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가 2년 새 영업이익율이 반토막 난데 이어 올 들어 매출 증가율도 대형마트 3사 중 꼴찌를 달리는 등 수익성 악화의 위기를 겪고 있으나, 미래 성장동력의 탈출구를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
대형마트를 더 이상 출점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야심차게 추진했던 편의점 사업은 기세가 꺾였고, 내부에서 나름 기대를 하고 있는 온라인 사업도 전통의 강자 앞에 갈 길이 멀다.
여기에다 갈수록 ‘올드’해지고 있는 홈플러스 대형마트도 리모델링 사업이 속도를 내지 못해, 일각에서는 ‘홈플러스’라는 브랜드 파워가 힘을 잃고 퇴색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 도성환 사장의 야심찬 계획, 결과는?
14년 동안 홈플러스를 이끌던 이승한 회장을 대신해 지난해 5월 최고 경영자에 오른 도성환 사장.
5개월 뒤인 지난해 10월 보스턴 대학교에서 경영사례를 발표하면서 야심찬 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10년 내 홈플러스 매장을 5000개 열겠다는 것’이었다.
대형마트와 SSM(기업형 슈퍼마켓)에 대한 정부의 출점 규제가 강화되는 상황이었던 만큼, 유통산업발전법의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편의점 사업이 이런 계획의 중심을 차지할 것으로 업계는 파악했다.
*3년 동안의 편의점 영토 확장, 114개
그러나 미래 성장 동력의 하나로 기대를 모았던 홈플러스의 편의점 사업은 현재 빛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편의점 사업을 시작한 지 3년을 넘었지만, ‘홈플러스 365’ 편의점은 지난 5월 현재 114개에 불과하다.
신세계 그룹이 편의점 업체인 ‘위드미 에프에스’ 인수 4개월 만인 이달에 100호점을 돌파한 것과는 크게 비교가 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편의점 사업 초기 신선식품의 비율을 20%로 구성하면서 주변의 기대를 모았으나, 편의점이 아니라 기업형 슈퍼마켓이 아니냐는 논란이 일면서 집중적인 견제를 받아 편의점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편의점 업계 1,2위를 다투는 CU와 GS25가 이미 만 6천개 이상의 편의점을 확보하고 있고, 유통의 강자 신세계 그룹이 편의점 사업을 본격화하는 등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마당이고 보면, 홈플러스의 편의점 사업이 순항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 갈 길이 먼 인터넷 쇼핑몰 사업홈플러스의 온라인 사업은 미래성장 동력이라는 차원에서 편의점에 비해 그래도 선전하는 편이다.
홈플러스 인터넷쇼핑몰의 매출은 지난해 5000억 원을 초과하며 1년 전에 비해 50% 이상 성장했다. 홈플러스는 앞으로 3년 내 온라인 매출을 3배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홈플러스의 지난해 전체 매출이 9조원이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온라인 매출 비중은 불과 5%선에 그칠 정도로 작다.
또 1조원대의 거래 규모를 자랑하는 G마켓과 11번가 등 온라인 업계의 강자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서, 홈플러스 오프라인의 상품을 온라인을 통해 구매한다는 정도의 컨셉이 과연 얼마나 효과를 발휘할지는 미지수이다.
이처럼 홈플러스가 뾰족한 성장 동력을 찾지 못하는 가운데 주축 사업이라고 할 수 있는 대형마트와 슈퍼마켓의 출점은 정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홈플러스 대형마트는 모두 139개로 지난해와 올해 변화가 없었다. 추가 출점계획도 오는 12월 세종시 한 개 정도이다. 이마트가 올해 경기 경남 세종시 등 6개, 롯데마트가 서울 경기 부산 경북 등 6개를 출점하려는 계획과 비교가 된다.
기업형 슈퍼마켓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의 경우 올해 모두 4개를 출점할 계획인데, 7개를 출점하려고 하는 GS슈퍼에 밀리는 상황이다.
◈ “대형마트 부지선정 부서, 개점 휴업 중”“내수가 워낙 좋지 않은데다 정부의 출점 규제도 있어 홈플러스 내 대형마트 부지 선정을 담당하는 부서가 일 손을 놓고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라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얘기이다.
이에 따라 홈플러스는 현재 사업의 주축이 되는 대형마트의 리모델링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대형마트 안에 샐러드 바, 체험형 가전 매장, 화장품 전문 매장 등을 선보여 고객들의 다양한 수요에 부응하자는 취지이다.
물론 리모델링 매장은 기존 매장보다 장사가 잘 된다. “평균 15%를 넘는 고객 유인 효과가 있었다”는 것이 홈플러스의 설명이다.
◈ 대형마트 리모델링하면 미래에도 통한다?그러나 홈플러스 대형마트 139개 중 리모델링이 된 곳은 지난해와 올해 모두 합쳐 10개에 불과하다. 속도가 나지 않는 셈이다.
궁극적으로 대형마트 사업 자체가 1,2인 가구의 증가로 수익성이 갈수록 하락하는 사양 사업이라는 점에서, 이를 보완하는 리모델링 전략이 앞으로 지속적인 효과를 볼지도 불투명하다.
증권가의 한 애널리스트는 “대형마트가 이미 과포화인 상태에서 이마트와 롯데마트의 경우 복합 쇼핑몰과 아울렛, 편의점 등 다양한 융합 전략으로 성장 동력 확보를 꾀하는 반해, 영국 테스코 본사와의 관계로 과감한 투자 결정이 어려운 홈플러스는 태생적인 한계를 지닌 셈”이라며 “최근 주력하는 리모델링 사업도 속도를 내지 못해 ‘올드’한 느낌이 강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