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규제가 많아서 기업이 투자 안하는 것도 아냐
- 경제 활성화가 아닌 혁신을 고민할 때
- 노후연금은 노후생활 안정을 위한 것인데
- 미래세대를 위해 복지부담을 줄인다? "틀린 말"
- 아이 낳을 수 있게 복지 강화해야 맞다
- 국민연금으로 미래에 대한 투자 적극 나서야
- 부가세 도입 37년, 이제 올릴 때 됐다
- 간접세지만 면세항목 많아 역진성 크지 않아
- 공무원 연금 65세 올린 것은 맞지만
- 논의과정을 너무 생략한 것도 하향평준화한 것도 문제
- 개헌 논의는 시작해야 하지만 분권형대통령제는 부적절
- 논의는 시작하되 다음 국회에서 개헌해야
- 정부경제팀, 세계경제 흐름에 대한 판단, 정확하게 해달라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0월 31일 (금) 오후 7시 35분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 정관용> 시사자키 3부, 2부에 이어서 김종인 박사와의 긴 대화 이어가겠습니다. 박근혜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 창조경제를 내세웠지만 그게 뭔지 모르겠다. 경제혁신 외쳤다, 이건 필요했는데 이제는 온데간데없어지는 분위기다. 경제활성화, 경기활성화를 내세웠는데 이건 효과 없을 것이다. 여기까지 말씀 들었는데요. 그러면 경제활성화는 지금 뭐 마이너스 성장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이걸 정책 방향으로 내세울 필요가 없다는 말씀이십니까? 아니면 경제활성화의 다른 방안을 써야한다는 말씀이십니까?
◆ 김종인> 아니, 그러니까 지금 문제가 뭐냐 하면 우리가 지금 세계경제 전반을 놓고 보았을 적에 세계경제 IMF가 발표하는 평균성장률이라는 게 있지 않습니까? 3.4%인가. 그 위를 우리가 상회하는 성장을 할 것 같으면 우리가 글로벌한 경제 체제에서 특히 우리가 수출 위주의 경제를 하면서 그건 정상이라고 보고 있는 겁니다.
◇ 정관용> 정상이다라는 얘기?
◆ 김종인> 그리고 만약에 정부가 이것을 경제위기라고 단정을 할 것 같으면 원래 성장목표와 관련해서 무엇이 잘못됐기 때문에 성장이 안 될 것 같으니까 무엇을 한다 해서 위기도 얘기를 하고 활성화도 얘기를 하는데, 아무 것도 없이 그냥 활성화를 하자, 일반 국민이 느끼기에 답답하니까 활성화하겠다는 이런 얘기 아닙니까? 경제정책이 이렇게 돼서는 경제정책이 제대로 성공을 할 수가 없어요.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면 뭘 내세워야 합니까, 지금?
◆ 김종인> 아니, 그러니까 우리가 이럴 때일수록 우리 경제의 내실을 굳건히 하기 위해서 아까 말씀드린 대로 혁신을 제대로 해야 된다는 말이에요.
◇ 정관용> 부족해요?
◆ 김종인> 우리 지금 철강 산업이라든가 중공업 분야, 조선업 그다음에 석유화학 분야 이런 곳에 지금 경쟁력이 아주 저하되고 있는 것 아닙니까? 이거를 어떻게 해서 구조조정을 제대로 갖추어서 혁신을 할 거냐 이런 쪽에 포커스를 맞춰져야 되는 건데, 지금 금리 내리고 돈 풀고 이거는 다 금리가 옛날에 이것보다 훨씬 높은 금리에서도 다 투자도 하고 그랬던 것 아니에요?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김종인> 경제를 규제가 그렇게 많아도 기업이 돈을 벌 수 없다고 그러면 어떻게 피하든지 나가서 다 투자를 하고 했다 이런 얘기예요. 마치 규제가 있어서 투자를 안 하는 것처럼 이렇게 생각을 하는 것은 나는 판단이 좀 잘못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지금 기업들은 투자할 곳이 없어서 안 하고 있는 거죠.
◆ 김종인> 대기업들은 그런 거죠, 결과적으로. 그렇지 않으면 유보소득 460조라고 하는 돈을 갖다 왜 그렇게 잠그고 있겠어요.
◇ 정관용> 대기업들 투자하게끔 만드는 정책은 뭡니까?
◆ 김종인> 그거야 뭐 개인이, 개인 기업들이 하는 것은 자기네들 스스로가 참 생존을 하기 위해서 해야 되는데. 그 사람들이 자꾸 정부에 뭐 이렇게 기대서 득이나 보려고 하고 이런 식으로 해서는 혁신이 되지를 않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 대기업에 그런 막대한 사내 유보도 투자로 이끌어내는 방법도 결국은 혁신이나 구조 개혁이다?
◆ 김종인> 그렇게 당연히 해야 되는 거죠.
◇ 정관용> 그런데 지금 그 방향은 잡고 있지 않다?
◆ 김종인> 네. 그런 거는 별로 지금 보이지를 않아요, 솔직히 얘기해서.
◇ 정관용> 알겠습니다. 복지 뭐 경제민주화에는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 구조 개혁, 재벌 개혁 등등도 있습니다마는 복지도 중요한 것 아니겠습니까?
◆ 김종인> 네.
◇ 정관용> 복지는 또 세금과 연결이 되고요. 증세 부분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 갖고 계세요?
◆ 김종인> 증세 부분이라는 게 지금 그래요. 실질적으로 지금 복지재원 조달이라는 것이 세금으로 조달하는 방법도 있고 사회보험의 형태로 조달을 하는 두 가지 형태란 말이에요. 그런데 우리 예를 들어서 지금 의료건강보험 같은 것은 사실은 보험 방식에 의해서 운영되는 거고. 지금 국민연금이라는 것도 민간 보험 방식에서 운영이 되는 게 아니겠어요? 그러니까 지금 보면 원래 흔히들 무슨 재분배도 얘기하고 등등 많이 얘기를 하지만 실질적으로 연금에 있어서는 재분배 효과라고 하는 것은 세대 간의 재분배 효과는 있을망정 개인 간의 재분배 효과란 굉장히 미니멀합니다. 그걸 강조한다는 것은 어떻게 보면 좀 납득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는 건데.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재정으로다가 모든 것을 할 생각을 하면 세금이 더 걷혀져야죠.
◇ 정관용> 그럼요.
◆ 김종인> 예를 들어서 이번에 기초연금 같은 것을 갖다가 할 적에는 이건 재정이 부담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 때문에 이거에서 해야 된다예요. 그리고 우리가 한 가지, 이런 사회보험, 소위 사회안전망을 얘기를 할 적에, 예를 들어서 노령연금이라든가 뭐 이런 것들이라는 것은 사실은 1차적인 목적이 노령에 들어갔을 적에 노후 생활 안정을 전제로 해야 되는 겁니다.
◇ 정관용> 그렇죠.
◆ 김종인> 너무 재정 안정만 하려고 할 것 같으면 그게 될 수가 없어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종인> 그러니까 재정은 생활 안정을 하는데 어떻게 맞추어야 될 거냐, 그렇게 해서 사실은 증세를 할 경우에는 증세를 해야 되고.
◇ 정관용> 필요한 돈을 우선 정해놓고 그 돈을 어떻게...
◆ 김종인> 그렇죠. 보험료를 올리려면 보험료 올려야 되고 말이죠. 그러니까 예를 들어서 우리나라는 지금 보험이 사회연금이니 이런 것은 초보 단계라고 볼 수밖에 없잖아요. 아직 복지가 별로 이렇게 OECD 국가에서 최하위에 있는 사람들이기 때문에.
◇ 정관용> 연금소득 갖고는 사실 못 사는 거죠.
◆ 김종인> 그렇죠. 그러니까 지금...
◇ 정관용> 생활 보장이 안 되죠.
◆ 김종인> 우리나라 국민연금 같은 거는 대다수의 사람이 그것을 받아서 최고로 많이 받는 사람이 140~150만 원 받는다는데 그거 가지고 노후 생활이라는 게 안정이 될 수가 없는 거다, 이런 얘기예요.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러니까 그것도 우리가 지금 보면 자꾸 미래 세대에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 지금 개혁을 해야 된다, 이런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그러나 나는 한 가지 지금 얘기 하고 싶은 게 뭐냐 하면 미래 세대, 미래 세대하면 우리나라의 인구 구조를 이런 식으로 가져가서는 아무리 미래 세대를 걱정을 해도 될 수가 없습니다.
◇ 정관용> 초저출산에 급격한 고령화.
◆ 김종인> 급격한 고령화죠.
◇ 정관용> 그건 감당을 못하는 거죠.
◆ 김종인> 그러니까 우리가 이 인구 구조를 어떻게 끌어갈 것이냐 하는 적극적인 정책을 해야 돼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종인> 예를 들어서 출산율 장려를 하기 위해서 노력을 한다든가 그것도 안 된다고 할 것 같으면 우리도 적극적인 이민정책이라도 해서 우리나라의 경제가 어느 정도 지탱할 수 있는 인구 구조를 만들어줘야 된다는 말이에요.
◇ 정관용> 당연하죠. 아이를 낳을 수 있게 만드는 것도 사실은 복지예요.
◆ 김종인> 당연한 거죠.
◇ 정관용> 복지가 있어야 아이를 낳을 수 있게 하는 것 아닙니까?
◆ 김종인> 그러니까 내가 늘 얘기하는 게 뭐냐 하면 지금 국민연금 기금이 돈이 한 500조 가까이 쌓여있어요. 그 돈을 갖다가 불리기 위해서 무슨 증권 투자를 얼마나 하고, 자꾸 이런 식으로 하는데 그것뿐이 아니고 국민연금이 미래를 위한 투자를 해야 된다 이거예요. 국민연금에 보험료를 내는 사람이 늘어야지 국민연금이 장기적으로 안정이 될 것 아니에요?
◇ 정관용> 당연하죠.
◆ 김종인> 그러기 위해는 국민연금도 출산율 장려를 하기 위해서 투자를 좀 하라는 얘기죠.
◇ 정관용> 그렇죠, 그렇죠.
◆ 김종인> 그런데 그런 생각은 추호도 없어요, 국민연금이라는 게.
◇ 정관용> 알겠습니다. 다시 돌아가서 즉 노후 생활 보장이라고 노후뿐 아니라 이제는 사회적 탈락자들에 대한 생활 보장, 최소한의 그런 것들에 재원을 준비시켜놓고, 정해놓고 필요하면 증세를 해야 한다? 그 말씀이시잖아요.
◆ 김종인> 당연히 그런 거죠.
◇ 정관용> 증세 없이 그런 것을 할 수는 없다, 이 말씀이군요. 증세를 한다면 어디서 세금을 더 거두어야 합니까?
◆ 김종인> 그러니까 증세를 한다면 일반의 국민의 콘센서스를 거쳐야 되니까 모든 국민이 다 동참할 수 있는 그런 세금을 갖다가 찾아야 되는데, 내가 보기에는 우리나라가 지금 부가가치세를 도입한지 지금 37년째 입니다. 37년 전에 10%짜리 부가세를 도입을 했는데 그것도 사실 초기에 13%로 도입하려다가 초기에 말이 많아서 그냥 10%로 도입을 해서 37년 되는데 이제는 그 세금을 좀 제대로 올린다. 건드려야할 필요가 있겠다.
◇ 정관용> 그런데 부가가치세는 또 대표적인 간접세 아닙니까?
◆ 김종인> 간접세더라도 우리나라 부가가치를 볼 것 같으면 면세하는 상품이 많습니다.
◇ 정관용> 아, 그렇죠. 생활필수품 같은 거.
◆ 김종인> 생활필수품을 다 면세를 하고 있어요.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러기 때문에 간접세의 역진성 이런 얘기는 그냥 케케묵은 그런 이론일 따름이지.
◇ 정관용> 부가가치세에는 해당되지 않는다?
◆ 김종인> 지금 우리나라의 부가가치세는 그런 거는 걱정 안 해도 됩니다.
◇ 정관용> 부가가치세를 올리려면 결국은 고소득층이 더 많은 세금을 부담하게 된다.
◆ 김종인> 소비를 많이 하는 사람이 세금을 많이 부담하는 거죠. 비례적으로 걷어가니까.
◇ 정관용> 그보다는 법인세나 또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이 얘기를 많이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그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김종인> 그런데 법인세의 경우는 최근에 와서 국제적으로 하도 조세 감면 경쟁을 하다 보니까 법인세를 올린다고 하는 것은 지금 좀 시대적으로 좀 감각이 떨어지는 이런 소리 같고.
◇ 정관용> 아니 법인세 전반의 세율을 높이는 게 아니라 지금 최고구간이 500억 이상이면 다 똑같은 세율을 적용 받는데.
◆ 김종인> 그렇게 되어 있죠.
◇ 정관용> 1천 억, 1조, 몇 십조 이거는 좀 차등을 둬야 되는 것 아니냐.
◆ 김종인> 아니,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지금 보면 법인세율이 22%인가 그런데 지난번 이명박 때 법인세를 낮춰서. 사실 법인세의 명목세율보다는 실효세율 얼마냐가 더 중요한 거예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종인> 그런데 실효세율을 볼 것 같으면 우리가 그렇게 높은 나라가 아니에요.
◇ 정관용> 안 높죠.
◆ 김종인> 그러니까 지난번에 이명박 정부 때 사실은 법인세 인하가 내가 보기에는 이건 잘못된 건데, 법인세 인하해 주면 투자가 늘어난다고 그러는데 실제로 투자는 안 늘어나고 기업의 유보소득만 늘어났다는 것 아닙니까?
◇ 정관용> 네. 그러니까 법인세도 조금만 올릴 수도 있다?
◆ 김종인> 그러니까 제가 보기에는 법인세를 올릴 수 있다고 하는 얘기는 엄격하게 법인세의 구간을 다시 정해봐야 아는데 거기에서 소득세는 다소 올릴 가능성이 있어요, 그거야.
◇ 정관용> 최고소득 구간에서?
◆ 김종인> 니, 최고소득 구간에.
◇ 정관용> 그러나 우선 먼지 검토할 것은 부가가치세.
◆ 김종인> 내가 보기에는 부가가치세를 검토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방법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해요.
◇ 정관용> 알겠고요. 아까 국민연금 많이 말씀하셨는데 요즘 공무원연금 개혁이 더 뜨거운 이슈 아닙니까? 이건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 김종인> 공무원연금 개혁은 처음서부터 연금을 만들 적에, 이게 어떤 의미에서 볼 것 같으면 사회의 연금 비슷하게 도입을 하면서 민간 생명보험하고 비슷하게 만들어놓은 거예요. 그러니까 퇴직을 20년만 공무원 생활을 하고 퇴직을 할 것 같으면 몇 살에 퇴직하건 관계없이 계속 그냥 연금을 주기 시작했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이제 이번에 개정하면서 65세로 올려야 된다.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거는 내가 보기에는 합리적으로 잘한 것 같아요. 그런데 지금 이 공무원연금 개혁이라는 것은 하나의 정치적인 결단으로 하는 건데. 정치적으로 뭐 여러 가지를 배려해야 하는 상황이기 때문에 논의 과정이 너무 생략되지 않았나,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너무 성급하다고 보신다?
◆ 김종인> 그래서 이거를 좀 콘센서스를 이룰 수 있는 이런 논의 과정이 필요한데, 이렇게 그냥 단도직입적으로 할 것 같으면 지난번 제출한 새리당 안 같은 건 지금 내부적으로도 잘못됐다고 지금 지적이 되고 있는 건데, 이런 얘기가 튀어나오기 시작할 것 같으면 개혁 자체가 제대로 성공적으로 이루어지기가 어렵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을 해요. 그리고 거기에 지금 이게 이렇게 하고 이렇게 하고 했다는 것이 그게 내가 보기에는 기본적으로 사회의 연금 체제를 만들어가는 것하고는 거리가 먼 부분도 상당 부분은 있어요.
◇ 정관용> 방향이 두 가지입니다. 새누리당이 제시한 것은 국민연금 수준으로 조금 국민연금의 혜택을 낮추어야 한다는 거거든요, 간단히 말하면. 그런데 거기에 대해서 공무원들은 또 이렇게 요구하죠. 그게 아니라 오히려 국민연금을 끌어올려서 상향평준화를 해야지 왜 하향평준화를 하느냐.
◆ 김종인> 그건 나도 솔직히 얘기해서 그렇게 생각을 해요.
◇ 정관용> 하향평준화, 문제 있다?
◆ 김종인> 예를 들어서 국민연금을 갖다가 지금 지난번에 노무현 정권 시절에 뜬금없이 국민연금 개혁한다고 그래서 급여를 한 10%인가 20%를 내려버렸어요.
◇ 정관용> 깎았죠.
◆ 김종인> 깎았었는데 그때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본질적으로 그러면 왜 그런 짓을 하느냐. 이게 사실은 그 국민연금 가지고서 노후 생활을 보장할 수 있다고 해서 이런 짓을 하느냐 말이야. 그게 본질적으로 당신네들은 국민연금 도입의 원래 근본 목적을 위배하는 짓을 하는데 국민연금이 사실은 지금 9%에 조금 더 내는데 돈이 더 필요할 것 같으면 그걸 갖다가 더 높일 수밖에 없다 이거야. 그리고 미래 세대에만 부담이 크다고 얘기를 하는데, 그 미래 세대도 자기도 늙어 가면 그다음 세대에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런 쓸데없는 논쟁은 할 필요가 없다, 이런 얘기예요. 그러니까 일단 돈이 어떻게 갑자기 튀어나오는 게 아니기 때문에 급여와 수입을 맞춰야하기 때문에 거기에서 어떤 화합점을 이루는 변화를 갖다가 가져오는 것이 가장 정상이라고 봐요.
◇ 정관용> 개혁은 필요하다, 그러나 하향평준화 식의 일방적 개혁이 아니라, 콘센서스 사회적 합의를 이룰 수 있는 지금보다 조금 위로 올라가는 방향 그런 게 필요하다.
◆ 김종인> 가장 기본적인 게 뭐 하면 그걸로 노후의 생계 보장이 되느냐 안 되느냐 그거를 갖다가 전제로 해서 해라, 이거예요.
◇ 정관용> 그렇게 하고 이런 보험가지고 사회보험가지고 안 될 때는 또 재정을 투입하고, 재정 투입에 필요하다면 증세를 해야 된다.
◆ 김종인> 당연히 그런 거죠.
◇ 정관용> 거기까지 정리를 해 보겠습니다. 요즘 또 개헌 논란이 막 일고 있는데, 2009년인가 국회 헌법자문위원회 위원장도 맡으신 바도 있지 않습니까?
◆ 김종인> 네.
◇ 정관용> 개헌에 대한 평소 소신은 어떠세요?
◆ 김종인> 저는 사실은 우리나라와 같은 분단된 국가에서 대통령제를 선호하는 입장이었어요, 제가 볼 때. 그런데 지금 우리가 87년 헌법 체제하에서 지금 5년 단임의 대통령을 갖다가 근 30년 가까이 체험하게 되는데, 그 과정에서 볼 것 같으면 대통령의 지나친 과욕과 그런 고난 때문에 제대로 뭐가 성공한 대통령이 별로 없는 것 같이 보인단 말이에요. 그런 측면에서 보면 개헌에 대한 논의는 지금 해 봐야할 그런 때가 되지 않았느냐, 전 이렇게 생각을 합니다.
◇ 정관용> 개헌의 방향은 어느 쪽이 옳다고 보세요? 대통령 중임제, 내각제, 분권형 여러 가지 이야기가 나와요.
◆ 김종인> 대통령 중임제니 분권형 대통령제라는 것은 없어요. 이건 기본적으로 대통령을 국민이 직접 뽑고 수상이 통치하는 것을 갖다가 분권형이라고 그러는데, 그건 분권형이 아니에요. 대통령 선출 방식만 직접 뽑는다는 이런 것뿐이지. 그리고 중임제라고 하는 것이 말이 그렇지 4년, 4년 하는 거나 대통령이 사실은 제대로 취임하기 전에 준비만 철저히 해서 하면 5년 하는 거나, 별 기간에는 차이가 없어요.
◇ 정관용> 그러면 내각제가 필요하다고 보시는 겁니까?
◆ 김종인> 내각제하려면 여러 가지 전제조건이 따라야 돼요.
◇ 정관용> 어떤 전제조건이요?
◆ 김종인> 내각제는 사실은 콘센서스를 이룩하는...
◇ 정관용> 정치죠.
◆ 김종인> 정치를 하자, 이런 얘기 아니에요?
◇ 정관용> 절충과 타협을 해서.
◆ 김종인> 예를 들어서 일본식의 내각제 같은 경우는 별로 의미가 없어요.
◇ 정관용> 1당이 계속하는 내각제니까요.
◆ 김종인> 그건 별로 의미가 없다고. 그런 의미에서는 내각제를 하려면 선거제도 자체가 완전히 바뀌기 전에는 제대로 될 수가 없다고 봐요.
◇ 정관용> 국회의원 선거제도. 그러니까 지금 우리는 양당제도인데 양당제 하에서의 내각제는 의미가 없다?
◆ 김종인> 양당제 내각제는 여기에서 한 당에서 만약에 권한을 행사하는 사람이 집권을 하면 그 사람이 대통령이나 비슷하게 할 수도 있는 거죠.
◇ 정관용> 똑같은 거죠. 그러면 일단은...
◆ 김종인> 그런데 차이는 뭐냐 하면 그러나 대통령이라고 하는 자리는 아무리 잘 그걸 알고 모르고 관계없이 당선만 되면 대통령이 헌법상의 권한을 행사할 수가 있는데.
◇ 정관용> 5년을 꽉 채우죠.
◆ 김종인> 내각제의 수상이 되는 사람은...
◇ 정관용> 바꿀 수가 있죠.
◆ 김종인> 아무리 한 당에서 한다고 하더라도 그거를 제대로 화합을 해서 끌지 못하는 사람은 끌고 갈 수가 없어요. 그러니까 능력이 특출한 사람이 아니면 수상이 될 수가 없는 거죠.
◇ 정관용> 요약해 보자면 국회의원 선거제도를 대폭 바꾸어서 양당제가 아닌 다당제가 가능하도록 하는 토양을 만들고 그와 함께 내각제로의 개헌, 이런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신다?
◆ 김종인> 그런 것을 한 번 지금 생각해볼 시기가 되지 않았나, 이렇게 봐요.
◇ 정관용> 이번 정부 안에서 개헌이 성사 가능하다고 보십니까? 어떻습니까? 분위기가 어떻게 읽히세요?
◆ 김종인> 제가 보기에는 이번 정부 안에서라기보다는 차기 총선이 2016년에 할 거 아니에요. 그러면 2016년에 나온 국회가 지금은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할지라도 그리고 대통령 임기가 한 1년 몇 개월밖에 안 남으니까 그때 가서 하는 것이 적기가 되지 않나 이렇게 봐요.
◇ 정관용> 이번 국회가 아니라 다음 국회에서?
◆ 김종인> 네.
◇ 정관용> 지금 이번 국회에서는 논의만 지금 하고?
◆ 김종인> 그렇죠. 논의는 할 수 있는 거죠, 충분히.
◇ 정관용> 그런데 최근에 이런 여야에서 다 개헌 얘기를 하는데 박근혜 대통령이 상당히 개헌에 부정적 입장을 밝히는 이유는 뭐라고 보세요?
◆ 김종인> 뭐 대통령이 되는 사람은 다 개헌에 별로 그렇게 관심이 없어요.
◇ 정관용> 왜 그럴까요? 자기 문제도 아닐 텐데.
◆ 김종인> 우리도 지금 보면 여야 할 것 없이 대통령이 되고 싶은 사람은.
◇ 정관용> 그 사람들은 반대하죠?
◆ 김종인> 그 사람들은 개헌에 별로 동의를 하지 않아요. 그 이유가 뭐냐, 대통령 자리만 얻으면 내 마음대로 다할 수 있는데 무엇 때문에 바꾸겠느냐, 이렇게 생각하는 거죠.
◇ 정관용> 어쨌든 차제에 지금 헌법재판소에서도 인구편차 조정하라라고 하는 판결도 내려지고 했으니까 논의는 시작되는데, 그 논의의 방향이 아까 말씀하신 그런 내각제 지향형의 방향으로 이끌어져가서 다음 국회에서 완성했으면 좋겠다, 이 말씀까지.
◆ 김종인> 그러니까 이번에 무슨 헌법재판소의 선거구 조정을 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거든요. 그런 데에서 기득권을 가진 현역 의원들이 조금 먼 시야를 보고서.
◇ 정관용> 알겠습니다.
◆ 김종인> 선거구 조정을 제대로 할 것 같으면 그런 터전을 만들어줄 수가 있는 거죠.
◇ 정관용> 박근혜 정부의 경제팀에게 딱 한 가지만 주문을 하신다면 뭘 주문하실 건지, 우선.
◆ 김종인> 저는 현재의 경제 상황에 대한 특히 세계경제의 흐름에 대한 판단을 갖다가 좀 정확하게 해 주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각 세계경제 자체에도 여러 곳에 지금 화약이 묻혀있다고.
◇ 정관용> 네.
◆ 김종인> 유로도 지금 어느 날 갑자기 터져서 저게 금융위기를 가져올 수 있고, 내년도에 지금 양적 완화를 끝을 냈지만 미국에서의 연준이 갑작스럽게 금리의 변화를 가져올 수도 있고, 또 아베노믹스가 실패에 도착할 것 같으면 엔의 급작스러운 평가절화가 더 이루어졌을 적에 이것이 한국의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어떻게 될 것인가. 이런 것에 대한 면밀한 검토를 하고서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을 갖다가 미리 강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 않나 그렇게 봅니다.
◇ 정관용> 경제팀이 아니라 박근혜 대통령에게 한 가지만 조언하신다면?
◆ 김종인> 뭐, 대통령께 똑같은 얘기죠. 현 상황에 대한 인식을 좀 명확하게 하시는 게 좋겠다는...
◇ 정관용> 세계경제 전반, 뭐 이런 것 등등...
◆ 김종인> 그렇죠.
◇ 정관용> 대북 관계는 좀 풀릴 것이라고 보십니까? 거기도 별로 기대를 안 하십니까?
◆ 김종인> 글쎄요. 당분간은 내가 보기에는 힘들지 않겠나 이렇게 생각합니다.
◇ 정관용> 그 이유는요? 박 대통령한테 그 분에 대한 의지는 안 읽히세요?
◆ 김종인> 아니, 박 대통령은 내가 보기에는 북한 김정은 체제에 대해서 상당히 불신이 많으십니다.
◇ 정관용> 불신이 많다.
◆ 김종인> 자꾸 말을 이랬다저랬다 바꿔서 하기 때문에.
◇ 정관용> 알겠습니다. 오늘 오래간만에 김종인 박사 모시고 경제 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이슈에 대해서 말씀을 좀 나눠봤습니다. 오늘 나와 주셔서 감사드립니다.
◆ 김종인> 네.
◇ 정관용> 조만간 또 모시겠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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