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에 취해 사물을 변별할 능력이 없었다'는 변호인측의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1일 오전 9시 50분 의정부지방법원 1호 법정에서 열린 성폭행 미군 선고 공판에서 재판부는 K(21) 이병에 대해 징역 10년의 중형을 선고했다. 이는 지난 2001년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이후 적용된 가장 무거운 처벌이다.
재판부는 이와 함께 피고인에게 80시간의 성폭력 프로그램 이수와 피고인에 대한 정보를 10년간 공개할 것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술을 마신 정황은 인정되지만 주거 침입 경위 등을 종합해 볼 때 피고인이 심신 미약 상태였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재판부는 "피고인이 고시원에 들어가 3시간에 걸쳐 변태적 성욕을 해소할 동안 피해자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성적 모욕감을 겪어야 했다"며 "죄질이 불량해 중형이 불가피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이날 녹색 정복을 입고 재판에 출석한 K 이병은 담담한 얼굴로 선고 결과를 받아들였다. 변호인측은 K 이병과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K 이병은 지난 9월 24일 새벽 4시쯤 동두천시 한 고시텔에 들어가 A(16)양을 흉기로 위협한 뒤 수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앞서 검찰은 K 이병에 대해 징역 15년을 구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