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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경제민주화? 이젠 할래야 할수도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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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민주화 반드시 실현될 거라 믿었지만...
- 의도한 것은 아니지만 결과적으로 국민 현혹해 죄송
- 대선 당시엔 박근혜 대통령도 의지 있었다고 믿어
- 경제민주화는 과거 미국도 했었다
- 일본도 경제구조조정 못해 장기침체
- 앞으로도 현정부는 경제민주화 안할 것
- 지금까지 해온게 있으니 갑자기 전환도 어려워
- 경제혁신 얘기하다 갑자기 경제활성화 이해 안가
- 경제정책의 방향, 명확하게 구분 안되는 상황
- 경제활성화도 잘 되진 않을 것
- 일본을 보라, GDP 44%가진 기업들도 투자 안해

■ 방 송 : FM 98.1 (18:00~20:00)
■ 방송일 : 2014년 10월 31일 (금) 오후 7시
■ 진 행 : 정관용 (한림국제대학원대학교 교수)
■ 출 연 :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 정관용> 오늘 2부와 3부, 오랜만에 긴 대화를 준비했습니다. 오늘 초대한 분은 김종인 박사이십니다. 지난 2012년 대선 당시에 박근혜 후보 캠프에서 공동선대위원장 또 국민행복추진위원장을 맡아서 경제민주화라는 화두를 제시했고 현 정권 탄생에 큰 산파 역할을 하셨던 분인데, 지난 해 말에 새누리당을 탈당하셨고요. 최근 들어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경제민주화는 대선전략이었을 뿐이었다. 그리고 국민들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 이런 발언들을 내놓고 계십니다. 어떤 소회이신지 또 현 정부의 경제정책은 또 어떻게 평가하고 계신지 상세하게 말씀 듣겠습니다. 오랜만에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김종인 박사님, 어서 오십시오.

◆ 김종인> 네, 안녕하십니까?

◇ 정관용> 작년 말에 새누리당 탈당하신 것 맞죠?

◆ 김종인> 제가 탈당을 한다고 그렇게 발표를 했죠.

◇ 정관용> 그러고도 또 언론에 별 말씀 안 하시다가 최근에 여기저기 좀 인터뷰를 하셨더라고요.

◆ 김종인> 네.

◇ 정관용> 갑자기 이렇게 또 언론에 좀 할 말을 해야 되겠다 생각하시게 된 무슨 계기가 있습니까?

◆ 김종인> 뭐 특별한 내가 무슨 계기라고 보다는 이제 이 정권이 들어선지 한 1년 6개월쯤 지났으니까 대략 이 정부의 방향이 어디로 갈 것이라고 하는 것이 확정되어 있기 때문에. 특히 최근에 경제정책 가지고 상당히 논란이 되고 그러고 있기 때문에 이제는 좀 내가 원래 전문인으로서 경제와 관련해서는 좀 얘기를 할 필요가 있지 않겠느냐, 일방적으로 우리 분위기로 봐서 정부가 어떠한 정책을 할 것 같으면 일반 지식인들이 별로 그렇게 거기에 대해서 반응을 보이는 것이 별로 없어요. 그러니까 어떻든 간에 좀 잘못 방향이 설정된 것에 대해서는 이렇게 가면 좋지 않겠느냐 하는 이러한 얘기를 해야 되는 것이 나로서의 도리가 아니겠느냐 하는 이런 생각을 해서 내가 몇 군데 얘기를 좀 한 겁니다.

◇ 정관용> 그런 인터뷰 가운데 어디서 한때 ‘내가 과욕했다, 국민들께 미안하다‘.

◆ 김종인> 아니 그러니까 경제를 보는 시각에서 놓고 봤을 적에 참 우리 사회가 지나칠 대로 불균등이 심하고 특히 양극화, 재벌경제 이런 등등을 얘기를 하기 때문에 우리 사회가 구조적으로 참 획기적인 변화를 하지 않을 것 같으면 중장기적으로 경제가 정상을 달려가기가 굉장히 힘들다는 이런 생각을 해서 내가 초기에, 처음에 한나라당 비대위원으로 들어가서 내가 그 당시에 들어갈 때도 주장한 것도 그거였어요. 그래도 이 한나라당이 변화해서 변화된 한나라당이 우리나라의 소위 경제사회의 구조의 변화를 가져와야만 국민이 안심하고 살 수 있을 것이다, 그래서 내가 이 비대위원에 들어왔다고 내가 얘기를 했습니다.

◇ 정관용> 그렇죠, 네.

◆ 김종인> 그래서 그러한 모토가 돼서 당시에 한나라당의 중앙정책을 바꾸고 결국은 당명도 바꾸고 결국은 그러니까 상품도 바꾸면서 브랜드도 바꿔야 된다라고 해서 당의 이름도 새누리당으로 변경이 됐고, 정당명도 바꾸고 그렇지 않았어요?

◇ 정관용> 또 대표 공약도 경제민주화 쪽으로 방향을 설정하시고.

◆ 김종인> 그렇죠, 정강정책이 그걸 택했으니까 당연히 그거를 공약으로 다 됐던 거죠.

◇ 정관용> 그때 이걸, 그때를 한때 내가 과욕했다라고 표현하신 이유 뭡니까?

◆ 김종인> 그러니까 내가 그런 것을 과연 충실히 시행할 수 있는 그러한 소위 각오들이 되어 있는 것인가에 대해서 내가 확실한 것을 모르고서, 내가 말하자면 만약에 이것이 반드시 될 수 있을 것이라고 하는 그런 생각을 했다는 거죠. 그렇기 때문에 내가 좀 실현이 그렇게 쉽지 않았던 것을 갖다가 내가 욕심을 부렸다하는 이런 뜻에서 내가 과욕이라는 말을 쓴 겁니다.

◇ 정관용>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공약을 내세웠던 그런 것들이 현재 실천되고 있지 못해서 그래서 국민들께 죄송하다는...

◆ 김종인> 그런 거죠. 내가 언젠가 선거 바로 직전에 언론에 대해서 내가 이거는 기필코 실현이 될 것이라고 하는 것은 내가 확실하게 얘기를 했기 때문에.

◇ 정관용> 재방송에 오셔서도 그랬습니다.

◆ 김종인> 그랬기 때문에 내가 뭐 그것을 말을 했기 때문에 내가 ‘국민들에게 미안하다’, 이렇게 얘기를 할 수밖에 없지 않나 이렇게 봅니다.

◇ 정관용> 그러니까 결국은 국민들이 잘못된 판단을 하도록 만드는 데 큰 공을 세우신 것 아니에요? (웃음)

◆ 김종인> (웃음) 글쎄, 그거는 내가 무슨 잘못된 판단을 내가 의도적으로 그런 것은 아니었기 때문에, 나라의 장래를 위해서 그렇게 가야 되지 않겠느냐 하는 내가 확신해서 얘기를 했기 때문에 내가 무슨 국민을 현혹하려고 그랬던 건 아니고.

◇ 정관용> 결과적으로 현혹하신 게 되지 않습니까?

◆ 김종인> 결과적으로 그러니까 내가 죄송하다고 얘기를 하는 거죠.

◇ 정관용> 그냥 죄송만 하면 됩니까?

◆ 김종인> 그러면 내가 뭐... 다른 방법이 뭐가 있겠어요?

◇ 정관용> 조금 지나간 일이기는 합니다만 이거는 한번 여쭤보고 다음으로 넘어가야 될 것 같아서... 우리나라가 양극화, 불균등, 이거 고쳐야 된다, 구조개혁을 해야 한다, 그거는 경제민주화다. 그런데 그것을 한때 민주당에 또 계시지 않으셨습니까? 민주당이 이게 힘을 실어서 그걸 실천할 수 있다는 판단보다 왜 그 당시에 한나라당에.

◆ 김종인> 아니, 민주당은 사실은 내가 17대 때 참 그때도 여러 가지로 요청을 많이 해서 내가 한 4개월 동안 고려를 하다가 민주당에 갔었는데 그때 민주당이 17대 선거에 쪼그라들어버렸어요. 그래서 의석을 8석밖에 안 됐기 때문에 별로 그렇게 정책적으로 활동을 할 수 있는 가능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었기 때문에, 17대를 마치고 이제는 내가 다시는 당적을 갖지 않겠다 해서 민주당도 그때 바로 나가... 17대가 끝나자마자 탈당을 했었어요. 그러면 그 사람들은 자기 나름대로의 또 지향하는 바가 있었기 때문에 내가 거기는 관여할 바가 아니고 내가 다음 대통령에 기대를 내가 너무나 크게 갖고서 ‘다음 대통령만큼은 분명하게 뭐를 제대로 하실 수 있는 분이 돼야 되겠다’하는 생각을 해서 그 당시에 생각하기에는 과거에 우리나라 대통령들이 왜 실패를 했느냐 하는 이런 것을 나 나름대로 정리를 해 보면 탐욕이 많거나 또 주변에 인사들이 너무나 그냥 쓸데없는 짓을 많이 하고 그다음에 이익집단하고 연결이 돼서 그런 사람은 다시는 돼서는 안 되겠다하는 이런 생각이 들었어요. 그때에 그 내가 정한 카테고리에 딱 적합한 인물이 지금 현재 박근혜 대통령이었기 때문에.

◇ 정관용> 그랬었어요?

◆ 김종인> 박근혜 대통령을 대통령으로 만드는 데 내가 조력을 해 줘야 되겠다 하는 이런 생각에서 시작을 한 거예요.

◇ 정관용> 그런데 상대적으로 문재인이나 안철수 이런 사람들보다 박근혜 현 대통령을 더 신뢰하셨다?

◆ 김종인> 그때는 그 당시에 그렇게 한 거죠.

◇ 정관용> 더 신뢰한 이유가 뭐였었습니까?

◆ 김종인> 그러니까 뭐 박근혜 대통령이야말로 정말 홀로 계시는 분이기 때문에 뭘 그렇게 탐욕을 가질 이유가 하나도 없지 않겠어요?

◇ 정관용> 아하...

◆ 김종인> 거기다가 주변도 비교적 간단하고 그다음에 특히 중요한 것이 뭐냐 하면 어떤 이익 집단과도 사전에 아무런 신세를 진 부분이 없기 때문에 확실하게 어떠한 목표를 설정해서 하면 이거를 실천할 수 있는 그런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고 내가 판단을 했던 겁니다.

◇ 정관용> ‘박근혜 대통령에게 경제민주화는 대선전략이었을 뿐이었다’, 이런 발언을 하셨는데.

◆ 김종인> 그거는 이제 결과적으로.

◇ 정관용> 그러니까 결과적으로요.

◆ 김종인> 지금에 와서 보면 그렇게 사람들이 판단을 하게 돼버렸다, 이런 얘기예요.

◇ 정관용> 그래서 제가 한 번 더 질문 드리는 건데, 그러면 박근혜 대통령은 당시 후보 시절에서부터 집권하면 경제민주화를 할 생각이 없으면서도 집권을 위해서 이런 공약을 수용했던 거라고 판단하십니까, 아니면 경제민주화를 할 생각이 있었는데 집권하고 나서 생각이 바뀌었거나 여건이 바뀌었기 때문이라고 보십니까?

◆ 김종인> 내가 보기에는 선거를 하는 과정 속에서는 확고하게 이거를 실현해야 되겠다는 생각이...

◇ 정관용> 있었던 것으로?

◆ 김종인> 있었는데 그 당시에도 아시다시피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경제민주화에 대한 반대의견을 내는 사람들이.

◇ 정관용> 많이 냈죠.

◆ 김종인> 새누리당 내에서 엄청나게 많았기 때문에 이제 ‘그러한 것이 많이 작동을 하지 않았나’, 나는 그렇게 생각을 해요.

◇ 정관용> 국민행복위원장, 국민행복추진위원장 맡으시면서 공약을 특히 경제공약 부분을 총괄하시기는 했습니다마는 사실 그 대선캠프 전체에서도 경제민주화 목소리를 내는 분은 김종인 박사, 한 분이지 않았나요?

◆ 김종인> 아니 그러니까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그 공약을 만드는 위원회를 구성해 보려고 하니까 그걸 맡을 수 있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그러니까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것을 경제사회에서 이렇게 쭉 추리해 볼 것 같으면 당시에 어떤 사람은 ‘내가 처음 들어보는 얘기다’ 하는 사람도 있고 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그게 경제민주화라고 하는 것을 갖다가 실질적으로 그럴 것 같으면 그러면 미국 같은 나라를 예를 들어서 보자 이런 얘기예요. 최근에도 그런 얘기가 나옵니다마는 미국의 테오도어 루스벨트(Theodore Roosevelt) 대통령이 1902년에 대통령이 돼서 록펠러의 스탠더드 오일(Standard Oil Co.)이라는 독점 회사를 완전히 분해시키지 않았어요? 예를 들면 미국 같은 데서도 그걸 한 거예요. 그 당시에 그 사람들이...

◇ 정관용> 이른바 재벌 개혁 같은 거죠?

◆ 김종인> 네, 경제민주화라는 말은 안 썼지만 실질적으로 그렇게 해서 오늘날에 미국 사회를 구성하게 되는데 5, 60년 가까이 구조적인 변화를 한 겁니다. 그래서 오늘날 미국이 세계를 지배할 수 있는 그런 나라가 된 거예요. 그러니까 우리는 지금도 조금 있으면 그 얘기가 나오겠습니다마는 지금 제2차 세계대전 이후에 성공한 나라가 일본이라고 대표적으로 예를 들지 않습니까? 그다음에 우리가 1960년대서부터 경제개발을 하면서 사실 일본 모형을 그대로 따서 짧은 시간에 산업화를 성공한 나라예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종인> 그리고 지금 정치민주화를 한 지 거의 25년 해서 지금 거의 50년이 지났단 말이에요.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랬으면 한번 경제구조에 대한 재검토를 해서 이 세계경제, 글로벌화된 이 경제 속에서 우리가 앞으로 재도약을 하고 중장기적으로 정상적인 경제성장을 하려면 무엇을 해야 되느냐 하면 구조조정을 했어야 됩니다.

◇ 정관용> 그렇습니다, 네.

◆ 김종인> 일본이라는 나라도 그것을 못한 나라예요.

◇ 정관용> 못해서 지금 장기침체를 하고 있는 것 아닌가요?

◆ 김종인> 그래서 사실은 일본의 상황에 대해서 내가 참 오랫동안 많이 나 혼자서 연구를 한 사람인데.

◇ 정관용> 그러니까 그런 시대사적 인식 속에서 경제구조개혁, 경제민주화가 필요하다라고 하는 신념을 말씀하셨는데. 제가 아까 여쭤 본 것은 캠프 내에서부터 김종인 박사 혈혈단신 혼자 계셨고 나머지 분들은 그런 인식이 없는 분들이었고.

◆ 김종인> 아니, 뭐 인식하는 사람도 있어요. 인식하는 사람도 있는데...

◇ 정관용> 그런 상황에서 과연 박근혜 당시 후보가, 뭐 물론 그 김종인 박사를 신뢰하고 해서 경제민주화에 대한 의지가 있었다손 치더라도 그걸 실행에 옮길 사람들이 없는데 그 주변에는, 이게 어떻게 가능하다고 보셨느냐 이거죠.

◆ 김종인> 아니, 나는 왜 가능 하느냐고 보면 내가 그래서 그 당시에 늘 강조를 했지만 뭐라고 얘기를 했느냐 하면 ‘경제민주화가 되느냐, 안 되느냐는 최고통치자의 의지에 달려 있다’고 내가 그런 거예요.

◇ 정관용> 네. 대통령의 의지만 있으면 실천할, 실행할 사람들이 없어도 가능해요.

◆ 김종인> 그런데요, 의지가 확실하면 그 의지를 피력을 하면 밑에서는 따라오게 되어 있다고요.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런데 지금 그게 어떻게 해서 대통령 당선 되신 이후에 좀 변모가 돼서 오늘날처럼 이렇게 되어 버린 것 같아요.

◇ 정관용> 그러니까 대선 때는 분명히 의지가 있다고 보셨다?

◆ 김종인> 그렇게 그걸 내가 믿었기 때문에 내가 한 건데.

◇ 정관용> 그런데 왜 그렇게 갑자기 바뀌냐고요, 그 의지가.

◆ 김종인> 그거는... 내가 그래서 그때도 늘 그런 얘기를 했지만 후보가 되기 전, 후보가 된 다음에, 당선된 이후에 이게 역대 대통령들을 봐서 다 변하더라고. 그런데 그것을 변화를 안 하기를 기대했는데 변화했는데 그건 어쩔 수 없는 거죠.

◇ 정관용> 그러면 결국은 지금 제가 보기에는 그 새누리당의 경제팀 전체에 경제와 관련된 많은 분들, 의원이 있지 않습니까? 그분들의 전체 시각이 경제민주화와는 좀 거리가 있는 분들인데.

◆ 김종인> 상당 부분이 그런 사람들이 있었어요.

◇ 정관용> 그러니까요, 거의 대부분이.

◆ 김종인> 그래서 내가 선거기간 동안에도 상당히 옥신각신했던 건데.

◇ 정관용> 그러니까요. 그런 와중에 혼자 김종인 박사께서 뭔가 대선 때는 조금 역할을 하셨습니다마는 결국은 ‘대통령도 별 의지가 없이 김종인 박사를 그냥 이용한 것 아니냐’ 이렇게 여쭤볼 수밖에 없는 거예요.

◆ 김종인> 아니, 그거야 뭐 내가... 다 지나간 얘기니까 내가 그 결과를 놓고서 이러고저러고 지금 얘기하고 싶은 심정이 아니기 때문에 뭐 그 정도로 하고 지나갑시다.

◇ 정관용> 김종인 박사께서 국민들에게 미안하다, 죄송하다 하셨는데 그거는 사실 박근혜 대통령이 더 미안하고 죄송해야 되는 것 아닌가요?

◆ 김종인> (웃음) 그거야 뭐... 대통령이 그건 판단할 문제이지, 그건 내가 뭐라고 얘기할 성격의 것은 아닌 것 같아요.

◇ 정관용> 아까 처음 얘기하실 때 ‘1년 6개월이 지나서 현 정부의 경제의 어떤 틀이 갖추어 졌다, 정책의 기조가 정해졌다. 그런데 그건 좀 문제가 있다. 그렇게 판단해서 이제 말하기 시작했다’, 이렇게 말씀하셨지 않습니까?

◆ 김종인> 네.

◇ 정관용> 1년 6개월을 보니까 진짜 경제민주화는 전혀 안 하는 것으로 보이십니까?

◆ 김종인> 내가 보기에는...

◇ 정관용> 결론을 내리셨습니까?

◆ 김종인> 별로 거기에 대한 의지는 없어져 버린 것 같아요.

◇ 정관용> 완전히?

◆ 김종인> 네.

◇ 정관용> 아직도 남은 임기가 3년 반이나 있는데.

◆ 김종인> 내가 보기에 이미 1년 반 동안에 진행되는 과정을 볼 것 같으면 다음에 다시 그것을 갖다가 할 수 있다고는 그건 상상할 수가 없어요.

◇ 정관용> 그래요?

◆ 김종인> 네.

◇ 정관용> 그 근거는요?

◆ 김종인> 아, 지금 모든 게 그와는 상당히 배치되는 쪽으로 가고 있는데 그게 되겠습니까? 그러니까 사실은 어떤 나라의 어떤 정권이든 간에 초기 1년 정도 하는 상황을 볼 것 같으면 그것이 그 임기 내에 어떻게 갈 것이라는 것은 대개 다 정해져 있다고 이렇게 봐요.

◇ 정관용> 그러면 경제민주화는 아니고 현 정부의 경제정책 기조는 그러면 뭐라고 정리해야 됩니까? 이게 경제활성화도 내세우고 동시에 또 경제혁신도 굉장히 많이 부르짖었거든요.

◆ 김종인> 아니 그러니까 처음에 사실은 경제, 국정과제를 택하면서 국정과제를 제1번으로 경제에 관한 것이 정해져 있는데, 그게 창조경제 아닙니까?

◇ 정관용> 창조경제, 네.

◆ 김종인> 창조경제를 굉장히 강조하고 지금도 그걸 강조를 많이 하고 있습니다마는 이 창조경제에 대한 정확한 정의가 지금 없어요.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리고 지난 1월에는 대통령께서 기자회견을 할 적에 보면 혁신을, 경제혁신을 얘기하지 않았어요?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런데 사실은 경제혁신이라는 게 지금 현재 한국 경제가 당면하고 있는 상황을 봤을 때 굉장히 중요합니다. 지금 우리나라에 전통적인 대기업들이 상당 부분 경쟁력을 지금 상실하고 있는 상황이라는 말이에요. 그래서 이 경쟁력을 회복하려면 자기 나름대로의 혁신을 해야 되는데 그게 잘 보이지 않는다는 이거예요. 그런데 그렇게 혁신을 한다고 하다가 부총리가 바뀌면서 갑자기 경제활성화 쪽으로...

◇ 정관용> 그렇습니다.

◆ 김종인> 가버렸다는 말이에요. 그런데 경제활성화 쪽으로 가면 혁신과는 상당히 배치되는 결과가 나올 수밖에 없어요. 그래서 과연 이 경제정책이 어느 쪽으로 가려고 그러느냐 하는 것이 잘 이렇게 명확하게 구분이 안 되는 지금 그런 상황에 있다고 보는 거예요.

◇ 정관용> 방향이 좀 왔다갔다합니까?

◆ 김종인> 네.

◇ 정관용> 그럼 앞으로 남은 기간도 또 왔다갔다할까요?

◆ 김종인> 아니 지금은 왔다갔다할 그것도 없고 지금 현재로는...

◇ 정관용> 이제는 활성화에 그냥...

◆ 김종인> 결국은 활성화에 성공을 하느냐 안 하느냐 거기에 달려 있는 거지요. 지금 예를 들어서 경제활성화를 한다, 그 경제활성화의 명분이 지금 금년도 예산을 편성을 할 때 기본이 되는 성장률을 3.9% 잡았습니다, 작년에. 그 3.9%를 잡을 때도 예산편성상, 그걸 좀 어렵지만 3.9%로 잡은 것 아니에요. 4%로 잡는다 하다 3.9%로 잡았는데 그런데 지금 IMF나 우리나라의 각종 경제연구소에서 얘기하는 것을 보면 ‘금년의 한국 경제가 3.7% 정도는 성장할 것이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지 않아요? 그러면 경제를 활성화하겠다고 하는 얘기가 나오려면 무슨 우리 경제의 크나큰 문제가 있다, 지금 경제가 근본적으로 소위 리세션(recession), 경기후퇴 속에 들어가 있다 그러면 경기변동이론에서 얘기할 적에 경제가 리세션 후퇴에 들어간다는 얘기는 2분기 연속 마이너스 성장을 했을 때 그런 얘기를 하는 거예요. 그러나 실질적으로 우리는 지금.

◇ 정관용> 플러스 성장이죠?

◆ 김종인> 플러스 성장을 하고 있는 상태다, 이거예요. 그런데 왜 갑자기 경제활성화라는 얘기가 나오느냐, 가만히 생각을 해 보면 일본의 아베노믹스가, 아베가 수상이 돼서 시작하면서 마치 일본 경제가 곧 살아날 것처럼 얘기하지 않았어요?

◇ 정관용> 잠깐 그랬죠.

◆ 김종인> 그러나 그게 일본이 아베 이전에 1993년부터 잃어버린 10년, 지금은 잃어버린 20년이라고 그러잖아요?

◇ 정관용> 그래요.

◆ 김종인> 그때 하던 것을 그대로 답습한 것뿐이에요.

◇ 정관용> 아하...

◆ 김종인> 조금 더 강도 높게 해서 그러니까 돈 많이 풀고 금리 싸게 내리고 그렇게 함으로써 일본 엔화 평가절하를 유도해서 수출 촉진하고, 이것을 했는데도 역작용을 불러일으켜서 지금 아베노믹스가 거의 또 실패 쪽에 가니까 오늘 발표한 대로 다시 또 양적완화를 또 심하게 해야 되겠다 하는...

◇ 정관용> 10조 엔 내지 20조 엔을 더 풀겠다고 하죠.

◆ 김종인> 그런 식으로 나온 거다 이런 얘기예요. 그런데 그게 과연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가는 두고 봐야 알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그게 크게 일본 경제에 플러스요인으로 작용한다고 보지는 않습니다.

◇ 정관용> 그런데 우리도 지금 그런 식으로 하고 있다, 그렇게 보십니까?

◆ 김종인> 그러니까 우리도...

◇ 정관용> 알겠습니다. 그러니까 ‘처음에 창조경제를 내세웠지만 그건 개념부터가 좀 불투명 하다, 뭔지 모르겠다. 혁신 부르짖었는데 그건 필요하다고 봤다. 그런데 최경환 팀 오면서 경제활성화로 방점이 다시 찍히니까 이제 혁신도 물 건너갔다‘, 그 말씀이시잖아요?

◆ 김종인> 네, 그렇죠.

◇ 정관용> 그리고 경제활성화를 방법으로는 역시 우리도 금리 내리고 돈 풀고 재정 조기투입하고 또 게다가 부동산 규제 같은 것 완화하고 계속 이런 정책을 쓰고 있단 말이에요. 그 경기 활성화 정책은 효과를 기대할 수 있을까요?

◆ 김종인> 아니 그러니까 내가 보기에 뭐 예를 들어서 부동산 거래 활성화를 위해서 LTV도 완화시키고 DTI도 완화시키기고 했지만 그게 지금 실질적으로 소기를 목적대로 안 돌아가고 있는 상황이라는 말이에요.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리고 현재의 지금 이 아파트 값이 약간 상승을 했는데 이 아파트 값이 상승이라는 것이 전세 값의 상승을 유도해서 소위 세입자들은 더 어려운 상황으로 지금 몰고 가고 있다, 이런 얘기입니다.

◇ 정관용> 그렇습니다.

◆ 김종인> 그런데 지금 우리나라의 형편에서 봐서 자, 내수를 살리기 위해서 그런 식으로 한다, 이렇게 얘기를 하는데 실질적으로 한 60% 가까이, 60% 이상의 사람들이 소비할 능력이 없어요.

◇ 정관용> 소득 자체가 없어서?

◆ 김종인> 소득 자체가 줄어서. 우리가 일본하고 패턴이 비슷한 게 뭐냐 하면 일본도 가계는 돈이 없고 정부도 돈이 없고 기업만 돈이 있다, 이런 얘기예요. 지금 일본의 기업들이 유보하고 있는 돈이 얼마냐 하면 2조 1000억 불을 유보하고 있어요. 일본의 GDP의 44%입니다. 우리도 지금 그 얘기가 나왔습니다마는 우리나라도 지금 기업들이 요구했다는 돈이 460조 원입니다.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 460조 원이면 그건 우리 GDP의 34%예요.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러니까 지금 그러한 유보소득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투자활성화가 안 일어난다, 이거예요.

◇ 정관용> 그렇죠.

◆ 김종인> 그러면 과연 금리가 내려가고 통화량이 늘어난다고 해서 투자가 되겠느냐, 이런 얘기예요.

◇ 정관용> 네.

◆ 김종인> 그런 본질을 좀 우리가 분명히 알고 가자.

◇ 정관용> 그런데 그 대목은 그래서 최경환 부총리가 딱 짚어서 기업들의 이 과잉된 사내유보금에 대해서는 과세하겠다는 얘기까지 하고.

◆ 김종인> 그게 과세가 그게 쉽지...

◇ 정관용> 또 동시에 그러면서 그 돈을 가능하면 근로자소득, 즉 임금을 높이거나 배당을 늘려라 하는 쪽으로 지금 하고 있지 않습니까?

◆ 김종인> 그렇죠, 그거는 그건 말로만 하는 거죠. 말로만 하는 것이지 실제로 나타나는 것이 왜냐하면 그렇지가 않다, 이런 얘기입니다.

◇ 정관용> 실제 과세 효과도 별로 없다?

◆ 김종인> 네. 그러니까 지금 우리나라 기업들을 얘기하면 임금이 높아서 아무것도 못하겠다 하는 이런 실정에 있는데 임금을 높이라는 게 효과가 있겠느냐예요. 예를 들어서 일본만 하더라도 금년에 경제단체라든가 일본 자체가 금리, 임금을 좀 높여줘라. 그런데 임금이 다소 높아지는 기업들이 있어요. 그래도 그게 실질적으로 소비에 별로 영향을 안 미친다는 이거예요. 그게 왜 그러느냐, 일본도 비정규 근로자가 35.6% 정도 됩니다, 정규직이 아니고. 그런데 비정규직 근로자들의 임금이 안 올라요. 그러니까 실질적으로 소비증가에도 효력이 없어요. 그러니까 지금...

◇ 정관용> 우리도 지금 비정규직만 더 늘어나고 있고.

◆ 김종인> 네. 지금 일본이라는 나라가 평가절하를 해서 수입 가격을 높여서 디플레이션에서 빠져 나가기 위해서 2% 물가상승 목표를 정하지 않았어요? 이것이 어떤 효과를, 작동을 하자면 심리적으로 야, 앞으로 물가가 더 올라갈 것 같으니까 더 절약해야 되겠다, 그러니 그게 소비로... 원래는 소비가 늘어나게 하기 위해서 물가를 높이려고 그런 건데.

◇ 정관용> 내수를 오히려 죽인다?

◆ 김종인> 네, 그런 효과가 나오지 않을까. 지난 20년 동안 경험한 거예요. 그걸 잘 아시겠지만 옛날에 일본에 얼마 전에 2000년대 들어와서 2010년 무렵에 오부치라고 하는 수상 있지 않았어요? 그 오부치라고 하는 수장이 소비를 증대시키기 위해서 16세까지의 어린이.

◇ 정관용> 돈을 그냥 나눠줬잖아요?

◆ 김종인> 네, 그다음에 65세 이상의 노인들, 이 사람들한테 돈을 나눠줬는데도 아주 웃음거리를 샀어요.

◇ 정관용> 맞아요, 맞아요.

◆ 김종인> 그럼에도 불구하고 소비가 늘어나지 않은 거라는 말이에요. 그러니까 지금 잃어버린 20년이라는 것이 그렇게 재정을 연간 1천억 불씩 10년 동안 1조 달러를 때려부었는데도 그게 아무가 효과가 없는 거예요.

◇ 정관용> 지금 최경환 팀은 바로 그 일본과 똑같은 시기의 정책기조로 가고 있다?

◆ 김종인> 난 내가 보기에는 그런 거 같아요.

◇ 정관용> 일단 여기까지 말씀 듣고요. 3부에 계속 이어서 김 박사님 말씀을 듣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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