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이 28일 오전 청와대에서 열린 제47회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청와대 제공)
최근 방위산업 비리의 민낯이 속속 드러나면서 국민들의 분노를 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도 드디어 칼을 빼들었다. 방위산업 비리는 결코 용납할 수 없는 사안이라며, “그동안 방위산업 육성과 전력 증강사업 전반을 돌아다봄으로써 비정상적인 부분을 과감하게 도려내야” 한다고 28일 청와대 국무회의에서 밝혔다.
박 대통령은 “조그마한 비리 하나가 군의 핵심 전력을 약화시킬 수 있고, 국방 전체에 대한 국민의 불신을 불러올 수 있다”며 “앞으로 어떤 비리나 부조리도 발생하지 않도록 혁신적이고 과감한 종합 개선대책을 시행”하라고 강조했다. 정보 공개 확대 등 방위산업 관련 법령과 제도를 개선하라고 지시했다.
대통령의 방위산업 비리 척결 지시는 사실 늦은 감이 있다. 방위산업은 군사적으로나 산업적으로 국가의 중요한 부분임에도 불구하고 늘 은밀한 영역으로 보호받아 왔다. 국가 안보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그래서 평소에 더욱 철저한 관리와 감독체계가 작동해야 하는데도, 실제로는 그렇지 못했던 것으로 밝혀지고 있다.
지난 4월 세월호 참사 때 출동하지 못해 논란이 된 해군 구조함 ‘통영함’의 건조를 둘러싼 비리가 대표적인 사례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고도 부적합한 장비를 구매해 통영함을 무용지물로 만들었던 것이다.
수천억 원에서 수조 원이 들어가는 국책사업을 전문성이 부족한 인력이 담당하는데다, 관료적이고 폐쇄적인 조직문화까지 겹쳐 이 같은 낭패를 초래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어찌 통영함 뿐이겠는가. 비리와 부패의 고리는 해군, 공군, 육군 할 것 없이 각 분야에 도사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잊을만 하면 터져나오는 각종 비리들이 이를 웅변한다.
해외 무기상들의 집요한 로비와 군납비리는 또 어떤가. 군함이나 전투기, 전차 같은 중형 무기는 말할 것도 없고, 병사들의 전투복과 전투화, 전투식량에 이르기까지 엉터리 제품들의 군납문제도 커다란 국민적 걱정거리다.
이 모든 비리와 부패는 군 당국의 과도한 보안의식과 비밀주의가 키우는 독버섯들이라 하겠다. 북한에 비해 우리 경제규모가 수십 배에 이르고, 군사비 지출이 수백 배에 이른다 할지라도 전투력과 대북억지력은 여기서 얼마든지 무너져 내릴 수 있다.
북한 핵과 북한군의 위협을 논하기 전에 우리 군의 기강과 사기, 전투전력이 건강하고 충일한지를 먼저 살피고 고쳐나갈 일이다. 군 내부의 기강해이와 가혹행위, 성 추행 등의 척결과 함께 차제에 방위산업 비리, 군납비리도 근절해 나가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