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황진환 기자/자료사진)
정부가 내놓은 담뱃값 인상안에 대해 새누리당이 환영의 뜻을 밝힌 가운데 새누리당이 과거 저소득층 부담 등에 대해 전혀 다른 논리를 내세우며 담배값 인상을 반대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권은희 새누리당 대변인은 11일 국회 브리핑에서 "정치권에서도 국민건강 증진을 위해 금연정책이 무엇인지 계속 고민해왔다"며 "담뱃값 인상 논의는 건강하게 오래 사는 것이 중요해진 요즘 불가피한 시대적·환경적 흐름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권은희 대변인은 또 흡연율이 높은 저소득층에 상대적으로 부담이 있을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소득이 낮을수록 흡연율이 높아 질병에 더 많이 노출되고 결국에는 높은 치료비 때문에 고통을 받는다"며 "흡연에 따른 추가적인 의료비 부담과 물가 상승 등의 문제들 가운데 어떻게 현명하게 해법을 찾아야 할지 머리를 맞대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새누리당의 전신인 한나라당은 지난 2006년 담뱃값을 500원 올리겠다는 정부 주장에 대해 "담뱃값 인상의 주목적이 흡연율 감소와 국민건강증진보다는 애초부터 부족한 세수를 확보하기 위함"이라고 질타하며 "정부는 과거 담뱃값 인상을 통해 흡연율이 감소됐다고 연일 선전하고 있지만 복지부 최근 설문조사 결과 금연자의 92.1%는 건강 염려 등 가격 이외의 요인 때문에 금연을 한 것이며 '경제적 이유'라고 답한 7.9% 가운데 얼마나 담뱃값 인상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은 것인지는 불명확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나라당은 또 "담배가격 인상은 저소득층의 소득 역진성을 심화시키며 밀수와 사재기 등 심각한 사회적 부작용을 초래하고 물가상승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하는 등 여러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며 "흡연율 감소의 효과도 검증되지 않은 상황에서 국민의 뜻에 거스르면서 세수확충의 목적 아래 이뤄지는 정부의 담배값 인상 시도에 대해 한나라당 보건복지위원회 위원 일동은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다"고 밝혔다.
야당 때는 "담뱃값 인상이 흡연율에 영향을 주는지 불분명하다"고 목소리를 높이더니 집권 여당이 된 뒤 기존이 자신들이 주장해왔던 것과 정반대의 논리를 내세우며 담배값 인상을 주장하고 나선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납세자연맹은 "1998~2011년 남성흡연율이 소득 상위층은 19.3% 떨어진 반면 하위층은 15.2%밖에 떨어지지 않았고, 하위소득층 여성의 흡연율은 담뱃값 인상 이듬해(2005년)보다 2011년 2.7%나 증가했다"며 "저소득층이 고소득층보다 가격탄력성이 높아 담배를 더 많이 끊어 저소득층의 건강이 좋아질 것이라는 말은 복지부 자체 통계와도 모순된다"고 지적했다.
연맹은 특히 "정부는 2004년 담뱃세 인상 때도 더 걷은 국민건강부담금으로 금연사업을 더 벌이겠다고 했지만 국민건강증진기금 중 1%만 금연사업에 사용했고 기금 대부분을 일반예산사업에 사용했다"며 "국민증진기금을 130%나 올린 2005년부터 기금의 1.1% 수준인 금연사업비를 10%까지 올려 다양한 비가격정책을 했다면 정부가 2020년 성인남성흡연율 목표치로 잡은 29%가 이미 달성됐을지도 모른다"고 꼬집었다.
아울러 "정부는 담뱃세 인상을 추진하면서 우리나라가 다른나라보다 남성흡연율이 높고 가격이 싸다는 유리한 자료만 언급하고 여성흡연율은 최저수준이고 2004년 담뱃세 인상에도 저소득층 흡연율이 오히려 늘었고 저소득층의 소득대비 담배지출액이 높은 등 불리한 자료는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2004년 담뱃세 인상으로 인한 흡연율 인하 통계를 부풀려 발표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