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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버스 불참 선언한 손학규 "중심 잡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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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 정당으로서의 위상 염두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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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18일 한진중공업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3차 희망버스에 참가하지 않겠다고 재차 못 박았다.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등 군소 야당과 시민사회 단체들로부터 직·간접적으로 참가 요청을 받고 있는 손 대표는 "책임 정당으로서의 위상을 염두해야 한다"며 불참 의사를 피력했다.

손 대표는 이날 비공개 최고위원회의에서 "희망버스에 당 대표가 참여해 주기를 바라는 요구가 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희망버스는 시민의 자발적 참여가 뒷받침되고 있기에 그 의미가 큰 것이다. 정동영 최고위원을 중심으로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고 이용섭 대변인이 전했다.

민주당 대표로서 중심을 잡기 위해 오는 30일로 예정된 3차 희망버스에 불참하겠다는 뜻이다.

손 대표는 또 "우리는 투쟁과 함께 항상 대화와 타협을 모색할 줄 알아야 한다. 이는 국민이 민주당에 거는 기대이기도 하다"며 "당 대표로서 투쟁과 대화의 가운데에서 중심을 잡아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다른 최고위원들에게도 "책임정당, 수권정당으로서의 민주당의 위상을 항상 염두에 두기를 바란다"며 "강하지만 절제된 투쟁, 선명하지만 균형감 잃지 않는 투쟁을 위해 노력해 달라"고 촉구했다.

대신 손 대표는 국회 행정안전위원들의 경찰청 방문과 함께 의원들이 돌아가며 현장을 지키는 현장 당직제도 등을 검토하는 한편 한진중공업 사태와 관련한 국회청문회도 다시 추진하라고 지시했다.

이용섭 대변인은 "오늘 손 대표가 말한 내용은 비단 한진중공업 사태뿐 아니라 앞으로 노사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하나의 원칙과 기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 민주당의 정체성은 어디? 손 대표 '좌향좌 경계' 메시지 암시

손 대표가 이같은 결정을 내리기까지는 상당한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민주노동당 이정희 대표가 트위터에 손 대표의 소극적 태도를 비판하는 글을 올린 것을 비롯해 진보신당 심상정, 노회찬 전 대표가 6일째 단식농성을 이어가는 등 야당들의 압박이 거센 상황에서 3차 희망버스는 손 대표에게 적잖은 부담으로 다가왔다.

당내에서도 정동영 최고위원이 "민주당이 희망버스에 적극 결합해야 한다"고 공식 제안하는 등 압박을 가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손 대표가 희망버스 불참 의사를 피력한 것은 민주당의 정체성에 대한 일종의 메시지를 던진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관계자는 "민노당, 진보신당과의 야권통합도 중요하지만 합리적인 중도로서 민주당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정권과의 대립각을 세우기 위해 '좌향좌'로 진보적 색채를 강조하기보다는 다소 비난을 받더라도 수권 정당으로서 중도까지 껴안는 대안을 모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와 관련해 이용섭 대변인은 "지금 언론을 보면 보수와 진보간의 철학과 원칙이 정립되지 않은 것 같다"면서 "손 대표도 이에 대해 나중에 논의를 좀 해보자는 뜻으로 얘기했다"고 밝혔다.

다만 '희망버스'에 대한 판단은 곧 결국 내년 총선과 대선에 임하는 당의 노선과 직결될 수밖에 없어 '원칙있는 포용주의'로 불거진 대북관 논란 이후에 또한번 손 대표와 민주당의 정체성이 여론의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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