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대 성추행 피해자 2차피해 심각
- '용서할 수 없는 성추행' 출교 마땅
- 강용석제명안 처리... 2/3동의해야■ 방송 : FM 98.1 (07:00~09:00)
■ 진행 : 김현정 앵커
■ 대담 : 최영희 민주당 의원(국회 여성가족위위원장)
고대 의대생 성추행 사건, 피해 남학생들에 대한 처벌문제를 놓고 지난주에 저희가 피해자 측과 인터뷰를 했는데요. 어제 또 한 가지 새로운 사실이 폭로됐습니다. 성추행 사건 후에 가해자 측에서 피해 여학생들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그래서 2차 피해를 입히고 있다, 이런 내용입니다. 국회 여성가족위원장인 최영희 의원이 발표한 건데요. 도대체 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들어보겠습니다.
최영희 민주당 의원
◇ 김현정> 가해자가 피해자에 대한 설문조사를 했다? 이해가 안 가는데요. 언제, 누가, 어떻게 실시했다는 얘기인가요?
◆ 최영희> 이것은 아마 본인이 자기구명운동 차원에서 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같이 학교를 다닌 의대생들에게 특히 지금 이 세 명의 가해자 중에서 처음에는 셋이 다 범행을 인정을 했다가 그 중 한 명이 지금 번복을 하고 있거든요. 그런데 그 번복한 친구가 고대 의대생들에게 이런 설문조사를 했습니다. 세 가지 질문을 하는데 “피해자는 평소 이기적이다, 아니다” 둘 중에 하나. 또 “피해자는 평소 사생활이 문란했다, 아니다”, “피해자는 사이코패스다, 아니다” 이렇게 문항이 기재된 설문조사를 직접 실시했습니다.
◇ 김현정> 동기생들에게요?
◆ 최영희> 그렇습니다. 그러면 얼굴 마주보고 제대로 자기가 원하는 답을 주지 않으면 너는 감옥에 가라, 아니면 뭐 징계를 당하라는 의미나 마찬가지 아니겠습니까? 마주보고 이렇게 해서 문항을 했는데. “위 사실에 모두 동의하면 법정에서 증인으로 나갈 용의가 있다” 마지막 문항은 이런 것까지도 쓰여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자기구명운동 차원에서 이런 걸 한 것 같은데. 피해자가 친구들한테 이야기를 듣고, 이런 조사를 했다는 얘기를 듣고 지도교수한테 가서 호소를 했죠. 그랬더니 그 지도교수가 자기도 가해자가 가지고 왔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이렇게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 김현정> 교수한테까지 가서요?
◆ 최영희> 설문조사를 교수한테 한 건 아니지만, 가해자가 지도교수에게도 가져왔었다, 그 결과를 가져왔다, 이런 게 있죠. 사실 이 학생들하고 피해자는 6년 동안을 같이 공부한 아주 친한 사이였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자기구명을 위해서 사이코패스냐, 사생활이 문란하다, 또 이기적이다, 이런 식으로 조사를 한다는 것은 이건 사실 있을 수도 없는 일이죠.
◇ 김현정> 조사를 몇 명한테나 했는지 이런 게 파악이 됐나요? 아직 좀 안 알려진 부분인가요?
◆ 최영희> 예, 그건 아직 안 알려졌는데. 아마 이것을 학교징계위원회에 제출했을 것 같고요. 그리고 법원에도 제출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갑니다. 피해자는 마치 이런 일이 일어나고 나면 대부분 그런 식으로 하잖아요. “행실이 나쁘다” 항상 성폭력의 피해자에게 가해자들이 하는 말은 “그 사람 평상시에 행실이 나빴다”
◇ 김현정> 성추행을 유도했다는 식의 답변을 원하는 거군요?
◆ 최영희> 네, 자기에게 유리한 답변을 위해서 그렇게 하지 않았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피해자는 너무 정신적인 피해가 큽니다.
◇ 김현정> 언제쯤 이루어진 설문지죠?
◆ 최영희> 아마 구속되기 전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이게 성추행 건과는 별개로 명예훼손죄도 적용되는 또 다른 사안이 되는 거군요?
◆ 최영희> 그렇습니다. 이것은 명예훼손이 충분히 가능합니다. 그리고 이 건이 아니라도 이 사건에서는 가해자의 부모들이나 이런 분들이 하는 행동을 보면 전형적인 피해자에게 2차 피해를 주는 그런 행동을 했거든요. “너 신세도 망칠 것이다”라는 이런 식의 태도는 굉장히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2차 피해거든요. 그래서 이런 부분은 정말 사회적으로 관심을 가져서 어떤 성폭력 사건에서도 이런 일이 있을 수 없도록 하고.
그리고 법으로도 사실 이게 금지되어 있습니다. 찾아가거나 이렇게 하지 못하도록 되어 있는데, 그런데 이 피해자 입장에서는 지금 재판에 응하는 것도 너무나 힘든 상황인데, 또 다른 재판을 청구하기가 그렇고 그렇기 때문에 참고 견디고. 또 일부에서는 그 남학생들의 전도도 문제가 되지 않느냐는 이런 식으로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이 문제를 얘기하니까 너무나 피해자로서는 고통을 받고 있는 그런 상황이에요. 그런데다가 온갖 루머가 학교 내에서도 계속 퍼지고 있기 때문에 진짜 피해자는 진짜 괴로운 그런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 김현정> 2중, 3중의 고통을 받고 있군요?
◆ 최영희> 2중, 3중의 고통을 받고 있습니다.
◇ 김현정> 알겠습니다. 이런 2차 피해가 발생하는 와중에 법정에서는 지금 재판이 진행 중이고, 학교에서는 처벌이 논의 중인데요. 학교 측에서는 영구적으로 입학이 불가능한 출교가 아니라, 재입학은 가능한 퇴학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지금 얘기가 나옵니다. 이건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영희> 저도 좀 그 부분에 대해서 분노해서 성명서를 발표를 했습니다. 아마 세상 사람이 다 기억하고 계실 겁니다. 우리나라 재벌총수가 고려대학교에서 명예박사학위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서 학생들이 반대 시위를 했었죠. 그 사람들은 단 2주 만에 출교조치 됐습니다.
◇ 김현정> 출교가 됐었나요?
◆ 최영희> 네, 그것과 비교한다면 지금 3개월 동안 이렇게 미적거리면서, 잘 아시다시피 성폭력에서 피해자에게 제일 큰 것은 그 가해자가 죗값을 받는 것이죠. 치료, 가장 큰 치유의 방법은. 그것과 비교해 본다면 학교는 대단히 지금 잘못하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 김현정> 그런데 반론도 있습니다. 학교징계는 법원판단 이후에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에 좀 신중할 수 있다, 그리고 출교까지 갈 사안인가, 성폭행도 아니고 성추행이다, 이런 반론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영희> 그러면 재판이 끝나고 나서 다시 또 징계를 하실 건가요? 그건 아니죠? 이미 징계위원회는 8월 16일 열렸습니다. 그래서 수위도 대부분 결정이 났습니다. 그래서 지금 사회자께서도 얘기하셨듯이 출교는 아니고 뭐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길을 열어줘야 되지 않느냐고 얘기를 하지 않습니까? 가해자들이 이미 혐의를 인정을 했습니다. 중간에 한 명만 번복을 했지만. 그래도 가해자, 이 번복한 사람도 자신이 미안하다, 문제가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 증거는 충분히 있습니다.
◇ 김현정> 이런 반론도 있어요. 사실은 뭐 다른 사회에서도 그러니까 회사도 그렇고 어떤 직종에서든 성추행 사건은 많이 발생을 하는데. 이번에는 고대, 명문대, 그것도 의대생이기 때문에 너무 가혹한 여론재판을 받는 게 아니냐는 건데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최영희> 정상참작이라는 것이 항상 있지 않습니까? 그런데 최고의 엘리트들이 그리고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해야 할 의대를 들어간 사람들의 성추행 내용을 보면 너무나 용서할 수 없는 그런 추행이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서는 저는 출교가 마땅하다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국회에서 이렇게 한 개인의 성추행 사건에 대해 관심을 가진 적이 저는 잘 기억이 안 나는데요.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되셨어요?
◆ 최영희> 저기 국회 여성가족위원회는 이런 부분에 대해서 굉장히 많이 다룹니다. 그리고 전형적인 사건이냐, 아니냐 하는 것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을 합니다. 예를 들어서 직장 내 성희롱도 가해자는 떳떳하고 피해자는 억울하고 항상 숨어 다녀야 하고, 지금 이 상태로 간다면 이것은 피해자가 학교를 나가야 될 처지가 되고 마는 것입니다.
◇ 김현정> 그런 얘기를 하더라고요. 나가려고 생각하고 있다고.
◆ 최영희> 그럴 수밖에 없는 처지로 몰아가고 있는 것입니다. 이렇게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겁니다. 그래서 분명하게 가해자는 엄정한 처벌을 받고, 피해자는 치유 받아서 다시 활발하게 인생을 살아나갈 수 있도록, 그게 사회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국회 여성가족위원회의 역할도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김현정> 그러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차원에서 어떤 액션도 생각하고 계신가요? 예를 들어서 퇴학조치가 정해졌을 경우에 그 다음 액션이나 계획이?
◆ 최영희> 저는 의료인에 대한 취업제한이라든지 또 의료인은 자격을 가질 때 성범죄자는 자격을 가질 수 없도록 한다든지, 이것은 심각하게 고민해야 된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지금 아동청소년 성보호법에 보면 성범죄자들은 아동청소년 시설에, 기관에 취업할 수 없습니다. 제한이 되어 있거든요. 그런데 의사는 아동청소년시설에 종사하는 사람보다 아주 개별적으로 사람을 다룹니다. 어른도 다루고 아이들도 다룹니다. 그런데 이 성범죄자들이 의사를 과연 해야 되는 것인가, 저로서는 의료법을 개정하겠습니다.
◇ 김현정> 개정안은 지금 준비 중이세요?
◆ 최영희> 그렇습니다. 의료법개정안 준비중입니다.
◇ 김현정> 언제 발의하실 생각이세요?
◆ 최영희> 이번 정기국회에서 발의해서 정기국회에서 저는 통과시킬 수 있다고 봅니다.
◇ 김현정> 이런 가운데 내일은 여성 아나운서 성적비하발언으로 물의를 일으켰던 한나라당 강용석 의원 제명안 표결이 있네요. 제명이라면 굉장히 강력한 조치인데요?
◆ 최영희> 그렇죠.
◇ 김현정> 재적의 3분의 2가 동의해야만 하니까, 이게 다 출석이 되느냐 안 되느냐 조차도 이게 관건인데요?
◆ 최영희> 그래서 아마 여성단체들도 굉장히 관심을 갖고, 어느 당이 얼마만큼 출석했느냐 이것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고 문제제기할 생각을 하고 있는 걸로 그렇게 알고 있습니다.
◇ 김현정> 반드시 제명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하십니까? 어떤 입장이세요?
◆ 최영희> 민주당이나 야당들은 대부분 뭐 당론으로 결정한 것은 아니지만, 제명되어야 된다고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많이 와야지만 3분의 2가 되거든요. 저희들은 야당 다 모아도 3분의 1도 안 되기 때문에 3분의 2를 채우기 위해서는 한나라당이 얼마나 출석하느냐에 따라서 결론이 날 것이라고 봅니다.
◇ 김현정> 부결될 가능성이 좀 높아 보이네요? 객관적으론?
◆ 최영희> 그러면 안 되겠죠. 3분의 2가 안 되면 이것도 통과가 안 될 텐데 걱정입니다.
◇ 김현정> 네, 오늘 귀한 시간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