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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 만원도 못벌어요"…고물 수집상의 겨울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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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사이 고철가격 80% 하락…"일을 하면 할수록 손해"

고철

 

"하루종일 힘들게 고철 모아봤자 하루 만원 벌기가 어려어요. 다 늙어서 이 일밖엔 할 게 없는데…"

경기도 의왕에 사는 임희순(68) 씨는 하루일당 벌이를 위해 8년 가까이 해오던 고철 수집을 최근 그만뒀다.

올해 3월 고물상에서 1kg 당 600원까지 쳐주던 고철값이 지난 주 부터는 100원도 채 안되는 가격으로 팔리기 때문이다.

임 씨는 "아침 8시부터 집 근처를 돌며 고철이랑 종이들을 모으면 30kg 정도 모아 1만 5천원 정도는 벌었는데 요즘은 4천원 받기가 힘들다"며 "몸만 상하고 밥 값도 안돼 집에서 쉬고 있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임 씨와 같은 재활용품 수집상들이 모아온 재활용품을 구입해 업체에 팔아 넘겨 생계를 유지하는 고물상 업주들도 한숨 짓기는 마찬가지였다.

경기도 수원에서 10여년 째 고물상을 운영해 온 윤승화(42) 씨는 "당장 내일 또 가격이 얼마나 떨어질 지 몰라 수집상들에게서 고물사기가 겁이 난다"며 "업체들이 고물을 사가야 우리도 먹고 사는데 요즘은 내수경기가 너무 안좋아 제품 생산을 안하는 공장이 늘어 고철만 쌓여가고 있다"고 토로했다.

실제 이 곳 고물상에는 고철류와 종이류, 플라스틱류 등으로 구분된 고물들이 산처럼 쌓여 있었다.

윤 씨는 "올 초 한창 재활용품 가격이 오를 때에는 우리 고물상에 물건을 파는 수집상들이 하루 20여명 정도였는데 요즘에는 10여명 정도로 확 줄었다"면서 "단골 철강회사들도 최근 문을 닫거나 경영사정이 안 좋아 고물 처리를 안해주니 우리도 미칠 노릇"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0일 경기도가 분석한 올 상반기와 하반기 재활용이 가능한 자원별 가격변동 추이를 보면 ▲고철류 (600원->120원 80%감소) ▲종이류(170원->70원 60%감소) ▲캔 류(400원->100원 75%감소) ▲플라스틱류 (500원->400원 20%감소) ▲알루미늄 등 비철류(2천300원->700원 70%감소) ▲구리류 (7천400원->4천900원 44%감소) 등으로 최근 6개월 사이에 폐기물 가격이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근에 위치한 A 고물상도 사정은 비슷했다.

고물 수집상이 모아온 고철들을 분류하던 박수응(47) 씨는 "올 초만 해도 1톤 트럭에 가득 고철을 모아 업체에 팔면 300~400만원 정도는 받았는데 요즘에는 20~30만원 정도밖에 받지 못한다"면서 "일을 하면 할수록 손해니 고물상 문을 닫을 수 밖에 없지 않겠나"라고 말했다.

박 씨는 "경기침체가 장기화돼 폐기물의 유통량이 감소하면 가격은 계속 떨어지고 그렇게 되면 개인 고물 수집상들이 더이상 재활용품을 모으지 않아 마을 골목마다 쓰레기가 쌓일 것"이라며 정부 차원의 대책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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