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에 연행되는 정제천 신부 예수회 한국관구 페이스북
프란치스코 교황의 방한 행사 때 수행비서 겸 통역을 맡았던 정제천 신부가 제주 강정마을 해군기지 반대운동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강제로 실려 나오는 일이 발생했다.
예수회 한국관구는 11일 정 신부가 강정마을 현장에서 경찰에 의해 연행당하는 사진을 페이스북에 올렸다.
지난 1일 예수회 한국관구의 신임 관구장에 취임한 정제천 신부는 공동체 공식 순방 첫 방문지로 제주 강정마을 예수회를 찾아 회원들과 함께 해군기지 건설 반대 운동에 참여했다 강제 연행을 당했다.
정 신부는 지난달 프란치스코 교황을 그림자 밀착 수행하면서 일반인들에게 알려지게 됐지만, 사제의 길로 들어서기까지 남다른 인생 행로를 걸어온 인물이다.
올해 57살인 그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했으나 판.검사로 출세할 수 있는 길 대신에 1990년 예수회에 입회한 뒤 1996년 사제서품을 받았다.
정 신부와 학창시절 동아리 활동을 같이한 이백만 전 청와대 홍보수석은 그 이유를 자신의 블로그에 올렸다.
"왜 사제가 되기로 했느냐?"는 질문에 정 신부는 '광주사태’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전두환 신군부에서 출세하기 싫었고 하느님이 부르셔서 주저 없이 육법전서를 버리고 성경을 들었다"고 밝혔다는 것이다.
예수회 한국관구장으로 임명된 것도 교황 방한 두달 전인 지난 6월 이지만, 교황 수행이라는 중책때문에 자신을 드러내지 않았으며, 방한 이후 높아진 관심에도 불구하고 신중한 행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