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반대 여론이 많은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강행한 배경에는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확보하고 대등한 미일관계 구축을 위한 속내가 자리잡고 있다고 일본 언론들이 2일 분석했다.
교도통신은 정부 소식통을 인용, 아베 총리가 '수수방관하면 아태지역에서 힘의 균형이 무너져 중국이 미·일을 압도하는 날이 올 수 있다'는 정세 인식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일본의 3배(2014년도 기준)에 달하는 국방예산을 책정하고, 항공모함 배치, 스텔스 전투기 개발 등에 속도를 내는 중국이 패권주의로 향해 가고 있다는게 아베 총리의 생각이라는 것이다.
아베 내각은 중국 변수 등을 감안, 2013년도와 2014년도 2년 연속으로 방위예산을 전년대비 증액했다. 하지만 적자가 심각한 재정 상황상 자력으로 인력과 장비를 확대하는데는 한계가 있는 만큼 집단 자위권을 통해 자위대와 미군이 유사시 공동대처하게 만드는 것이 가장 현실적인 '중국 대책'이라는 판단을 했다고 요미우리 신문은 전했다.
여기에 더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세계의 경찰관' 역할을 사실상 포기하며 지역 분쟁 개입에 부정적인 자세를 보이는 것도 아베 총리의 집단 자위권 행보를 재촉했다고 교도통신이 분석했다.
교도의 취재에 응한 아베 총리의 측근은 "지금은 일본 쪽에서 일미동맹 강화를 향해 행동함으로써 미국을 동아시아에 붙들어두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가 왔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통신은 작년 10월 미일 외교·국방장관 연석회의(2+2)에서 미국이 일본의 집단 자위권 행사 용인을 "환영한다"고 밝힌 이면에는 일본의 강한 요구가 있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