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1일 자신의 정치 행보에 대해 상당 부분 가르마를 탔다.
안철수 원장은 이날 "창당을 하거나 내년 총선에서 강남에 출마할 생각이 없고 가능성도 없다"고 잘라 말했다.
경기도 성남 분당구 삼평동에 있는 안철수 연구소가 사회공헌 계획을 발표하는 자리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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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학교 일, 재단 설립 일만 해도 다른 일에 한눈 팔 여력이 없다"며 "창당이라든지 강남 출마설 등 여러가지 말이 많은데 분명하게 말씀드릴 것은 조금도 그럴 생각이 없고, 가능성도 없다"고 강조했다.
스스로 "말한 것을 반드시 지킨다"고 강조한 안 원장은 정치권에서 돌고 있던 '신당 창당'과 '내년 총선 강남 출마'에 대해선 확실히 선을 그은 셈이다.
하지만 그는 "정치를 안하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안 원장이 신당 창당이나 강남 출마는 하지 않더라도 총선에서 간접적으로 일정 역할을 한 뒤 대선으로 직행하려는 것 아니냐는 해석들이 나오는 배경이다.
명지대 신율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안 원장의 말은 총선에 안나가고 대선으로 나가겠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 있다"며 "총선에 나가면 당선은 되겠지만 선거 과정에서 상처를 입을 수 있어 정치적 노출시간을 줄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총선 이후 정치적 지형을 봐가며 대선 출마 등 정치 행보를 본격화하지 않겠느냐는 것이다.
그가 총선 때까지 정치권 밖에 머물더라도 기성 정치권에 미치는 영향력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오히려 정치권 밖에서 '아웃복싱'을 하면서 '신비주의 전략'을 쓰는게 더 파괴력이 클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지난 석 달 동안 보여온 짧은 언론 노출과 통큰 기부 만으로도 강력한 대선후보로 부상했는데 향후 사회공헌 활동이 구체화될 경우 정치권에 들어오는 것보다 훨씬 큰 파장을 몰고 올 수 있다는게 정치권의 시각이다.
실제로 그는 전 재산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한다고 밝힌 이후 재단을 설립하는 데 많은 공을 들이고 있다.
특히 향후 기부를 사회적 운동으로 확산시킬 계획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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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 걸맞고 많은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형태를 생각하고 있다. 마이크로 파이낸스(무이자 소액대출)는 하나의 형태이고 그보다 범위가 더 넓다"고 한 대목이다.
안 원장은 마이크로소프트사 창업자인 빌 게이츠를 모델로 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안철수연구소 관계자도 "안 교수가 재산을 상당 부분을 기부하고 재단을 설립한 빌게이츠를 모델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가 쓴 책에도 빌게이츠를 언급한 내용을 찾아볼 수 있다.
빌 게이츠 형 사회공헌을 통해 기부를 사회운동으로 확산시키는데 주력한 뒤, 정치지형에 따라 대선출마 등 정치행보를 시작하겠다는 의도로 읽혀진다.
안 원장의 한 지인은 "정치를 하게 된다면 생각없이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라며 "사회공헌을 하는데 큰 그림에서 방향과 방법론을 가지고 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 원장은 내년 1월 에세이 집을 출간하면 또 다시 정치권의 중심에 서게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