이유로 친구 김 모(15)양을 마구 때려 다치게 하고 인터넷 조건만남 성매매까지 강요한 혐의로 박 모(15)양 등 3명에 대해 18일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또 박 양과 함께 폭행과 성매매 강요에 가담한 이 모(15)양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친구들에게 폭행을 당한데다 하마터면 원치않는 성매매까지 할 뻔 했던 끔찍한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박 양은 초등학교 시절부터 알고 지내던 김 양이 자신에 대해 "행실이 좋지 않다"는 험담을 하고 다닌다는 소문을 듣게 됐다. 김 양에게 불만을 가지게 된 박 양은 지난 5일 김 양 이 친구의 집에서 자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초등학교 동창 12명을 모았다.
박 양 등은 5일 새벽 5시쯤 동대문구에 한 비어있는 한 고시원 건물로 김 양을 불러내 왜 험담을 했느냐고 따지며 1시간여동안 김양을 폭행했다.
일행 중 남학생들도 있었지만 김 양을 발로 걷어차거나 빗자루로 마구 때렸고 김 양은 얼굴 등에 전치 3주의 부상을 입었다. 하지만 '무서운' 10대들의 만행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날이 밝아오자 행인들에게 폭행 사실을 들킬까 두려웠던 박 양 등은 2시간 여가 지난 아침 7시쯤 폭행장소에서 1.5km정도 떨어진 제기동 D모텔로 김 양을 데리고 갔다.
이들은 이곳에서 김 양에게 점심을 사먹어야 한다며 돈을 요구했으나 가진 돈이 없자 "그럼 조건만남이라도 해 돈을 가져오라"며 성매매까지 강요한 것으로 드러났다.
박 양 등은 한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접속해 이 모(34)씨와 성매매 약속을 잡은 뒤 김 양을 억지로 약속장소에 내보냈다. 이 씨와 만날 때까지 박 양 일행 중 한명이 동행해 김 양이 도망칠 수 없도록 감시했다.
이 씨와 김 양이 만나는 것을 본 뒤 감시하던 학생이 떠나자 김 양은 이 씨에게 "친구들이 나를 때리고 협박해 어쩔 수 없이 나왔다"고 말해 최악의 상황을 모면할 수 있었다.
경찰에 따르면 박 양 등은 폭력서클을 조직해 활동하는 학생들은 아니지만, 초등학교 때부터 쌓아온 친분을 잘못된 곳에 이용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박 양 등 3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20일 오전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