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수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의 모습 (연합뉴스)
미국 정부가 최근 이라크 수니파 반군 '이슬람국가'(IS)에 의해 참수된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 등 시리아에서 실종된 미국인들에 대한 구출작전을 펼쳤으나 실패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 정부 고위급 관계자들은 20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올 여름 이슬람 극단주의 단체에 붙잡힌 미국인들을 구출하기 위해 시리아에 미군을 파견했으나 인질들을 찾는 데 실패했다고 말했다고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이들은 정예 델타포스 요원 20여명이 헬기를 통해 인질들이 억류된 것으로 추정되는 시리아 북부 정유 공장을 급습했으나 인질들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언론과의 콘퍼런스콜(전화회의)에서 밝혔다.
이들은 이 과정에서 IS 대원들과 교전이 벌어져 IS 대원 상당수가 사망했으며 미군 사망자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작전은 정보기관이 인질 억류 장소를 찾아낸 뒤 오바마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이뤄졌다.
정부 관계자들은 IS가 해당 장소에서 인질을 이동시킨 이유를 알 수 없다면서 "우리가 그곳에 갔을 때는 이미 너무 늦은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IS는 미국인 기자 제임스 폴리를 참수하기 전 거액의 몸값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폴리가 기고했던 인터넷매체 글로벌포스트의 필립 발보니 대표는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IS가 폴리의 몸값으로 모두 1억유로(미화 1천325만달러·한화 1천357억원)를 달라고 가족과 글로벌포스트에 요구했다고 말했다.
발보니 대표는 IS와의 연락은 정부 관계당국과 공유했다고 말했으나 몸값 요구에 정확히 어떻게 답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폴리의 유족 대표, 폴리와 함께 붙잡혔다 풀려난 인질도 IS가 최근까지 폴리를 석방하는 대가로 수백만 달러를 요구했지만 미국 정부는 기존 방침에 따라 이를 거부했다고 NYT는 전했다.
미국과 영국 정부는 테러단체들의 몸값 요구에 대응하지 않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몸값을 주면 이를 노린 테러단체의 민간인 납치가 반복된다는 이유에서다.
미국의 비영리단체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시리아에서 실종된 언론인은 20여명에 달하며 이 중 상당수는 IS에 붙잡혀 있다고 CNN 방송은 보도했다.
실종 언론인 중에는 '워싱턴포스트'에 기고해 온 미국인 프리랜서 기자 오스틴 티스도 포함됐다. 그는 2012년 8월 시리아에서 실종됐다.
IS는 가장 최근에도 시리아에서 이탈리아 여성 2명과 덴마크인 1명, 일본인 1명 등을 납치했다고 영국 일간 '가디언'은 전했다. 이들은 모두 기자, 사진작가, 구호요원 등으로 시리아 알레포 등지에서 납치된 이후 북부 락까 지역으로 옮겨진 것으로 알려졌다.
IS는 또한 일주일 전께 폴리의 가족에게 그를 참수하겠다는 예고 이메일을 발송한 것으로 확인됐다.
발보니 글로벌포스트 대표는 이같은 사실을 전하며 "(IS가 보낸) 메시지는 미국에 대한 적대감으로 가득 차 있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