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현진. (자료사진)
류현진(27, LA 다저스)이 아웃카운트 6개를 남기고 퍼펙트를 놓쳤다.
류현진은 27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신시내티 레즈와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7⅓이닝 3실점 호투를 펼쳤다. 주자 두 명을 남긴 채 다저스가 4-1로 앞선 상황에서 마운드를 내려오면서 승리 투수 자격도 갖췄다.
나흘 휴식 후 등판에 홈 경기. 이런 저런 징크스가 붙었지만, 류현진은 그야말로 퍼펙트했다.
류현진은 1회초 빌리 해밀턴을 3구 삼진으로 잡으면서 기분 좋게 출발했다. 이어 잭 코자트를 3루 땅볼, 브랜든 필립스를 우익수 플라이로 처리했다. 2회초에도 토드 프레이저를 투수 앞 땅볼, 라이언 루드윅을 중견수 플라이, 크리스 헤이시를 삼진으로 돌려세웠고, 3회초 역시 브라이언 페냐를 2루 땅볼, 라몬 산티아고를 삼진, 조니 쿠에토를 유격수 땅볼로 잡았다.
다저스 타선도 조니 쿠에토를 상대로 힘겹게 1점을 뽑았다. 드류 부테라의 안타와 류현진의 희생 번트로 만들어진 2사 2루의 찬스. 디 고든의 1루 땅볼을 프레이저가 빠뜨리면서 행운의 점수가 났다.
수비의 도움도 받았다. 4회초 3루수 저스틴 터너가 해밀턴의 3루 땅볼을 전진 수비로 잡아냈고, 이어 코자트의 타구는 몸을 날려 처리했다. 류현진은 필립스를 중견수 플라이로 잡고 이닝을 마쳤다.
류현진의 퍼펙트 행진은 계속됐다. 5회초 프레이저를 투수 앞 땅볼로 잡은 류현진은 루드윅에게 공을 11개나 던졌다. 1스트라이크-2볼에서 파울만 6개가 나왔다. 곧바로 볼 하나를 더 던져 풀카운트가 됐지만 86마일 패스트볼로 마무리했다. 루드윅의 헛스윙 삼진. 이어 헤이시는 포수 파울 플라이로 아웃시켰다.
류현진은 6회초도 완벽하게 틀어막았다. 페냐를 포수 땅볼로 잡았고, 산티아고와 쿠에토는 연속 삼진 처리했다. 각각 94마일, 93마일 패스트볼로 윽박질렀다.
7회초에도 전혀 힘이 떨어지지 않았다. 해밀턴을 2루 땅볼, 코자트를 삼진으로 돌려세운 뒤 필립스를 투수 앞 땅볼로 처리했다. 특히 필립스에게 던진 마지막 공 2개는 모두 95마일까지 찍혔다.
류현진은 7회말 점수를 뽑는 데 직접 힘을 보탰다. 터너의 안타,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의 2루타로 만든 1사 2, 3루 찬스. 류현진은 쿠에토와 7구 접전 끝에 공을 방망이에 맞혔다. 전진 수비하던 유격수 코자트가 잡아서 홈으로 던지려했지만, 공을 흘리면서 3루 주자 터너가 홈을 밟았다. 타점으로 기록됐으니 방망이로도 힘을 보탠 셈이다. 류현진은 디 고든의 3루 땅볼 때 2루로 간 뒤 칼 크로포드의 적시 2루타로 홈까지 들어왔다. 1루 주자 고든도 득점하면서 순식간에 4-0이 됐다.
다만 7회말 공격이 너무 길었다. 게다가 타자로, 또 주자로 나서면서 리듬이 끊겼다. 결국 8회초 선두 타자 프레이저에게 2루타를 맞으면서 퍼펙트가 깨졌다. 다저스 관중들이 기립 박수로 류현진을 달랬지만, 루드윅에게 안타, 헤이시에게 희생 플라이를 내주면서 완봉마저 날아갔다.
류현진은 페냐에게도 안타를 맞은 뒤 마운드를 내려갔다.
하지만 브라이언 윌슨이 제대로 불을 질렀다. 1사 1, 2루에서 마운드에 오른 윌슨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은 뒤 스킵 슈마커에게 볼넷, 해밀턴에게 2루타를 맞고 류현진이 내보낸 두 명의 주자를 모두 홈으로 들어오게 만들었다. 결국 다저스는 4-3으로 쫓긴 상황에서 마무리 켄리 잰슨을 조기 투입해 추가 실점을 막았다.
류현진의 투구 수는 95개(스트라이크 66개). 피안타는 8회 맞은 3개가 전부였다. 하지만 윌슨의 아쉬운 투구 탓에 평균자책점은 3.10으로 오히려 올랐다.